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藜蘆에서 旅路를 보다
이 둘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은 없으나 들꽃 여로를 보다보면 인생 여로를 생각나게 하는 면이 있다.
나도 처음에 여로를 대할 때 식물보다는 인생행로를 먼저 떠올렸고, 이 식물이 어째서 이런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했었다.
어떤 식물이나 동물이든지 태어나서 얼마동안은 티없이 맑은 모습을 갖추게 되고, 이로부터 어른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되돌아갈 수 없는 어린 아이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간혹 자식들에게
'니 어린 시절엔 얼마나 이쁘고 소중했는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행복해 한다. 여로 또한 마찬가지로
백합과 식물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낙엽 속에서 대나무 죽순 같은 싹을 삐죽 올리는 그 모양이 지극히
사랑스러워 입에 넣고 싶을 지경이다. 몸체 가득 독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나중 얘기다.
잎집이 벌어지면서 자주색 이파리가 하나 둘 나타나면 이젠 제법 식물 모양이 드러난다. 장차 어떤
몸체를 갖추고 어떤 꽃이 필 것인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줄기가 튼신한 걸로 봐서 같은 백합과의
애기나리 정도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우람한 '귀하신 몸'이 될 것을 확신한다.


들꽃 여로는 세 자 가웃 되는 키에 자주색의 작은 꽃들이 무수히 많이 달려 있다.


[여로; 종종님 작]


[흰 여로; 폴모리아님 작]
(작성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