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병폐에 대한 고발, 이 사회에 까발리는 여성들의 목소리,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의 가슴 저민 사랑까지….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소극장엔 나름대로의 낭만과 멋이 있다. 지역 소극장에서 연극을 감상하며 2008년 한해를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문화행사가 마련된다.
한국연극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하는 제17회 소극장연극축제가 이달 7일부터 도내 소극장에서 열린다.
일정별로 보면 극단정낭의 「소주 그리고 오징어」(이근삼 작, 강한근 연출)가 오는 7~8일 중앙로 미예랑소극장에서, 극단가람의 「가시고기」(조창인 작, 이광후 연출)는 8~10일 제주시 한라아트홀 소극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극단세이레의 작품 「두 번 한일 , 세 번이라고 못해!」(엄인희 작, 정민자 연출·각색)와 극단이어도의 「절대사절」(선현욱 작, 강종임 연출)은 27~28일 각각 세이레아트센터와 미예랑소극장에서 마련된다. 모든 공연시간은 오후 7시다.
극단정낭의 「소주 그리고 오징어」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병폐를 냉엄하고 예리하게 비판하는 풍자극이다. 오늘날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으로 진솔한 삶의 가치와 진정한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극단가람의 「가시고기」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간의 보석과도 같은 사랑을 그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백혈병에 걸려 입원중인 열 살 소년의 깜찍한 시선이 시를 쓰는 아빠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된다.
극단세이레의 작품 「두 번 한일 , 세 번이라고 못해!」는 서울대를 졸업한 인재임에도 두 번이나 결혼에 실패한 여성 조양수와 나상담소에 찾아온 그녀의 고민을 듣는 오순이 소장과의 상담으로 채워진다.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사회에 까발리고 싶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형상화됐다.
극단이어도의 「절대사절」은 신문구독사절이라는 단순한 사건이 신문사 총무의 죽음에 이르게 되고 결국 신문구독을 사절하려 한 주부인 주희는 실어증까지 걸리게 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살벌하게 펼쳐져 가는 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연극이다.
입장료=공연당 일반 1만원, 학생 5000원. 문의=011-697-35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