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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족구100인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송한용
지난해 양구에서 벌어진 여성 족구대회 현장을 방문한 것이 여성 족구 선수들과의 첫 만남이었고, 그날 보았던 선수들의 열정에 반해 여성 족구 팬이 되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아 소개할 팀을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나름대로 생각해 낸 방법이 최근에 소개한 팀의 선수에게 추천받는 방법으로 여성 족구팀을 릴레이로 소개하고 있다.
최근 소개한 '여수 크러쉬' 편이 끝나고 주장 김수정을 통해 대전 올포원의 주장 김은지를 소개받아 올포원에 대해 조사하던 중 뜻밖의 수확이 있었으니 올포원이 태극 스포츠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2020년, 정말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신상 족구화가 출시되었다. 바로 태극 스포츠의 '태극 매니아' 족구화였다. 보통 새로운 족구화가 출시되면 사전에 어떤 방법으로든 홍보가 있기 마련인데 이 족구화는 사전에 어떠한 홍보도 없이 떡하니 출시되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대충(?) 만든 족구화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신상 족구화를 출시하며 어느덧 세 번째 모델이 출시되었지만 이렇다 할 홍보는 여전히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궁금해서 김은지에게 물으니 '우리 팀 감독님께서 운영하시는 업체예요'라고 말했다.
태극 스포츠는 올포원의 조용민 감독이 창업한 스포츠 용품 업체이다. 조용민 감독은 대전의 족구 명문 대전 태극 족구단의 창단 멤버이고, 현재는 태극 족구단 회장, 올포원 족구단 감독 그리고 대전 서구 족구협회 사무장을 역임하고 있는 '열혈' 족구인이다.
태극 스포츠는 2007년 12월에 개업했다. 하지만 기존의 스타, 낫소 등의 족구 용품 판매점이었기 때문에 동호인에게는 '족구 용품 총판 업체' 정도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2020년 처음으로 태극 스포츠의 이름으로 족구화가 출시된 이후로 이제는 서서히 독자적인 족구 용품 업체로 인식 되어가고 있다.
족구 용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다.
"예전부터 꾸준히 족구를 즐기면서 족구 용품과 유니폼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제가 족구를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족구 용품을 구매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잘못하면 바가지를 쓸 수도 있었고 족구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제대로 된 족구 용품을 구매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족구 용품과 유니폼을 더 좋은 조건으로 족구인들에게 공급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족구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물었다.
"오랫동안 족구를 하면서 많은 족구화를 신어보았지만 신었을 때 발이 편했던 족구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발이 편한 족구화가 출시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족구화가 출시되지 않아서 직접 만들어 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일단 무조건 발이 편해야 했고, 기존 제품들에서 보완되어야 할 점들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그 보완점들을 우리 족구화에 적용했습니다. 일단 갑피를 천연가죽(소가죽)을 사용했고, 부산경제진흥원 산하 신발산업진흥센터와 같은 전문기관에서 족구화 개발에 필요한 조언을 얻으며 여러 테스트를 통해 검증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제품을 구매한 동호인들은 발이 가장 편한 족구화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족구화 외에도 유니폼, 양말 등 족구에 필요한 용품들을 협업과 자체 제작하고 있습니다. 유니폼은 일반적인 유니폼 디자인을 떠나 체형에 맞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전사 바람막이는 스판 원단을 사용하여 활동하기 편하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2020년 그렇게 족구화를 출시하고 이듬해 6월, 김은지는 지인의 소개로 태극 스포츠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하게 되어 조용민 감독과 대전 서구 족구협회의 오세철 회장과 인연이 되었다. 조용민 감독은 김은지에게 "예전에 족구하던 애들은 요즘 운동 안 하냐?"라고 물었다.
여자팀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김은지가 운동하는 팀 역시 주위에 족구하는 여자들이 많지 않아 회원을 모집하는 것이 힘들었다. 김은지는 2017년 대전 동구 아라치 족구단에서 운동을 시작했으나 선수 모집이 어려워 2018년 대전 중구의 오케이시스템으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2019년 코로나19로 인해 팀 훈련조차도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해체된 상황이었다.
