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기간인 26일(수)에 바이크 손 대장과 함께 덕소역에서 머치고개,운길산역, 팔당역에 이르는 코스(35km)와 구리역에서 구리시민 한강공원을 경유하여 강변역(28km)에 이르는 코스를 두번에 걸쳐서 라이딩하였다. 왜냐하면 바이크 손대장이 애니 박과 처제들과 함께 구리시민 한강공원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 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시간에 맞추다보니 팔당역에서 구리역까지 전철을 타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태양은 꼭꼭 숨어버리고 바람은 스산하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울 정도로 한기를 느꼈다.
덕소역에서 월문천을 따라 이동하다가 월문교 사거리 근처 생극 해장국 식당에서 공복(空腹)을 채우고 페달링을 재촉하였다. 생극 해장국은 충청북도 음성군 대표 향토음식으로 이틀동안 푹 고와 준비한 정성과 마음이 담긴 음식이다. 맛이 달면서도 구수하여 입맛이 계속 당길 정도로 별미였다. 바이크 손대장은 여러 해장국을 먹어 봤지만 생극 해장국이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월문천과 함께 동행하면 월문삼거리에 당도한다. 월문 삼거리에서 월문 1교를 지나서 숨을 고른 후 머치고개를 향해 달려나갔다.
옆을 지나가는 할머니들이 '밀어드릴까요' 라고 말씀하셨셔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다. 할머니들의 말씀을 음미해보면 이 고개가 뒤에서 밀어 줄 정도로 매우 힘들다는 뜻이였다고 스스로 자문자답해 보았다. 약 2km 정도의 긴 고갯길로 경사가 5도에서 14도에 달하는 가파른 언덕으로 숨이 헐헐하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면서 온 몸이 홍건히 적셔 있었다. 젊은 바이커들도 힘이 들었던지 고개 정상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바람같이 내달렸다. 머치고개 정상에는 PITAPAT 커피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으며 주로 천마산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바이크 손대장이 오래간만에 라이딩한 탓인지 좀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하였다. 정상에서 부터는 신나는 내리막길로 거침없이 내달리다보니 어느새 운길산역 북한강 자전거길 쉼터에 당도하였다. 운길산역 북한강 자전거길 쉼터에서 운길산과 수종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북한강 주변의 풍경들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꿀맛같은 휴식을 취한 뒤 북한강 자전거길에서 남한강 자전거길로 접어들고 능내역(폐역)을 지나 팔당역에 도착하였다. 팔당역에서 전철을 타고 구리역에서 하차한 후 왕숙천 자전거길로 진입하고 구리 시민 한강공원까지 한참 달렸다.
하늘은 맑게 개이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다. 12시 40분경에 구리시민 한강공원에 도착해보니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정자와 시원한 나무그늘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하였다. 구리 시민 한강공원이 꽤 넓다보니 애니박 일행을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다. 마치 숨박꼭질 하듯 찾아 나섰다. 10여분 동안 헤메다가 겨우 조우하여 반갑게 인사하고 준비한 점심식사부터 하였다. 처제 3명은 자리를 피해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었으며 애니박은 동생들과 식사하겠다고 하여 바이크 손대장과 스머프 차 둘이서 오붓하게 식사하였다.
애니 박은 제일 큰 언니로 여자 동생 3명과 함께 항상 행동을 같이하고 있으며 자매간에도 우애가 매우 깊다. 애니박의 리더쉽이 나무랄데 없이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형제 자매간에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은 보기에도 좋고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점심식사 메뉴는 다양한 음식들로 풍성하였으며 마치 추석 차례상 같았다. 애니박 덕분에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매우 고마웠다. 처제 3명이 쉬고 있는 시원한 나무그늘로 가서 서로 자리를 바꿔 처제들은 식사하러 가고 바이크 손대장과 스머프 차는 긴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81세된 라이더와 함께 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81세된 라이더는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였으며 오토바이도 병행해서 타고있다. 노인 나이 답지 않게 건강하게 보였으며 발걸음 동작이 젊은 사람처럼 매우 민첩하였다. 우리들도 80세가 넘으면 이 노인처럼 민첩한 행동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애니박과 처제들에게 인사를 나눈 뒤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비호같이 내달리면서 강변역에 도착하였다. 라이딩 하고 나면 언제나 기분이 상쾌하다. 집안에 박혀있으면 답답하고 어디론가 나가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취미생활을 같이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너무나 좋다. 정겨운 친구와 함께 노년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벗삼으니 행복 그 자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