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루국립공원 트레킹을 다녀왔다. 11월 29일 19시 이스타항공으로 출발하여 12월 3일 06시40분 인천으로 돌아왔다. 물루국립공원은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위치하는데 생물의 생태변화 추이와 카스트르 지형, 그리고 동굴의 보존 가치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서울보다 더 넓은 528평방키로의 면적에 총길이 295km의 20여 개의 석회암동굴이 있는데 박쥐와 금사연(새의 종류)의 소중한 보금자리이다. 물루국립공원은 물루산에서 유래했으며 산의 정상 높이는 2,376m이다. 지역의 해발이 30m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정상까지는 4박5일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물루국립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보르네오섬에 있는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인 코타 키나발루시로 가야 하는데 코타 키나발루산(4,000m)이 있는 곳으로 나는 1992년 처음 정상 등정한 이후 2번을 더 올라갔던 곳이다. 10여 년만에 다시 간 코타 시내는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현대화되어 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보르네오섬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으로 인도차이나반도 아래, 동으로는 필리핀이 서로는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가 있다. 브르네이왕국과 북쪽으로는 말레이시아의 2개주, 남쪽 대부분을 차지한 인도네시아의 4개주로, 3개국이 공존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칼리만탐섬으로 불린다.
나는 전날 서울에 일이 있어 미리 올라갔다 광주에서 올라온 집사람과 늦둥이 진영 그리고 진영이의 친구 정윤성 이렇게 4명이 일행이되었는데 인천공항에서 아찔한 순간을 만났다. 2017년 남극와 잉카트레킹을 다녀왔는데 당시 남극가는 배를 탈 때, 잉카트레킹을 하면서 여권으로 신원을 확인할 때 그쪽에서 찍은 스탬프가 문제가 되어 입국이 거절될 수도 있다고 하여 급히 공항 3층 출국장에 있는 영사사무소에서 단수여권을 만들어 겨우 시간을 맟춰 출국할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려는 사람들이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시차가 1시간이고 비행시간이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어 밤 12시 다되어 코타공항에 도착하였고 바로 하이야트호텔로 이동하여 하룻밤을 자고 30일 13시 비행기로 물루국립공원으로 이동했다. 물루국립공원은 열대우림 속에 있어 육로로는 접근이 되지 않는 곳으로 하루에 비행기 2편만 운행되고 있으며 그곳에서 다시 입출국과 똑같은 여권검사를 받아야 한다.
60인승 프로펠러기로 물루에 도착하여 여권검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메리어트호텔에서 보낸 트럭이 대기하고 있었다. 트럭 뒤에 사람도 타고 그 아래 의자에 짐을 실게 되어 있는 구조다. 짐은 호텔로 보내고 우리는 바로 국립공원 입구로 이동하여 호텔에서 온 가이드와 함께 랑(Lang) 동굴과 사슴(Deer)동굴 트레킹에 나섰다. 입구에서부터 3.8km떨어진 곳에 있는 두 동굴까지는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었는데 데크 위로 기이한 생물종들을 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데크의 끝은 산으로 막혀 있는데 그곳 쉼터에서 보니 동굴입구가 보였다. 집사람은 맥주를 아이들은 음료수를 마시고 동굴탐험에 나섰다.
랑동굴은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이름에서 명명되었다. 사슴동굴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이지만 갖가지 형태로 자란 종유석과 여러 겹으로 주름진 바위커튼이 장관을 이룬 곳이다. 바로 인근에 있는 사슴동굴은 더 큰 규모였다. 동굴 내부에는 200만 마리에서 250만 마리 정도의 12종의 박쥐가 산다고 하는데 그 배설물에 염분이 있어 사슴들이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자주왔는데 원주민들이 사슴을 사냥하며 이름을 사슴동굴로 불렀다. 보잉 747기 14대가 들어갈 정도라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슴동굴 입구에서 얼마 가지않아 가이드가 독거미가 있다고 걸음을 멈추라고 한다.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한편으로 스릴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독거미를 피해 들어가니 바로 엄청나게 큰 공간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외부로 터진 곳에 링컨의 옆모습과 닮은 바위가 있는데 링컨바위라 불린다.