팀이 두 번이나 해체되고 남아있는 선수는 불과 3명, 공격수 김도연, 토스 이유진 그리고 좌수비 김은지가 전부였다. 조용민 감독의 권유로 '다시 시작해 볼까?' 하다가도 또 해체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다. 하지만 족구가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해 보자'라고 마음먹었고, 지인들의 소개와 꾸준한 SNS 활동으로 선수들을 모집하며 2021년 9월, 올포원 족구단이 창단되었다. 칼럼에서는 쉽게 설명한 이 창단 과정은 사실은 정말 어려운 과정이었고 족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선수들의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어느덧 회원 수가 10명이 되었고 조용민 감독이 팀의 감독을 맡으면서 태극 스포츠에서 선수단에 족구화를 비롯한 모든 용품을 후원해 주고 있어서 선수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이후 주기적으로 운동, 연습 그리고 교류전을 통해 실력을 키워가며 대회에 꾸준히 출전한 결과 2023년 '청원 생명쌀배'와 '전주 한옥마을배'에서 각각 일반부 준우승을 차지했고, '전국 생활대축전 족구대회'에서 일반부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첫 우승에 대한 소감을 물으니 김은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회가 문경에서 벌어져서 새벽부터 서둘러서 출발해 나름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합이 빠르게 진행되어서 몸을 풀 시간도 없이 예선 첫 경기에 바로 투입되었어요. 결국 경기를 하면서 몸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첫 경기가 울산과의 대결이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아 간신히 승리하고 두 번째 경기를 맞이했어요. 아마 그 경기는 올포원 역사상 최악의 경기로 기억될 만한 졸전이었어요. 상대는 강원 유니온이었는데 1세트에서 1:15로 탈탈 털려버려서 그야말로 멘붕이 왔습니다.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2세트를 승리했지만 3세트에서 결국 패했어요. 그렇게 본선에 올라가 16강 부산 유니크, 8강 경기 혼합팀 그리고 4강 여수 크러쉬까지 정말 단 한 경기도 쉽게 넘어간 경기가 없었죠. 그렇게 올라간 결승전,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상대는 또 강원 유니온이었어요. 초반부터 한 점 한 점 점수를 주고받으며 1세트에서 승리했고, 2세트에서는 패하며 세트스코어 1:1에서 마지막 3세트에 들어갔죠. 정말 그 경기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고 결국 승리하며 전국 일반부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코트 안에서 뛴 선수들 만큼이나 코트 밖에서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도 하나가 되어 함께 응원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우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경의 경기 진행요원들도 뒤에서 많이 응원해 주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욱더 열심히 해서 우리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 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여담으로 이날 햇빛이 정말 강했는데 다들 선크림을 바를 시간도 없이 경기에 투입되어서 얼굴이 새까매지고, 오세철 회장님은 입술이 타서 터지기도 했습니다. (웃음) 그때 서로를 바라보면서 마구 웃었는데 우승만 한다면 그 정도야 얼마든지 웃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
창단 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일반부의 신흥 강호로 거듭난 올포원. 앞으로의 목표를 물으니 24년 3월에 있을 여성 체전부 결정전에서 승격하는 것과 일반부에서 전국 대회 우승이라고 당차게 대답했다.
사실 '올포원'이라는 명칭은 태극 스포츠에서 의류, 용품 브랜드로 론칭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변경되는 바람에 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넷이 하나'라는 뜻이어서 족구 종목 특성에도 잘 어울린다. 팀명처럼 운동장에 있는 네 명의 선수가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는 팀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은지와 1문 1답
Q. 연습(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수, 금 주 2회에서 월, 수, 금 주 3회로 변경되어 2시간 정도 대전 남선 체육공원 족구장에서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Q. 팀 분위기는?
A. 팀 내 분위기 메이커 원투가 있어 항상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팀 내 공격수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이 많아 자체적으로 공격수 랭킹전도 하면서 건전한 경쟁을 통해 수준이 올라가는 것 같고요. 커피, 치킨, 식사 내기 등 무수히 많은 내기를 통해 항상 텐션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내기가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웃음)
Q. 자랑거리가 있다면?
A. 최근에 신입으로 들어온 족구에 열정이 넘치는 군인 선수가 두 명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멋진 대한민국 군인이 우리 팀 최고의 자랑거리죠. 그 외에도 여성팀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구장과 우리 조용민 감독님께서 운영하시는 태극 스포츠에서 유니폼, 바람막이, 족구화 등 모든 필요한 용품들을 지원받고 있는 것이 큰 자랑거리입니다.
Q. 대회에 나가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A.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재작년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절 '전주 한옥마을배'에 출전하려고 선수들이 전날 합숙을 했는데, 합숙했던 선수 중 몇 명이 코로나에 걸려 또다시 코로나 합숙을 했었던 '웃픈'일이 있었네요. (웃음)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우리 태극 올포원 선수들이 오래도록 함께 즐겁게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함께 하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일반부, 체전부에 각각 한 팀씩 총 두 팀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싶고, 각부의 강팀들과 당당히 결승에서 맞붙고 싶어요. 한 대회에서 일반부, 체전부에서 동반 우승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Q. 여성 족구인으로서 설움(?) 같은 것들이 있었다면?
