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산, 기암괴석 암릉미 빼어나
항아리처럼 오목한 2km 시목해수욕장 있어 피서 겸한 여름산행지로 제격
전남 신안군 도초면都草面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지구에 접해 있어 경치가 빼어나며 남도 섬 특유의 리아스식 해안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54.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크게 우이도牛耳島와 도초도都草島로 나뉜다.
도초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약 40km 해상에 비금도, 하의도, 신의도 등과 무리를 이루고 있다.
해안선의 길이는 약 86km, 면적은 41.94㎢로 서울 여의도의 5배 정도 크기이며 우리나라에서 13번째로 큰 섬이다.
북쪽에 이웃한 비금도와는 1996년 길이 937m의 서남문대교가 개통되면서 하나의 섬이나 다름없다.
도초도는 도초면사무소 소재지로서 오봉산(110m), 용당산(203m), 금성산(219m) 등 낮은 산들이 자리하고 있다. 큰산(265.7m)은 도초도의 산들 중 가장 높은 산이다.
최고봉이라고 해봤자 높이 200m 중반대이지만 항아리처럼 오목한 시목해수욕장 옆에 망루처럼 솟아 있어 조망이 매우 아름답다.
산행하면서 2km에 달하는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지나가기에 해수욕을 겸한 여름산행으로 적합하다.
큰산에서는 ‘은빛 나는 해수욕장, 그리고 산과 섬’을 주제로 10년 가까이 전국등반대회가 열린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비금도 선왕산(255m)의 명성에 가려 거의 존재감이 없어졌다.
신안군청 홈페이지를 살펴봐도 가거도 독실산, 비금도 선왕산, 암태도 승봉산, 자은도 두봉산 정도만 소개하고 만다.
도초도를 소개하는 곳도 시목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고란평야가 펼쳐져 인재가 많이 난 섬
큰산 산행은 비금도 선왕산 산행을 겸한 가벼운 코스 정도로 여기지만 큰산만의 매력은 여느 섬 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길목 곳곳에 솟구친 기암괴석과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다도해 풍경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코스가 다소 짧은 것이 아쉽지만 짧은 만남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소소한 감동이 있다. 산이 낮아 표고차가 크지 않고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 있어 쉬엄쉬엄 다녀올 수 있다.
산행은 시목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원점회귀한다.
산행들머리는 시목해수욕장 입구 직전 ‘도초시목해수욕장’ 표지석이 있는 고갯마루이다.
‘큰산 등산로’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밭 사이로 작은 길을 지나면 사스피레나무가 우거져 터널처럼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큰산은 민둥산에 가까운 모습이다.
키 작은 소나무가 듬성듬성 있고 고사리가 많다.
잔디밭을 걷는 것처럼 발의 촉감도 좋다. 10분 정도 오르면 능선이 시작되고 시야가 트이면서 시목해수욕장과 섬 전경 그리고 바다에 떠 있는 이웃 섬들이 조망된다.
큰산 등산로 초입의 사스피레나무 터널. 이곳을 벗어나면 전체적으로 민둥산이나 다름없다. 20분가량은 오르막이 이어진다.
사방 어느 방향이나 섬들이 장막처럼 보인다.
동쪽으로 죽련저수지와 죽련염전이 펼쳐져 있고 금성산이 우뚝 서 있다.
섬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보다는 내륙의 어느 산에 오른 듯한 기분이다.
실제 도초도에는 신안군에서 가장 넓은 고란평야가 펼쳐져 있어 1년에 6,000톤 가까이 쌀을 수확한다.
예로부터 “비금도에는 부자가 많고 도초도에는 인재가 많다”고 했다.
비옥한 땅에서 농사를 지어 돈을 벌어 자녀들을 도시로 유학 보냈고 자연히 법조계 인사도 많이 배출됐다고 한다.
첫 번째 쉼터 벤치에서도 어김없이 해수욕장 전경이 잘 보인다.
밤색 철제난간이 나타나면서부터 경사가 슬슬 세어진다.
등산로 입구에서 2km, 약 40분 정도면 첫 번째 전망대(202m)에 닿는다.
순식간에 시야가 터지며 바다가 보인다.
크고 작은 섬들이 군무를 펼치는 듯하다.
북쪽으로는 자은도 두봉산과 안좌도가 조망되고,
남쪽으로는 하의도까지 시원하게 바라다 보인다.
등산안내도에는 이곳을 정상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실제 정상은 좀더 위쪽에 있다.
부엉이바위에 서면 멍에섬과 대야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오른쪽에 농간바위가 있다. 암릉지대와 함께 빼어난 바다풍경도 끊임없이 어이진다.
왼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철제난간이 있어 안전하다. 작은 봉우리를 오를 때마다 또 다른 풍경들이 같이 열린다.
함께한 일행들이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는다.
혹자는 “통영의 대매물도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제주 외돌괴 같은 바위를 지나고 커다란 바위의 허리를 안고 돌아서기도 하지만 곳곳에 난간과 철제계단이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안내도가 있었을 법한 목재 구조물이 있는 곳이 실제 정상이다.
