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항로에 해법은 없다
2016년 8월 21일(일) 09시 16분에 강변역 테크노마트 건너편에 있는 1113번 버스 정류장에서 씨모우 조단스 위짜추 까토나 넷이 만났습니다. 오늘도 날씨는 35℃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의 연속입니다, 특히 노약자들은 한낮에 밖에 나가는 것을 삼가하라는 국가안전처에서의 폭염경보가 스마트폰에 뜹니다. 하여서 서류바 패노노는 컨디션이 별로이라며 산행을 할 수가 없다는 카톡이 옵니다. 경기도 남종면에 있는 정암산(403m)을 머리속에 그리며 1113번 좌석버스에 몸을 싣고 경안 IC 에서 하차를 합니다. 남종면으로 향하는 버스 38-2번을 30여분 정도를 기다려 승차를 하곤 10시 50분 즈음에 검천1리에서 하차를 합니다. 이쪽으로 향하는 버스는 한시간 마다 배차 시간이라는 버스기사의 말씀입니다. 팔당호반을 끼고 나즈막한 산들이 있어서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교통이 생각보다는 훨씬 불편합니다. 전공노(電空老)인 노객들은 자가용을 폐차시킨지도 오래이다 보니 가끔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젊은이들만이 차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곳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아침에 구름으로 차단되었던 햇살이 강렬한 땡볕으로 온몸에 후끈한 열기를 고조시킵니다. 예상은 했지만 서둘러서 산속의 나무숲으로 발길을 향하여야 합니다. 마을 입구의 과일을 팔고 있는 상인에게 물어 보아도 정암산이라는 자체를 모르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산행 들머리에서 전체적인 산세를 바라보는 나만의 산행 법칙이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 출발하여 어디로 어느 방향으로 하산을 해야 될 것이라는 그림을 머릿 속에 입력합니다. 설혹 처음 산행지라 하여도 개략적인 산행 시간이나 하산할 방향을 각인시키며 출발합니다. 오늘도 나만의 고집대로 진입합니다. 제대로 되어 있는 산길은 요원하니 곳곳에는 몇십년이나 됨직한 낙엽송을 비롯하여 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습니다. 언젠가 불어닥친 태풍의 회초리에 뽑혀져 나뒹구는 나무들이 노객들을 지치게합니다. 여기 저기 얽히고 설킨 나무들과 산초나무등의 까시덩쿨이 말초신경을 날카롭게 자극합니다. 하지만 후퇴나 포기는 우리 백년지기들의 사전엔 없습니다. 50여년 전에 군에 입대하여 낮은 포복으로 훈련받던 그 시절 그 자세로 30여분 이상을 헤매며 오릅니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전신 곳곳에 맺혀 있는 근육들을 확실히 풀어주는 유산소 전신운동을 한껏 즐겼습니다. 온 몸에 땀범벅이 되여 선글라스에는 습기가 서리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노라면 어느새 날파리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배낭 좌우와 위 그리고 가슴에도 쑥대를 꽂았습니다. 역시 여름 밤에 시골 앞마당에서 쑥대로 모닥불을 피우며 모기를 쫒았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정오를 넘어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습니다. 준비해 가져온 방울 토마토 영양떡 모시떡 왕토마토 쪼코파이를 얼음물과 함께 먹는 기분은 바로 오아시스입니다. 노객들의 무딘 발걸음과 심장에 생기와 활기를 불어 넣습니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바위 틈새로 밧줄들이 늘여져 있으매 붙들고 매달리며 오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두시간 사십여분만에 정암산(403m) 정상에 닿았습니다. 별로 높지 않은 산행이지만 찌는 무더위로 인하여 더 많은 땀과 열량이 소모되는가 합니다. 팔당호반이 남한강과 북한강을 아우르고 있는 강물 줄기가 햇빛을 머금어서인지 몰라도 하얗게 눈이 덮힌 모습입니다. 팔당땜 위로는 좌우로 검단산과 예봉산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양수대교 위쪽으로는 운길산과 청계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정암산 뒤편 남쪽으로는 먼저번에 올랐던 해협산이 손짓을합니다.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이 주위 경관에 마음을 뺏기며 아쉬움을 정상에 묻고 하산길로 향합니다. 