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으나,
현 시대 남녀 역동의 다이내믹함을 불러온 건 다름아니라 사회경제구조의 변화일 겁니다.
현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가부장제로 대변되는 전통적 남녀관계 역학을 고리타분한 관습 내지는 악습 정도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가부장제의 존립 전제는 남자 쪽의 "오버파워"인 바.
특히, 경제권 측면에서 남녀가 밸런스 붕괴였고,
경제권을 독점하다시피 한 남자 쪽에 가정의 제반 권한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구조였었죠.
근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게 서서히 깨지고 있습니다.
여자들이 돈을 번 지는 벌써 꽤 됐죠. 그것도 잘 법니다.
사회든지, 가정이든지 여자가 남자한테 기대고 의존해야 할 이유 따위는 이미 없어진 지 오랩니다.
피지컬이 지배하는 석기 시대도 아니고
돈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수중에 돈을 쥐고 있는 여자들.
바야흐로. 남녀 공히 『1人 경제적 자립人 시대』가 온 겁니다.
== 가정은 남녀주식회사 ? ==
이를테면 주식회사와 주주 같은 거라고 생각해 봅시다.
A라는 회사에 甲 주주와 乙 주주가 있는데,
甲 주주의 주식지분율이 40프로, 乙 주주의 주식지분율이 15프로라 이거에요.
그렇다면 당연히 회사 경영 부분에 乙 보다는 甲의 입김이 셀 수 밖에 없겠죠.
이런 겁니다.
남자가 집을 해 오고, 여자가 시집을 오고, 남자가 돈을 벌어 오고, 여자가 그 돈으로 살림을 하고 이런 구조 하에선,
남자 쪽의 입김이 셀 수 밖에 없겠죠. 바로 전통적 가부장제입니다.
근데,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해도,
가부장제 따위는 역사 저 뒷편으로 던져 버려라고 외친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한 쪽이 일방적으로 집을 마련하고,
그 후 가정의 유지에 쓰이는 돈까지 그 한 쪽이 전담마크로 벌고 있는 가정이 있다면.
그건. 여전히 가부장 가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다름아니라 한 쪽의 지분율이 다른 한 쪽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에요. 바로, 돈 말입니다 돈.
저더러 사랑과 낭만은 개한테 던져줬냐라고 욕을 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21세기라고 가부장제가 없어졌다?? 예전처럼 살고 있다면, 똑같이 라벨링해야겠죠.
예전과 똑같은 생활 양식인데, 그저 21세기라고 가부장제 아니라 하고 가부장제 욕하고 이러는 게 더 말도 안 됩니다.
가부장인지 아닌지는 시대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남녀 둘이 결정하는 겁니다.
둘 다 용호상박의 주주이면, 가부장제 아닌거고,
한 쪽에 경제적 밸런스 붕괴가 있으면, 가부장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낭만 따윈 개나 줘 버린 리얼리티, "자본주의표" 현실 그 자체입니다.
== 50 대 50의 완벽한 동등 관계 ==
결혼 시 남자가 집을 해 올 수 있다면 좋겠죠. 단, 그 결혼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이혼이라도 하게 된다면, 집이 남자 명의로 되어 있을 경우,
여자는 따로 집을 구해서 살거나, 친정에 얹혀 살아야 할 겁니다.
하지만 집을 같이 장만해, 공동명의로 해 놓았다면,
남편새끼가 꼴보기 싫어질 때 과감히 이혼서류에 꽝하고 도장찍고 집 반 갈라서 나올 수 있습니다.
당장엔 좋아 뵈는 것도, 나중에 얼마든지 내 뒷통수를 칠 수 있는 노릇.
한편.
인류학사에 의하면,
인간이 "연애 결혼"을 하게 된 지는 많이 쳐 줘도 100년이 채 못 되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연애 결혼의 비중이 높아져만 가고 있는데,
흥미로운 건 그의 반대 급부로 더불어 높아져 가는 게 있다는 겁니다. 바로,
이혼이죠.
정확한 통계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미국의 이혼율이 50퍼센트를 넘어간 지가 벌써 수년 이상 되었을 겁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이혼율도 아마 그에 육박할 거에요. 작년 이혼율이 대략 40퍼센트 대 후반이였으니.
좋아해서 했던 결혼, 더 이상 좋지 않아 그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잘라내는 거, 그게 연애 결혼 시대의 이혼입니다.