사슴동굴 내부 역시 수많은 종유석과 커튼바위가 대규모로 형성되어 우리나라에서 보는 동굴과는 규모에서 견줄 수 없다. 동굴 내부 마지막 부분에 밖으로 터진 공간이 나오는데 에덴의 동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멀리서보니 마치 늑대의 얼굴 모양을 닮았다. 아마 어두운 동굴을 걷다 갑자기 환한 외부의 푸른 나무까지 보이니 에덴의 동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나 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오후 6시경 박쥐들이 사냥을 하기 위해 일제히 동굴을 나서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박쥐의 군무, 200만 마리 넘는 박쥐들이 동굴을 나서는 모습은 죽기 전에 꼭 봐야하는 장면 100선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박쥐의 군무를 보다보니 주위가 어두어지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나무데크에 작은 가로등도 있고 가이드가 랜턴을 가져와 어렵지 않게 관리사무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입구로 나와 호텔에서 보낸 트럭을 타고 호텔로 왔는데 쾨이 강의 다리처럼 다리 건너 나즈마한 호텔이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다리를 후진하여 트럭이 접근하여 국립공원 관리를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호텔은 단층으로 열대우림 속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1층을 비우고 2츨에 단층의 목재로 지은 호텔이었다.
12월 1일 아침 008시 30분 바로 호텔에서 바로 강가로 내려가 배(카누 같은 모양인데 엉성한 나무로 만든 배로 8인승)를 타고 바람의 동굴과 클리어워터 동굴을로 갔다. 물루 산에서 발원한 에리나우 강은 아래 진흙 때문인지 어두운 흙색이다. 10여 분쯤 가면 국립공원 입구가 나오고 10여 분을 더가서 원주민마을에서 내려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보고 그들이 만든 수공예품 시장을 둘러봤다.
다시 배를 타고 20여 분 이동하여 동굴 입구 강기슭에 배를 대고 오른쪽(왼쪽 길은 클리어워터동굴 가는 길) 오르막 계단을 올라 바람의 동굴로 올라갔다. 동굴 내에 신선하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고 바람의 동굴이라 이름을 얻은 동굴은 입구에서부터 예사롭지 않는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들어가니 석순과 종유석의 특이한 형태들이 이 동굴만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바람동굴 안에는 왕의 방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의 아름다운 종유석 기둥들은 다른 동굴의 종유석 기둥들이 초라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다만 이러한 종유석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전설이 있어 만지지 못하도록 가림막을 설치해 놓았다. 이곳에서 클리어워터 동굴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는데 무려 8km 길이이며 중간에 호수도 건너고 클라이밍도 해야 해서 관광객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고 한다.
랑동굴에서 나와 다시 배를 타고 클리워워터 동굴입구로 이동하여 잠시 차를 한잔하고 클리워워터 동굴 탐험에 나섰다. 급한 오르막 게단을 오르면 마치 오리를 거꾸로 매댄 모양의 종유석이 있는 입구가 나오고 아시아에서 제일 길다는 동굴로 들어선다. 클리어워터동굴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하나는 레이디동굴이라는 곳으로 종유석 하나의 그림자가 마리아상을 닮았다. 다른 갈래는 지하로 깊숙히 내려가는데 엄청난 수량의 물이 흐르고 있다. 지하의 강물은 옥빛을 띠고 있는데 밖에서는 쳔연의 풀이 형셩되어 아이들은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남아 원래 계획에 없었던 캐노피 워크를 하게 되었다. 1일 3회, 1회에 8명에 한해 국립공원 사무소에서 실시한다는 캐노피 워크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45링깃을 받는다. 이날은 에약자가 적어 1회를 실시했는데 오후 2시 공원사무소에서 만나 가이드를 따라 사슴동굴 방향으로 가다 왼쪽 길로 들어서면 높은 나무 사이를 500여m 넘게 연결하여 그 위를 걷는다. 이곳의 캐노피 워크가 세계 최장의 길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는 위험이 없으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도전하지 않은 게 좋다. 높이는 40m에서 50m정도 되었다.
2일 오전을 쉬고 12시 비행기로 물루를 출발하였다. 코타로 돌아와 사바주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사바주립박물관을 관람하고, 세계3대 이슬람 사원이라는 블루모스크를 관람했는데 현대와 고대 이슬람 건축양식이 혼합된 외관이 인상적이었고, 또한 주변이 호수로 둘려싸여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코타 키나발루는 아름다운 석양의 도시로 알려져 있어 해변으로 나가 석양을 보려했으나 바다 위로 짙은 구름이 깔려 아쉽게 해넘이를 보지 못하고 코타를 떠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