단언컨대 농사는 잡초와의 전쟁이다.
봄철까지는 잡초가 크게 창궐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6월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4월 경에 심은 작물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서 잡초들도 뒤질세라 쑥쑥 자라난다.
요즘에는 잡초와의 전쟁이 예전에 비해 많이 수월해졌다. 제초제, 예초기, 부직포 등 대 잡초 전쟁용 신무기(?)들도 많이 생겼다. 노래에 나오듯이 예전의 아낙네들은 그야말로 '호미자루 벗을 삼아'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 땀을 흘러야했다. 특히 논농사는 남정네 몫이고, 밭농사는 여편네 몫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당시에 잡초와의 전쟁은 농촌 여자들의 전쟁이었다.
잡초들도 요즘에는 다국적화되어 외래 잡초들이 토종잡초들과의 영역 다툼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외래 잡초로는 돼지풀, 가시박, 클로버, 미국자리공, 개망초, 개민들레 등이 대표적이다.
잡초와의 전쟁은 농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틈나는 대로 예초기나 낫으로 베고, 호미로 파내는 수 밖에 없다. 가급적 제초제는 쓰지 않는 나의 농사 원칙 때문이다. 제초제는 나무나 대나무를 죽여야 할 때나 밭 언덕 등 작물과 거리가 있는 곳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
잡초로는 비름, 쇠비름, 피, 방동사니, 바랭이, 명아주, 달개비, 뱀딸기, 우슬, 엉겅퀴, 강피, 까마중, 메꽃, 괭이밥, 박주가리, 도깨비바늘, 강아지풀, 질경이, 짚신나물, 광대나물, 냉이, 소리쟁이, 도꼬마리, 꼭두서니, 꽈리, 자리공, 왕골, 한삼덩굴, 며느리밑씻개, 씀바귀, 달래, 쇠뜨기, 민들레 등 수 없이 많다. 개 중에는 나물이나 약재로 먹을 수 있어서 재배되는 것도 있다. 그렇다 보니 어떻게 보면 잡초란 '농부가 심지 않은 모든 식물의 총칭'인 지도 모르겠다.
사진해설) 위에서 오른쪽 순서대로
달개비, 바랭이, 방동사니, 쇠뜨기, 쇠비름, 한삼덩쿨, 명아주, 도깨비바늘
민락성 용장군 수영강이 포함된 요염나부선을 달린다. 강변에 여름 꽃이 만발이다. 평택성 샘장군은 오늘도 현장 안전순찰을 자전거로 돌고, 하대장은 사무실과 양재 방앗간으로 자전거 몰고 출퇴근이다. 포장군은 대장동 입구로 쇠말을 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