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법문
오늘 동지입니다.
동지가 뭐하는 날인가? 아십니까?
팥죽 먹는날이죠?
동지(冬至, 겨울동, 이를지) 겨울이 이르렀다는거죠!
겨울(음)이 이르렀고, 양의기운으로 바뀝니다. 그 시작을 의미 합니다.
뭐든 극에 이르러면 어떻게 될까요?
삶에서도 올라가는게 극에 치닫게 되고나면 어찌 되던가요? 결국 내려오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음이 극에 치달으면 양의 기운이 그 속에 움트고 있다가 새롭게 싹이 튼다는 겁니다.
그런데 소한, 대한이 지금보다 더 춥죠?
그러나 동지는 기운의 시작입니다. 양의 기운의 시작!
이렇게 우리는 일년에 4번은 새롭게 시작합니다.
양력설이 있고,
조금 있으면 새해가 시작되죠 (해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입춘 (24절기의 시작입니다.),
일상속에서 시작이 될 때마다 우리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럼 이렇게 시작은 있는데 끝이 어디 있습니까?
시작이 있었으니 끝이 있어야죠? 끝은 어딥니까?
............
알고 보면 시작과 끝이 없죠? 시작과 끝을 가만히 보세요. 시작이 어디고, 끝이 어딘지 볼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시작과 끝이 없어요!
금강경에서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이라 했죠.
과거 현재 미래가 없다는 말이고, 시간이 없다는 말이고, 결국 시작과 끝이 없다는 말이지요.
모두가 생각속에 들어 있을 뿐이죠!
지금 이 시간에 과거를 떠 올리니 있을뿐이고,
금강경에 일시(一時)가 나오는데 지금 이 순간을 말하죠, 이 순간은 지구 반대편에도 ..
어디를 가도 이 순간입니다.
이 순간에 모든게 다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에 다 천지창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겁니다. 또한 이 순간에 끝입니다. 종말이라는 말이죠.
이런말이 있어요.
우리는 어디서 왔어요?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갑니까?
............
자 여기서 옛날 이야기 하나 합니다.
옛날에 큰 부자가 있어어요.
물건을 장에 나가 팔아야 되는데 물건이 많아서 인부를 불러야 되는데 돈이 아까워서 머리를 씁니다.
동네에 바보 비슷한 짐꾼이 있었어요.
그 짐꾼을 쓰면 돈이 적게 들 것이라 머리를 썼고, 그 짐꾼을 불어 5일장이니까 다음 장날에 만나자고 합니다.
그리고 장날이 되어 하마나 짐꾼이 오나! 하고 기다려도 짐꾼이 오지 않고 한나절이 다 지난
늦게서야 짐꾼이 나타납니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하니 바보는 장에 갔다가 오는 길이라고
합니다. 장에서 만나자고 하는 줄 알고 장에서 기다리다 왔다고 해요.
부자는 “아이구 이 바보! ” 하면서 그래도 고생은 했으니 옛다! “ 하면서 돌멩이를 주워서
“수고했다”면서 줍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부자가 병이 들어요. 바보도 그 소문을 듣지요. 그런데 죽을때가 다 되어 곧 돌아가실꺼라는 소리에 부자를 찾아 옵니다.
그리고 부자에게 물어봅니다.
“돌아가신다고 하니 어디로 돌아가십니까?” “나도 모른다”
“그럼 언제 돌아가십니까? ” “나도 모른다.”
“어디로 갑니까?” “그것도 모른다.”
“오른쪽으로 갑니까? 왼쪽으로 갑니까?” “ 그것도 모른다, 모른다”
“돌아 갔다가 그럼 언제 옵니까? 그것도 모르겠다고 하자 바보가 말합니다.
“나보고 바보라 하더니 나보다 더 바보네, 나는 장에가는 것도 알고, 어디서 만나고 하는지 몰라서 그렇지 어디로 가는지 다 아는데 ”
하면서 받았던 돌을 도로 돌려 줍니다.
여러분은 어디로 돌아가는지 아십니까!
여기서 통도사 경봉스님이 지으신 ‘멍텅구리’ 노래를 들려 줍니다. (범선스님 목소리)
멍텅구리 멍텅구리
모두 모두가 멍텅구리
온 곳을 모르는 그 인간이
갈 곳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온 곳도 갈 곳도 모르누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올 때는 빈손에 왔으면서
갈 때에 무엇을 가져갈까
공연한 탐욕을 부리누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백년도 못사는 그 인생이
천만 년 죽지를 않을것처럼
끝없는 걱정을 하는구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세상에 학자라 하는 이들
동서에 모든 걸 안다하네
자기가 자기를 모르 누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멍텅구리 멍텅구리
모두 모두가 멍텅구리 멍텅구리
진공묘유(眞空妙有) 못 간 그 인생이
어떻게 영생을 어떻게 말하는가?
끝없는 윤회만 하는구나
모두 모두가 멍텅구리
자 오늘 같은 동짓날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해 봅니다.
팥죽을 드시고 한해의 음의 기운 몰아내고 양의 기운을 듬뿍 받으시기 바랍니다.
범선스님 동지 법문 정리 해 봤습니다.
일화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