지는 낭만 따위는 개떼한테나 던져준 성격인지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보자면,
남자든 여자든, 이 1/2로 당첨 가능한 이혼이라는 이벤트에 대해서 언제든 대처법을 마련해 놓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대처법이란 게, 구체적으로 "경제력"이란 도메인 下에서 말입니다.
경제력이란 측면에서 밸런스 붕괴가 이루어진 가정에서는,
경제적 약자가 이혼을 결정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상상해 봅시다.
내가 집 있는 부자 여자한테 장가 들어서, 집안에서 살림을 하고 있어.
그렇게 한 10년을 살다가, 여자가 너무 싫어진 겁니다. 한 시도 같이 못 있을 것 같단 말이죠.
지금 내 나이는 43살, 자, 나는 단호히 이혼을 결정할 수 있을까?
이혼하게 되면,
집도 새로 구해야 되고,
경제력이 부족하니 양육권 싸움도 힘들고,
게다가 앞으로 먹고 살 생각하니 아득하고.
이런저런 걱정, 문제들에 결국엔 아마 '드러워도 참고 살자' 이런 생각으로 참고 살지 않을까?
할 때는 연애 결혼이었는데, 살다 보니 강제 결혼이 되는 셈.
허나, 50 대 50의 완벽한 동등 관계라면,
즉, 가정의 모든 재산에 대해 50 대 50의 권리를 지니고 있다면,
다시 말해, 내가 여전히 일인분의 경제력을 내 손에 쥐고 있다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참고 살 일 없습니다. 내 파트너가 정말 죽을만치 싫어질 때 망설임없이 새 출발할 수 있습니다.
경제권이란 게 이런 겁니다.
세월이 흐를 수록, 대다수의 여성 인구들이 일하고, 맞벌이하게 될 수록,
모르긴몰라도 이혼율은 증가추세를 달리게 될 겁니다.
시작이 연애 결혼이었기 때문에, 그 마음이 싸늘히 식어 버리면 갈라서자 결정하게 될 겁니다.
이런 기조에서 본다면, 남자가 여자보다 더 해야 되고, 여자가 남자보다 뭐 해야 되고,
이런 거 개뿔.
50 대 50이 가장 낫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황금 비율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이혼율 50프로의 연애 결혼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남녀타협 ==
결혼할 땐 남자가 더 써야지.
내 남자라면 나보단 더 뛰어나야지.
남자가 더. 남자라면 응당..
...
시대가 변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여성들이 사회경제적 구조 하 별다른 활약을 할 수 없게끔 강제됐던 옛 시대의 구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여학생들의 평균학점이 남학생들보다 높고,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가 사회경제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올라설 수 있는 시대입니다.
군웅할거의 전국시대, 이른바,『1人 경제적 자립人 시대』란 말입니다.
시대가 변하면, 생각도 변해야 하는 법.
남자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둘 다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빚 갚아 나가고 있는데 우리 부모님 모시고 살자?
난 니가 일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했으면 좋겠어??
맞벌인데 부인이 밥 해 주길 원하고 휴일이면 손 하나 까딱 안 한다???
여자들 입장에서 저런 남자들은 남자들 입장에서 데이트 비용 남자가 다 내 라고 말하는 여자나 다름없습니다.
50 대 50의 동등한 파트너인데,
왜 남자 부모만 모시고 살아야 하는가? 여자 부모는??
왜 여자가 일을 그만둬야 하는가??? 훗날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여잔 어쩌라고????
왜 여자가 가사일을 전담해야 하는가????? 맞벌인데?????? 똑같이 힘든데???????????
남자가 여자 욕하고, 여자가 남자 욕하는 시대 .
상황은 변했는데, 생각하는 방식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란 현실에서부터 기인하는 건 아닐런지.
