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은 또다시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합니다(1절). 그래서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블레셋(Philistia)에 의해 무려 40년 동안 고통을 당하게 하십니다(1절). 이러한 암담한 상황에 임신하지 못하는 한 여인에게 하나님의 사자(使者)가 나타나셔서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2절, 3절). 이 여인은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약 26km 정도에 단 지파와 유다 지파의 경계에 있는 소라(Zorah)라는 성읍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남편은 단(Dan) 지파에 속한 마노아(Manoah)였습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마노아의 아내에게 나타나 임신하여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니, 아들을 낳을 때까지 포도주와 독주(毒酒)를 마시지 말고,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라고 말씀하면서, 낳은 아들은 태(胎)에서부터 나실인(Nazirite)으로 하나님께 바쳐진 자이며, 그가 블레셋 족속에게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4절, 5절). 그러니 거룩한 삶을 살아가면서 잘 준비하라는 말씀입니다.
나실인은 “구별하다”, “삼가다”, “바친다”, ‘“헌신한다”는 뜻을 가진 ‘나자르’(נָזַר, nazar)에서 파생된 말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일정 기간 혹은 일평생 하나님을 섬기기 위하여 헌신할 수 있는 서약 제도를 마련해 주시고(민 6:2), 이렇게 특별한 서약을 통해 자신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헌신하기로 결정한 사람을 나실인이라고 불렀습니다. 나실인은 헌신하는 기간 동안 발효된 음료와 포도주와 독주 등을 마시지 않았고(민 6:3), 머리카락을 자르지도 않았으며(민 6:5), 죽은 시체를 만지지도 않게 하였습니다(민 6:6~8). 나실인은 특정 기간을 정하여 헌신하게 하였고, 그 기간이 지나면 일반인처럼 살아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종신(終身) 동안 나실인으로 바쳐진 자들도 있었는데, 성경은 삼손(Samson)과 사무엘만이 종신 나실인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마노아의 아내는 하나님의 사자가 한 이야기를 남편에게 가서 전했는데(6절, 7절),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마노아는 하나님께 기도하여 그 하나님의 사자를 다시 한번 자기에게 보내주셔서 그 아들이 태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합니다(8절). 마노아는 매우 진지한 태도로 하나님을 향한 것입니다. 단지 아들이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에 기뻐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그 아들을 나실인으로 자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하나님께 물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마노아의 기도에 응답하여서 다시 마노아의 아내에게 나타났고, 마노아의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가서 하나님의 사자 앞으로 데리고 왔고, 마노아는 낳게 될 아들을 어떻게 길러야 하며,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9절~12절). 이러한 마노아의 질문에, 하나님의 사자는 다시 한번 포도나무의 소산을 먹지 말고, 포도주나 독주도 마시지 말고,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 것이며, 하나님의 사자가 마노아의 아내에게 명령한 것은 다 지키라고 말씀합니다(13절, 14절). 민수기 6장에 나오는 나실인의 규례를 지키라고 말씀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범죄하며 이방 민족의 압제에 고통 받고 있을 때, 이스라엘 백성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사사를 보내시는데, 매우 평범한 자들, 사회적으로 약자(弱者)로 여겨질 만한 사람들을 택하셔서 사사로 삼으십니다. 마노아와 마노아의 아내도 임신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자들인데, 이들을 택하셔서 이들을 통해 사사 삼손을 보내시기로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사사 삼손을 낳게 마노아와 마노아의 아내는 정결하고 거룩한 삶으로 삼손이 태어나길 준비했고, 삼손이 나실인으로 잘 자라게 하려고 준비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 어떻게 우리를 사용하실지 모릅니다. 물론 우리의 능력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선택하시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온전한 믿음으로 준비한 자들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실 것입니다. 어두운 세대에 하나님께서 언제든지 사용하실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 앞에 굳게 두며 살아가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