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코리아] 김보름에게 돌팔매질한 사람들
최규민 기자
입력 2022.02.26 03:00
김보름선수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곡선 주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8강전은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서 최악의 흑역사로 기록될 사건이다. 선수 3명이 함께 400미터 트랙 여섯 바퀴를 돌아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경기에서 노선영이 김보름·박지우에게 멀찌감치 뒤떨어지면서 한국팀은 패배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망신 주려고 당초 작전을 무시하고 내달렸든가, 노선영이 체력이 달려 계획만큼 달리지 못했든가 둘 중 하나일 터였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자세한 사정을 들여다봐야 알 일이었다. 하지만 대중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전자가 답이라고 판단했다. 노선영을 편드는 듯한 중계진의 말,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보인 냉소적 표정이 이런 판단을 확신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국가대표 유망주는 하루아침에 마녀사냥 대상이 됐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 뉴스 댓글, 소셜미디어를 가리지 않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다. 김보름의 선수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엿새 만에 60만을 돌파했다. 희생양을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듯한 기세였다. 스물다섯 살 여자 선수는 식음을 전폐하고 며칠 뒤 열린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뒤 관중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 뒤 고향으로 내려가 몇 달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는 스포츠 행사에 대중이 과몰입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군중심리가 도를 넘어 광기로 치달을 때 이를 제어하는 게 정치인과 지식인의 역할이다. 하지만 이 나라 일부 정치인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앞장서 손가락질하며 김보름을 왕따 가해자로 단정했다. “두 명이 한 명을 왕따시킨 것”(안민석 민주당 의원) “김보름이 캔디에 나오는 이라이자 같은 웃음을 지었다”(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 “경기를 보고 모욕감을 느꼈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같은 비난이 쏟아졌다. 김어준은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 노선영만 불러 일방적 주장을 펼칠 기회를 줬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김보름 선수가 메달보다 값진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이 확인되기도 전에 여론의 재판정에서 김보름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점잖게 충고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드러난 사실은 대중의 믿음과는 반대였다. 2018년 문체부 감사, 최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왕따 주행은 사실이 아니며, 다른 팀 경기에서도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도 김보름 비난에 앞장섰던 인사 중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정치권을 떠난 표창원 전 의원만 유일하게 돌팔매질에 가담한 데 대해 김보름에게 사과했다.
사실 대상만 달라질 뿐 비슷한 일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 황우석 사태, 광우병 사태, 세월호 참사 때 황제 라면 논란, 반일 불매운동, 윤지오 사기극 같은 것이다. 그때마다 김보름에게 돌을 던진 바로 그 사람들, 또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나타나 “미군이 고의로 여중생을 죽였다” “국민 영웅인 황우석 교수를 음해하는 언론인은 매국노” “미국 소고기 먹으면 다 죽는다” “반일 죽창을 들자” “윤지오는 의인” 같은 말을 떠들며 군중심리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했다. 프랑스의 사상가 귀스타브 르봉은 1895년 출간한 ‘군중심리’에서 “악한 지도자나 선동가들은 군중의 지성이나 이성에 호소하는 대신 강력한 이미지로 군중의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했다. 이 말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너무나 잘 먹힌다는 게 서글프다.
박형숙
2022.02.26 06:38:58
광우병뿐인가? 세월호로는 얼마나 난리를 치고 우려먹고 또 우려먹었는가? 천안함에는? 사드에는? 제주기지에는? 최순실사태에는? 반면에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 개입은 잠잠. 드루킹에도 조국사태에도 윤미향사태에도 추미애 아들 이재명 형수욕 불법카드사용에도 조용. 빨갱과 전라인민들에게는 거짓선동에 이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만 사건사고가 결정될 뿐이란것.
주현기
2022.02.26 06:39:14
그만큼 겉모습만 인간을 하고있는 개 도 ㅐ지가 많다는 것이 불편한 사회의 진실이다. 유독 한국에 이러한 현상이 빈번하게 나오는 이유는 연구과제다.
성기홍
2022.02.26 06:53:49
드디어 "얘들아 미안하고, 고맙다" 세월호 약발이 털어졌는지 이번엔 안 우리네
이광희
2022.02.26 07:05:24
안민석 지역구 무뇌 가락국수들은 아직도 깨닫는게없냐.
권혁신
2022.02.26 07:22:47
세치 혓바닥에 못을 박고 꿰메야 하는 인간들! 문재인 이재멍 안민석 추미에 유시민 김어준 윤미향 박범개 최민희 정창래 최강욱 송영길 이경 대충 요런 작자들은 선전선동을 못하게 주둥이를 봉해야 합니다!!!~
이승국
2022.02.26 07:15:19
좌파들의 마녀 사냥은 살인죄에 해당 된다.안민석,최민희의 의원직 박탈하고 유시민,김어준 이런 자들과 함께 감방에 보내야 한다.
류창곤
2022.02.26 07:20:53
모두 좌파 주사파들이고 선동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자기이익과 집단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사악하고 교활하다.그런자들이 현재 대한민국을 집권한 여당과 대통령이다.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한영석
2022.02.26 07:16:28
문 재인 이제 값진 교훈을 얻었을걸 이것을 당신이 먼저 알고 말했던 것 같구려.
이재훈
2022.02.26 07:15:30
한국사회는 누가 앞서거나 특이한 이력이 있으면 씹어야 직성이 풀리는 병적 현상이 있다. 당시 관련자들은 사과하기 바란다. 정치인들 뿐 아니라 방송국, 협회인지 연맹인지 관련자들 전부 사족달지 말고 즉시 사과해라. 김보름 선수는 대단합니다. 그 어려운 고난의 과정을 견디고 자기 심적 컨트롤 하면서 훈련과 시합을 잘 견뎌왔어요. 당시 엎드려 절하는 걸보고 너무 마음 아팠어요. 저게 어린 선수를 그렇게까지 하도록 할 일인가 해서요
전승기
2022.02.26 07:26:31
동일한 사람들이 선동질 했었고 지금도 하고있다.
박종덕
2022.02.26 07:27:07
안민석,최민희.유시민. 김어준 그리고 문재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때려잡고 무찌르고 쳐부서야할 선동및흑색선전가들.
전형준
2022.02.26 07:34:07
그 나라의 수준을 따라가는 게 그 시대 정치
임상우
2022.02.26 07:32:31
김보름은 약간 안면 비대칭이 있어, 가볍게 미소 짓거나, 담소할때, 왼쪽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는 TV 출연해서 앵커나 사회자와 인터뷰 한 동영상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무고한 선수가 엄청난 댓가를 치뤘지만, 지금이라도 비웃음이나 냉소가 아니었다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