첫댓글 무명교수님
오늘은 일찍 출석합니다ㅋ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무명자님! 항상 블로그도 자주 들어가보고 있어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무명교수님
저도 잘보고 갑니다 ㅋㅋ 오늘은 주제 자체가 양성에 대한 문제라 그런지 흥미를 끄네요 ㅋㅋ
선리플후감상입니다^^
역시 좋은글! 잘 봤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먼 미래에는 결혼 이라는 개념 자체가 많이 희미해지고 훨씬 자유분방한 세계가 오겠네요. 어차피 나노 테크때문에 사람이 200살 넘게 살수 있다고 하니 미래엔... 근데 경제적인것과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며 동등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개념과 연애 결혼은 1000년 전에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연애 결혼의 개념은 1000년 전에도 있었겠지만 제가 인용한 인류학사의 설명은 연애 결혼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게 된 시점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이제는 결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측면은 공감합니다. (예를 들어 가능하면 남녀가 결혼비용도 5:5로 하자. 결혼생활은 누구에게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것 이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경제력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기엔 그리 간단하지 않죠. (예를 들면 결혼시 비용은 5:5로 할 수 없는 상황이면 가부장적인 가정 또는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해도 할 말 없는 것인가?, 5:5로 평등한(?) 결혼생활을 했다손 치더라도 만약 시부모와의 가치관이 그게 아니라면 이혼은 당연한 것인가? 과연 여성이 사회진출이 활발하다고 해서 남녀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구조가 도래했는가?) 등등
또한 처가집 부모님이 상황이 악화되어서 누군가 모셔야할 경우 남자쪽에선 결혼하기 전, 후의 경제력을 이유로 들어 거부할 수 있는가? 등등. 사실 결혼생활은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에 주식회사의 입장으로 가정생활을 운영하다보면 둘이 갈라서야 할 이유가 함께 할 이유보다 훨씬 많게 되죠. 물론, 약 30%정도는 이혼하게 되는 현실(분명 30% 무시하지 못할 숫자인데 어느 누구도 결혼하면서 이혼을 생각치는 않죠.), 그리고 이혼시 경제적인 문제점들이 가장 문제가 되는 점. 등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또한 사회가 바뀐만큼 결혼생활도 경제력을 포함, 가사의 분담, 생활 패턴 등에서도 서로 평등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합니다. 다만 남녀가 만나 결혼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기에 '사회의 변화'와 '경제력'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죠. 또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사람마다 다 틀리기도 합니다. 어느 누구에게는 공평하고, 공정한 남녀관계가 우선이라면 다른이에게는 희생과 존중 그리고 사랑이 우선이 되기도 하죠. 단순한 다툼으로 이혼하는 부부가 있는 반면 평생을 거동이 불편한 배우자를 위해 희생하는 부부도 있기 마련입니다. 글이 쓰다보니 횡설수설이 되었는데 전에 제가 결혼생활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많은 리플이 달렸는데 그 중 베스트 리플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겠습니다. ^^;
[비스게 헤어밴드 님의 대한 리플] 좋은글 잘 봤습니다. 결혼전에 처갓집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딸-기혼 직장, 딸-와이프, 딸-미혼 대학생 , 아들-미혼 전역1개월차) 혼수를 줄인다고 줄였는데, 가전제품에서 태클걸리길래 제 통장에서 돈빼서 넣어주고 너가 해온걸로하자라고 얘기 끝냈습니다. 전세집도 제가 50% 30% 부모님 20%은행 대출받았습니다. 제가 거의 다 넣고 결혼한거라고 따지면 맞지만 손해본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가장이 되어가는 과정, 결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마지막 과정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면 결혼해서도 다툴일 없을겁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결혼을 금전적인 부분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죠. 하지만 제 사견으로 결혼이라는 현실에서 금전적인 부분의 비중이 너무 큰 지라 강조를 좀 하고 싶었네요. 제가 너무 팍팍하고 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거 인정합니다. ㅎ 또한, 남녀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구조가 도래했는가의 이슈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졌지만 역시나 잔재가 남아있다 생각합니다. 여전히 여성이 불리하죠. 허나 그렇다고 해서 현 시대가 혼인적령기의 남녀가 경제적으로 50대50이 불가능할 정도의 구조인가라 하면 또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답변 주신 점들 다 공감하는 바입니다.
저도 무명자님의 말씀 공갑합니다. 실제로 제가 결혼적령기인데 주변 지인들의 결혼 중 가장 갈등이 생기고, 문제가 되는 것이 '집' 즉 경제력이더군요. 남자가 집을 해와야 한다. 아니다 같이 하자. 아닌 이제 직장에 들어가 2~3년 돈을 번 친구들이 부모의 형편이 안 될 경우 서울에서 집 구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결혼에 대한 의식도 바뀌어 경제력인 부분도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타협점을 찾고(꼭 50:50을 말하기보다는 서로 소득수준을 감안하여), 부모님 문제, 가사의 분배 등도 평등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