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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집행부를 이끌고 있는 김정서 목사. |
소문으로만 떠돌던 예장 통합 총회연금재단(이하 연금재단) 현 집행부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를 의심하게 되는 자료가 총회 감사위원회를 통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핵심은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가 중심의 ‘기금운용위원회’ 조직이다. 현 집행부는 이들을 채용하고, 자신들의 퇴임 후에도 자신들이 뽑아 놓은 이들 전문가를 중심으로 재단이 운영되도록 계획한 것이다.
이에 대해 총회 한 관계자는 “재단 이사들의 경우 임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금 운용을 책임질 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계속 관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연금재단은 지난 5월까지 ‘재단장기발전연구위원회(이하 장기발전위)’라는 명목으로 수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외부에서 본격적인 문제 제기가 시작되면서 그 활동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발전위는 이사회 3명을 위원으로 지난 5월까지 7차례 회의를 열었으며, 이를 통해 논의한 조직 개편안을 이번 제100회 총회에서 통과시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3월 20일 229회 임시이사회를 열어 대구 S아파트 대출 100억 원, 모 증권 자문형랩 100억 원 투자를 결의하면서, 장기발전위가 제안한 조직 개편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연금재단은 지난 229차 임시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결의했다. 이 개편안은 기금운용 1본부장과 실장 1인, 기금운용 2본부장과 실장 1인을 두어 2곳의 기금운용본부가 서로 견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었다.
문건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회는 이사 4인과 상무이사 1인, 금융전문가 2인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금융전문가 2인의 자격은 △현직 금융 관련업계 근무자 △1년 비상근 계약직 △선정은 공채 후 이사회에서 △결의권은 위원 전체에게 부여 기준 등의 조건으로 이사회에서 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연봉도 구체적으로 확정해 놓았다. 상무이사 1인 1억 5천만 원, 본부장 1인 8천만 원, 실장 1인 5천만 원, 비상근 준법감시인 1인 4천만 원으로, 인건비만 약 3억 2천만 원에 달한다.
또 상무이사가 전무이사로 승진할 수 있도록 1명만 우선 선발하고, 기금운용 2본부도 100회기 총회 통과 이후 확대하는 방안으로, 차기 임시이사회에서 보고하고 시행한다는 구체적 전략도 논의해 놓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재편 이후 이사회는 총 13인으로 구성된다. 이사 11인에 상무이사 1인과 사외이사 1인 등이며, 이사 전원에게 결의권을 부여하고 사외이사 1명은 금융 관련업계 전문가로서 비상근 계약직이되, 이사회에서 공개 선정한다고 나와 있다. 현 집행부가 뽑은 상무이사가 이사회 참석과 결의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개편안은 기금운용 본부장이 대한소방공제회 연기금 조직 구조 및 임금에 대한 조사를 보고하고, 기타 공제회 등의 자료를 토대로 제출한 기본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월까지 구체적으로 추진되다가, 총회 안팎에서 연금재단 현 집행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중단됐다. 그러나 이사회는 장기발전위를 해체하지도 않았으며, 이 개편안도 폐기 처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이번에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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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재단 관련 지난 99회 총회 촬요. |
이러한 연금재단의 시도에 대해 상위 기관인 총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도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연금재단이 지난해 99회기 총회(총회장 정영택 목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염두에 둔 조직 개선 청원 건을 허락받았기 때문. 총회 촬요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재단 측은 “기금운용팀의 전문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며 3인 내외의 기금운용팀 보강과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개선 필요성”을 청원했으며, 총회는 이를 모두 허락했다.
또 ‘전문경영인 대표 및 전무 체제로의 조직구조 변경은 재단법인의 나아갈 길’이라며 이를 연구하기 위한 장기적 구조 변경 연구 소위원회를 가동하고 공청회 등을 거쳐 총회에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청원도 허락받았다.
이에 이번 제100회 총회에서 기금운용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조직 개편안이 이번 총회에 상정돼 통과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회 감사위원회는 연금재단의 이러한 장기발전위 연구결과 보고 내용을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제100회 총회 감사보고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심도 깊은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