예부터 정상에는 큰 바위가 있어서 이곳이 검천리와 귀여리를 경계로 삼았다 하여 정암산(正巖山)이라 불렀다는 글이 표지석에 쓰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두뇌는 이 설명 자체에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천여산이나 귀천산으로 부르면 어떨런지 나만의 공염불을 되뇌여봅니다. 귀여1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서 팔당 물안개공원 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세시를 가리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땡볕이 노객들을 감싸며 버스 도착 시간은 가늠키도 어렵습니다. 주위에 마을 상점에서 물어봐도 대답은 횡설수설 확답이 없습니다. 승용차로 쌩쌩 달리는 젊은 청춘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지난 날의 나의 추억을 연상케 합니다. 바로 어제 같은 세월이 지금은 전공노(電空老)가 되어 전철이 없는 곳에서는 이처럼 무작정 버스를 기다려야 합니다. 혹여나 젊은이의 트럭에 다가가서 분원리까지 합승을 원했지만 한마디로 " 안되요 " 퉁명스런 답이 튀여나옵니다.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원망하겠습니까. 요즘 세태가 젊은이든 노인네든 남을 배려하거나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는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자식보다 더 어린 녀석에게 푸대접을 받았다는 괘씸함과 어처구니 없음에 이놈의 세상을 탓해 봅니다. 허나 나였다면 이런 노인네들의 요구에 흔쾌히 응했을런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혼자서의 독백을 주절이는 순간에 저 쪽에서 버스가 달려옵니다. 구세주라도 만난듯 난감하던 순간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30분을 훌쩍 넘기는 땡볕의 노상에서 기다림 끝의 행운을 만난 기분입니다. 유명한 분원리의 붕어찜의 입맛을 거두고 퇴촌 사거리에서 하차를 합니다. 배차 시간은 한 시간 마다라는 버스 기사의 말이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겠노라 다짐을 합니다. 택시로 경안 IC에서 1113번 버스로 천호역에서 하차합니다. 성내동 쭈구미 골목을 지나서 활어집으로 자리를 잡고 두다리를 쭉 뻗습니다. 싱싱한 전어회와 광어회 매운탕을 곁들여서 씨원한 맥주와 쐬주 한잔으로 우리들의 권주가엔 생명력이 넘쳐납니다. 땀으로 목욕을 하고 날파리와 가시덩쿨에 피멍이 들어도 우리들의 백년지기의 호기(豪氣)는 꺽을 수가 없습니다. 소주 한병의 행복감을 만끽하곤 쭈꾸미 놋쇠구이로 맑은 알콜을 추가합니다. 그래도 모자라는 우정과 삶의 실타래를 생맥으로 한없이 풀어봅니다. 자식들에 대한 아쉬움과 섭섭함도 녀석들이 없는 자리이니까 마음껏 거침없이 뱉어냅니다. 평상시에는 자식들인 사위 딸 며느리 아들에게는 하고픈 충고나 속마음을 털어 놓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노객들입니다. 일년에 두세번 돌아오는 명절이나 조부모의 기일(忌日)에 참석은 고사하고 전화 한통 없을 때의 괘씸함은 서글픈 마음으로 바뀝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쫒아가서 야단을 치고 혼쭐을 내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내 아버지가 그러하셨던 것처럼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주자십회(朱子十悔)를 수없이 읊조리게 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행여나 자식들에게 마음을 다치게 하여 상처가 될런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앞을 가로 막습니다. 나 하나만 참으면 집안이 평안하고 조용할 것이라는 노파심도 가지고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식을 위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희들 부부와 자식들이 아무 잡음없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기만을 매일밤 기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어버이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여인의 남편으로 자녀들의 애비로서의 못 다 한 관심과 사랑을 가슴을 저리며 절절한 마음으로 토로해 보기도 합니다. 