정상석은 따로 없지만 대야도, 경치도, 산의도, 석황도, 그리고 우이도까지 보이는 환상적인 조망이 정상석을 대신한다.
정상에서 끝봉으로 가는 동안에도 멋진 풍경이 계속된다.
5분 정도 진행해 ‘임도 0.54km’ 이정표를 만나면 직진해야 한다.
떡시루 같은 바위를 오르고 나면 다시 한 번 조망이 터진다. 굽
은 소나무와 바다 너머 모래언덕으로 유명한 우이도 상산(361m)이 더욱 가까이 보인다.
해송지역을 지나면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된다.
고래등처럼 둥근 암벽 내리막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만 매우 낡은 것들이어서 안전에 특히 주의해야한다.
멍에섬, 대야도, 자라바위, 농간바위 등을 구경하며 10분 정도 내려가면 소나무 아래 설치된 멋진 나무의자와 만난다.
이 의자에 앉으면 멍에섬이 바로 보인다.
오래전 영화 ‘쉬리’에 나왔던 제주도 ‘쉬리벤치’가 연상된다.
환상적인 바다와 섬 풍경, 잔잔히 밀려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여유와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끝산에서 바라보는 시목해수욕장 주변의 리아스식 해안. 숲길을 7분 정도 내려간다. 소나무 향기가 좋다.
갈림길에서 ‘부엉이바위길’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다.
전망대에서는 거대한 악어 한 마리가 바다를 향해 기어가 듯한 형상을 한 악어바위를 볼 수 있다.
큰산은 시목해수욕장을 감싸고 있어서 어느 곳에서나 해수욕장이 보인다. 철탑을 지나고 닿는 빛바랜 안내도가 있는 곳이 부엉이바위 전망대로 추정된다.
멍에섬과 대야도를 비롯한 부속 섬들의 조망이 매우 아름답다.
우측으로 물에 잠길 듯한 바위가 농간바위다.
이 바위에 운무가 서려 있을 때는 바위가 움직이는 것 같은, 말 그대로 사람을 농간하는 듯한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갈림길 이정표로 되돌아와 왼쪽 오솔길을 5분 정도 지나면 넓은 공터가 나온다.
이곳부터 시목해수욕장까지 이정표 상 거리는 2.1km다.
구불구불한 콘크리트도로를 따라 가지만 해안선의 경치와 바닷바람이 있어 크게 지루하지는 않다.
15분 정도 걸어 만나는 ‘숲길 산책로’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시목해수욕장의 끝자락에 들어선다.
감나무가 많아서 ‘시목杮木’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지금은 감나무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시목해수욕장은 반달처럼 오목한 백사장이 100m 정도 이어진다. 모래가 단단하며 매우 깨끗하다.
도초도와 비금도를 연결하는 서남문대교는 우리나라의 서남단 쪽에서 들어오는 첫 관문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
996년에 준공되었으며 길이는 937m이다.
산행길잡이
■ 시목해수욕장~쉼터~조망바위(202m)~암릉지대~정상~조망바위~소나무 벤치~부엉이바위~임도~숲길산책로 이정표~시목해수욕장~ 팔각정(약 7km, 약 3시간)
교통(지역번호 061)
목포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이 짝수일 08:10, 13:00, 홀수일 07:50, 16:00에 운항한다.
요금 1만9,300원. 약 50분. 차도선인 대흥페리9호와 충무훼리호는 07:00, 13:00, 15:00 운행한다
(섬사랑6호는 11:40 편도만 운행). 요금 1만200원. 2시간 25분. 목포 북항에서는 차도선인 도초카훼리가 06:00, 10:40, 15:30에 비금도 가산항까지 운행한다.
가산항에서 도초도 큰산까지는 25km 거리다.
공영버스가 있지만(1,400원) 단체로 이동하기에는 불편하다.
25인승 전세버스(011-642-9898)와 도초개인택시(275-9993)가 수시 운행 중이다.
1인 9,000원(왕복). 단체는 송공항 예약사무실(271-9917)에 사전예약.
숙식(지역번호 061)
명품 시금치인 섬초와 천일염 주산지인 도초면 어디에서나 천일염으로 양념한 섬초를 맛볼 수 있다.
시목해수욕장 옆에 있는 미주민박(275-7036), 도초회 민박(275-2254)은 식당을 겸한 민박집이다.
선착장 주변 보광식당(275-2135), 비룡식당(275-3100), 돌고래횟집(275-7337)이 유명하다.
볼거리
일몰 명소로 문바위를 꼽는다.
도초도 서쪽 발매리에서 남쪽으로 올라가면 우이도와 경치도를 바라보는 해변에 위치하며 대문처럼 생긴 바위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아름답다.
남리마을은 신안군 내의 유일하게 30여 채의 초가가 보존된 초가마을이다.
625 전쟁 중 서울 수복 때 중앙청에 태극기를 맨 처음 게양했던 박정모(예비역 대령) 추모공원과 외남리 석장승이 도로변에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근 비금도에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기념관이 있다.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했으며, 이세돌 생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