A. 여성부 대회가 많이 없는 것이죠. 얼마 없는 대회인데도 개최 지역이 너무 멀어 이동이 어려워서 관내 대회에 많이 참가합니다. 관내 대회에 출전하면 아무래도 남자팀과 경기해야 하고 네트도 높아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경기의 일부이고 남자팀과의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서 다들 더욱더 파이팅 하는 것 같습니다.
Q. 족구를 하면서 감사한 분들이 계시다면?
A. 항상 물심양면으로 팀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딸같이 대해주시는 대전시 서구 족구협회 오세철 회장님과 팀을 이끌어 주시고 지도해 주시는 오빠 같은 조용민 감독님, 본인들한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도 불구하고 우리 팀 훈련 때마다 많은 도움 주시는 태극 족구단 남자 선수분들, 관내 대회를 나가면 늘 반갑게 맞아주시는 대전 족구협회 임원, 선수, 심판님들 등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의 도움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 대전의 족구를 빛내는 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올포원 족구단 선수 소개
공격수 김도연 (1990년생, 前 아라치 족구단, 오케이시스템 족구단, 축구 선수 출신)
공격하면 안축이죠. 안축 파워만큼은 일반부, 체전부 선수 중에 최고인 것 같습니다.
흡수력 100퍼 전투력 100퍼 진정한 팀의 킬링 포인트 떠오르는 차세대 공격수 김도연. ps. A 각이 제일 쉬웠어요.
공격수 심여진 (1995년생 태권도 선수 출신)
역시 군인 하면 족구죠. SNS 홍보로 들어온 유일한 선수입니다.
가슴에 심어진 족구 열정! 땀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날마다 성장 중인 MZ 세대 롱다리 공격수, 심여진. ps. 발만 살짝 들었을 뿐인데 득점 주의
세터 이유진 (1988년생, 前 오케이시스템 족구단, 축구 선수 출신)
발이 빠르고 토스 자세가 안정적이며 모든 운동을 진심으로 하는 선수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토스의 정석, 똑똑한 지략가 올포원의 유비 이유진. ps. 나는 아직 배고프다.
세터 한희은 (1988년생, 축구 선수 출신)
왕 언니와 함께 팀 내 유이(有二) 한 유부녀, 남편, 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족구를 하러 오는 족구에 열정이 가득한 선수입니다.
희망찬 족구를 위한 아인 맘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올포원 열정 족구의 중심 한희은. ps. 오른발잡이 아님 주의.
좌수비 김은지 (1988년생, 前 경남 샤이너 H, 아라치 족구단, 오케이시스템, 축구 선수 출신)
목소리가 커서 항상 경기 뛸 때마다 뒤에서 아주 시끄러운 선수입니다.
대포알 서브와 대포 같은 목소리로 팀을 이끌며 양발로 모든 공을 받아내는 올포원의 만리장성 김은지. ps. 왼발잡이 아님 주의.
좌수비 배가영 (1997년생)
말 주변은 없지만 태극 올포원에서 가장 기량이 많이 성장한 출석왕입니다.
배로 즐거운 족구! 배로 행복한 족구! 올포원의 귀염둥이는 누구인 가영~ 바로 배~가영! ps. 강한 볼이 가장 받기 쉬웠어요.
좌수비 정희민 (1993년생)
역시 군인다운 포스 작렬, 운동할 때 눈빛이 예사롭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입니다.
뿌리부터 불이 붙어버린 족구 열정! 기본에 충실하고 족구의 근본에 충성한다! 나라와 족구장을 지키는 희망 족구인, 정희민. ps. 정말 희한하게 민첩함 주의.
우수비 송유진 (1990년생)
태극 올포원의 분위기 메이커, 오세철 회장님과 케미가 아주 재미나고 열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수입니다.
비주얼 족구의 중심, 행복 족구 전도사 올포원의 김고은, 송유진. ps. 일대일 족구 최강자
우수비 김은선 (1972년생, 前 대전그린 족구단)
왕 언니, 회장님, 아낌없이 우리를 위해 희생해 주시는 너무나 감사한 분입니다.
올포원의 정신적 지주, 늘 물심양면으로 올포원을 챙기고 돌봐주시는 김은선. ps. 박세리 선수 아닙니다.
우수비 이수야 (1993년생)
운동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정말 노력파,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입니다.
우리 팀에서 최고 성실한 선 수야~~ 바로 이수야~~! 족구공만 보면 야수로 변신하는 헤더 천재, 이수야. ps. 날카로운 서브 조심하시오
취재에 응해주시고 칼럼 쓰는 것을 허락해 주신 태극 스포츠 조용민 감독님과 올포원 선수단에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첫댓글 태극올포원~파이팅~
승승장구하시길
바람니다~~~
감사합니다 : )
조용민감독님,오세철회장님,올포원여러분 화이팅하시고 즐족하시길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