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딸아이가 드디어 일본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내심 저도 기뻤습니다. 아무리 딸아이 미래에 좋은 일이라도 현재의 위험성에 아이를 내던질 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지게 만드는 저는 딸 아이에게 강요는 하지 않았습니다.
딸 아이의 선언으로, 마음 속이나마 딸 아이를 조금이라도 가슴에 안을 수 있는 행운과 시간이 많아진 겁니다.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시키는 것은 바보 짓이기도 하구요.
딸아이는 일본에 무척 가고 싶어했습니다. 심지어 고 3 때도 대학 입시 공부는 전혀 하지 않고 일본어 공부를 해서 자격증 까지 땄을 정도입니다.
자신이 태어나서 아기 때 떠난 곳이기도 하고, 출생지에 동경도 아다찌구 아다찌 구립병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혼자 유학 가서 2년을 살다가 봄 방학 때 잠시 와서 맞선을 보고 아내를 데려가서 덜컥 책임도 없이 임신을 시켜놓고, 아무것도 모르고 낳아버린 것이 첫째 딸아이였습니다.
그 아이가 1월에 일본에 갔다가 지진 때문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얼마나 놀랄는지 그리도 가고 싶어하던 일본에 가지 않겠다는 겁니다.
지진도 지진이지만, 더 참혹한 것은 핵입니다. 그 놈의 되먹지 못한 핵이 딸아이의 출생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든 겁니다.
도대체 핵이라는 놈은 도무지 왜 인간들 앞에 나타나서 이렇게 괴롭히는 가요.
핵을 써먹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전쟁 뿐입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도저히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기에 핵 또한 그렇습니다.
2차 대전을 핵으로 종식시킨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평화적 핵 발전을 주장해서 미국의 핵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나갑니다. 그 후, 핵은 환경 에너지로 위장을 합니다. 핵의 위험성은 국가 주도의 핵 마피아들에 의해 철저히 숨겨집니다.
핵 발전을 하면서는 이산화탄소가 별로 생기지 않지만, 우라늄을 채굴하고 그것을 태우고, 그 폐기물을 저장하는 과정에 기존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래서 가장 비효율적인 에너지인 핵을 왜 그렇게 고집을 할까요?
우라늄을 가공하여 생긴 프로토늄의 반감기는 10만년이 넘습니다.
인류의 역사가 만년이라고 볼때 그것의 방사능이 사라진다는 것은 요원하다는 겁니다. 핵처리하고 남은 폐기물 역시 방사능이 그대로 존재합니다.
그것을 아무리 완벽하다고 여기는 곳에 보관을 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수도 없이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여준 사례가 많습니다.
핵 발전 과정에도 숨겨져 있는 수 많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방사능 허용수치라는 것도 엉터리 입니다. 인간에게는 방사능 제로가 가장 안전한 겁니다.
허용수치라는 말장난은 핵 마피아들의 눈 속임일 뿐입니다.
비록, 딸아이가 당장은 그 참혹한 피폭 현장에서 빠져나올수는 있었지만, 앞으로 지구 상의 수 많은 피폭 예정의 핵 발전소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험의 구렁텅이에 몰아 넣을 것이 확실시 되는 핵은 지금도 우리 옆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의 35퍼센트를 담당하는 핵 발전을 도저히 버릴 수는 없다고들 하지만, 차라리 우리가 전기를 아껴써서, 그 위험한 시한 폭탄을 중지 시켜야 합니다.
당장 경주에 건설하는 고준위 핵 폐기물 방폐장은 위치 선정부터 엉터리입니다.
고강도 암반지대도 아니고 지하수 시간 당 지하수 수천톤이 흐르는 위험지대 입니다. 그것을 국가와 핵 마피아들이 미련하게 밀고 있는 겁니다.
딸아이의 미래가 답답할 뿐입니다. 저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암흑의 미래에 딸아이를 던져두고 가는 겁니다.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