언제나 처음 접하는 산행길은 인생항로에서 처럼 수없이 많은 가시덩쿨과 쓰러져 널부러진 고목들을 헤치며 이리저리 등산로를 찾아 헤매기도 합니다. 나즈막한 산의 정상이 바로 저 앞에 시야에 들어오고 있는데도 인간들은 우왕좌왕 하고 있습니다. 허나 아닌 길은 있어도 없는 길은 없다는 신념만큼은 가슴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항로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기도 합니다. 인생길의 20대 초반 부터 찾아오는 순간 순간의 선택이 이렇게 삶의 역경으로 얽어 맬줄이야 상상도 못 했다는 억울함이 말끝마저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높은 꿈과 이상을 품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날지 못한 안타까움과 미련이 아직도 가슴 속을 후벼파는 아픔이 있습니다. 하늘을 보고 땅을 치며 후회를 한다고 해도 그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마는 끝없는 후회와 아쉬움은 노객들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입니다. 하지만 삶의 정도(正道)와 해법(解法)은 없으며 자신만의 사고 방식과 생활 철학이 있을 뿐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제대로 된 명쾌한 해답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결론은 스스로 만족하며 오늘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자만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 할 수도 있으려는지 모릅니다.
미로(迷路)와 같은 인생항로의 해법(解法)이나 정답(正答)은 없습니다.
오직 바로 당신이 定答(정답)일 뿐입니다.
2016년 8월 23일 무 무 최 정 남



















첫댓글 오늘도폭염이 계속되는 35~36도가 되는무더운 날씨의연속 입니다. 퇴촌에있는 정암산(403미터)을 향했습니다. 산입구를 찿는데 낮은포복과 가시넝쿨등 갖은고생을 30분정도하다가 겨우찿았습니다. 시모너,조단스,카토나, 그리고 나,등4명이 단련된 몸이니 해쳐나갔지 여간힘든 사항은 아니였었다. 그러나 우리의단합된 행동은 일사천리였다. 아주 기분이 좋았다.척척올라 정상을 정복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간식을하니 정말 황홀하고 유쾌했다. 기분좋게 하산하고 버스를 기다리니 웬일인지 버스가안보입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한시간에 한번꼴로 온다고 합니다. 교통이 너무불편한 이곳은 등산하기가 적합치 않는 곳이라는것을 새삼느끼면서~
위짜추께서는 댓글도 잽싸게 올리시는 날쌘 돌이 물병대 같습니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 방식의 삶의 소유자입니다. 언제나 즐거운 표정이 제대로의 삶을 즐기는 도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백년지기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항상 만나자요 잉
산행하시는데 미리 정보를 갗고 정상적인 길로 가자고 했는데 이번에도 길을 찿지못하고 없는길로 가면 그래게 좋은신가, 이제는 노객의 처지임을 생각하시어 , 있는길로 가시면 젛겠어요, 어하튼 정안산 정복하시고 무사히 하산 하신데 찬사를 조냅니다,
산행대장 수고하셨에요, 소주 맥주로 회포를 푸시고 집으로 무사히 가시어 축하 축하,
없는길은 없다는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잠시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전신운동을 한것이지요
까도나 젊은 청춘들의 호기심도 아니고 늙
백년지기 노객들이 매주 평범하지 못한
행동을 장황하게 자랑삼아 읊퍼대면 힘들어서
못간다는 눈으로 보면 아직도 청춘을 구가는ᆞ
님들의 기개가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 미친짖은
세상을 끝내는 날에나 해결 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패노우님의 백년지기 사랑하는 마음 익히 알고 있어요 노청춘의 즐거움 함께 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