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가지 서울대 신기술 CES 첫선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02호(2020. 1.15)
지난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마련된 서울대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출품한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대는 로봇과 인공지능 등 14개 신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산학협력단
라스베이거스에 7개 전시 부스
‘신기술 전쟁터’로 불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이하 CES)’에 서울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대는 지난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가해 서울대가 보유한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매년 1월 열리는 CES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신제품과 첨단 기술을 내놓고 산업계·기술계·미디어 관계자 20만명이 관람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다. CES에 서울대의 이름으로 부스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ES가 열린 샌즈 엑스포 1층 G홀 유레카 파크에 7개 전시부스를 낸 서울대는 로봇·AR(증강현실)·VR(가상현실)·AI(인공지능)·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 인공 홍채, 장애인을 위한 손 로봇 등이 포함된 14가지 차세대 기술을 출품했다. 산학협력단이 참여를 주관하고 산학협력단 윤의준 단장, 조재열 부단장, 최양희 AI위원회 위원장, 박동원 서울대 기술지주 사장 등 교수진 13명과 연구원 30여 명이 현장을 다녀왔다. 기술지주 자회사 스누아이랩과 연구협력기업 토르드라이브도 출전했다.
이번 참여는 서울대 보유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보고 학내 창업을 증진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졌다.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의준 산학협력단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5개월간 학내 심사를 거쳐 CES 무대에서 통할 만한 ‘서울대 기술’을 모집했다”며 “대부분 기업 투자 없이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로 세계시장을 겨냥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CES에 손 마비 환자를 위한 착용형 손 로봇(맨 위), 외벽 청소 로봇(아래 왼쪽),
종이 접기 구조를 이용한 자동차 바퀴(아래 오른쪽) 등 로봇 기술 6종을 출품했다.
14개 기술 중 로봇이 6종으로 최다
- 서울대 신기술 CES 첫선 -
서울대(총장 오세정)가 이번 ‘CES 2020’에서 선보인 기술들은 이미 연구 개발 단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로봇 분야에서 서울대는 6종의 기술을 출품했다. 조규진(기계설계92-98)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착용형 손 로봇 ‘엑소 글러브 폴리(Exo-Glove Poly)’는 손이 마비되거나 근육이 손상된 환자가 장갑처럼 착용하고 가벼운 물건을 들거나 문을 여는 등의 손동작을 할 수 있다. ‘세계 소프트로봇 그랜드 챌린지’에서 우승한 조 교수의 바이오로보틱스 연구실에서는 17.5배 늘어나는 가변강성 폴더블로봇암, 종이접기 구조를 이용해 접었다. 펼쳐지는 자동차 바퀴(Origami wheel)도 출품했다. 또 김종원(기계공학74-78)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고층빌딩 외벽청소로봇(Edelstro)를 비롯해 리프팅 자세 교정을 위한 소프트 웨어러블 장치, 서비스 로봇 주행 플랫폼(STEP Platform) 등을 선보였다.
AR/VR이 발달하면서 이를 구현하는 3차원 디스플레이 분야 경쟁도 치열해진 가운데 서울대도 신기술 2종을 내놨다. 이병호(전자공학83-87)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이 개발한 단층 촬영 접안 디스플레이는 눈의 피로감 없이 3차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사람의 망막에 직접 화면을 투영하는 망막 투영 디스플레이도 출품했다.
AI 부문에서는 ‘딥 뉴럴 네트워크를 이용한 3D MRI 영상 복원 인페인팅’을 비롯해 경찰청과 치안과학기술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딥러닝을 이용한 겹친 지문 분리 알고리즘’을 선보였다. 디스플레이 부문에 태양전지에 사용하는 페로브스카이트의 나노입자를 이용해 만든 차세대 디스플레이, 헬스케어 부문에 이신두(물리76-80)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팀이 인간의 눈처럼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인공홍채를 선보였다.
서울대 기술지주 자회사로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스누아이랩도 함께 참여했다. 사람과 사물을 인지하고 분석하는 인공지능인 Vision AI 기술을 탑재한 실시간 개체 탐지 카메라 및 엣지 박스를 출품했다. 수아랩 못지않은 서울대 출신 유니콘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학내 스타트업이다. 수아랩은 송기영(기계항공공학 14입) 동문이 학내 벤처로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으로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에 2,300억원에 매각돼 화제가 된 적 있다.
서울대
발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는 자율 배송 자동차를 출품했다. 국내 최초의 도심 자율주행 차량 ‘스누버’를 개발한 서울대 연구진이 만든 기업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주행을 활용한 배송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고 국내에선 이마트와 제휴해 근거리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윤의준 산학협력단장은 “CES 2020 참여를 통해 서울대가 개발한 차세대 혁신기술을 선보이고, 지속적인 서울대 보유기술의 글로벌 기술사업화 및 학내 창업도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 부스 밖에서 선전한 동문 기업들이 있다. 김현정(의학88-92)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가 창업하고 서울대 기술지주회사가 투자한 SMD 솔루션은 요양기관용 치아세척장치를 출품해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했다. 마우스피스 형태로 스스로 칫솔질이 어려운 사람들도 안전하게 구강 세정을 마칠 수 있는 제품이다. 강승완(의학94-99)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가 2012년 창업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이메디신도 CES에 참여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조기 검출하는 뇌파 분석 솔루션에 많은 미국 의학계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2016년 올리브 헬스케어를 창업한 한성호(물리90-94) 동문은 근적외선 분광학 기술을 적용한 복부지방측정기 ‘벨로’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