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山寺)의 주련(柱聯)
주련이란 사찰이나 서원 또는 한옥의 기둥이나 바람벽 따위에 장식으로 세로로 써붙이는 글씨를 말한다. 기둥에 시구(詩句)를 연하여 걸었다는 뜻에서 주련이라 부른다. 영련(楹聯)이라고도 하는 주련은 한지에 붓글씨를 써서 붙이는 것으로 시작되어 나중에는 나무판에 직접 쓰거나 목각해서 내거는 것으로 발전해왔다.
주련의 시작은 선비들의 주택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주련이 사찰 전각에 언제부터 걸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고증할 만한 자료는 없다. 다만, 조선시대에 나온 <朝鮮古蹟圖譜>등에 유명 사찰 전각 기둥에 주련이 없는 것을 보면 그 역사가 오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사찰 주련으로 오래된 것으로는, 위당 신헌이 쓴 해인사의 수다라장 입구의 협문 주련,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쓴 남양주 흥국사 만월보전 주련 등이 있는 데, 모두가 1백년 안팎의 것들이다.
그 이유는, 사찰 전각의 기둥들은 대개 원형이거나 배흘림 기둥이기 때문에 목판의 주련을 내걸기가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사찰에서는 현재 건축물이 신축 증축될 때 반드시 주련도 함께 걸고 있다. 주련은 불교사, 서예사, 미술사적으로 가치를 지닌 하나의 독립된 문화유산이 되었다.
주련의 내용은 주로 부처님의 말씀이나 조사들의 글귀 또는 명사들의 싯귀들이다. 형태는 주로 대구(對句)의 율시들이다. 글씨는 스님들이 직접 쓰기도 하고, 다른 절의 유명한 글씨르 영인해서 내걸기도 한다. 양반가에서는 더러 유명한 서예가의 글씨를 내걸기도 한다. 강릉 오죽헌 주련 글씨는 서예가 추사 김정희(金正喜) 선생의 필적이다.
색깔은 검은 바탕에 흰글씨, 또는 흰 바탕에 검은 글씨가 대부분이며, 근래 들어서는 한글 주련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싯구의 위아래에는 연꽃이나 당초 무늬를 새기기도 한다.
주련의 재질은 근대 이전의 것은 소나무가 대부분이었으나, 근대 이후에는 소나무를 비롯하여 피나무, 배나무, 느티나무 등 재질이 다양해졌다.
그러나, 조계산 선암사 대웅전의 경우처럼 주련을 의도적으로 달지 않은 곳도 있다. 그것은 문자를 쓰거나 말을 하면 ‘개구즉착(開口卽錯)이기 때문이다. 즉 그 어떤 미사여구의 언어도 본질에서 먼 것이라는 주장이다.
- 주련의 한글화 - 사찰의 큰법당을 비롯한 각 전(殿)과 각(閣)의 주련(柱聯)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불자나 일반인이 알기 어렵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는 더구나 어려운 일이다. 주련을 한글로 쉽게 풀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불교의 깊고 넓은 이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어야겠다. 이 일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절에는 주련의 글귀를 우리말로 풀어 쓸 실력을 지닌 스님들이 많다. 강원ㆍ선방 스님 그리고 학덕이 높으신 어른들이 계신다. 이 분들이 한 생각 바꾸시면 힘든 일이 아니다. 종무소 소임자들은 이 한글로 풀이한 주련을 어떻게 참배객과 일반인에게 알릴까를 궁리하면 되리라. 주련 한 귀퉁이에 한글 풀이를 작게 쓴 안내문을 붙여도 좋겠고 별도의 안내판을 전각 옆에 세우는 방법도 있다. 그 방법이야 어떻든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널리 알리면 얼마나 좋으랴.
언젠가 우리동네에 들어오는 버스 창문에 시 한편을 종이에 써서 붙여놓은 것을 보았다. 또 지리산에 ‘산중도서관’을 설치하고 시집 50~100여권을 비치했더니 등산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버스에도, 깊은 산중에도 시(詩)가 있는 데 절에는 시가 없다고들 한다. 시를 쓴 종이가 붙어 있는 곳도 없고 시집을 펼쳐놓은 공간이 보이지 않기에 하는 소리일 것이다. 몰라서 그런 것인데 그 말을 탓할 일이 아니다. 있는 것, 어느 시보다도 오묘한 뜻을 품고 있는 시가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은 쪽에 잘못이 있는 것이다. 주련의 한글화는 훌륭한 포교다.
문화관광해설사와 포교사를 위한 교재가 출간된다고 한다. 그 속에도 주련의 한글풀이도 들어 있기 바란다. 절에 가서 큰법당 부처님께 삼배하고 또 스님의 설법을 듣고…. 보통사람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이제는 참배하고 설법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불교미술 불교건축 불교조각 등에도 관심을 갖게끔 사람들을 일깨우는 일에 더 많은 힘을 들여야 할 줄 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 된다’고 한다. 스스로 알고 이를 남에게 보게 하는 일은 스님과 신도의 몫이다.
- 편안한 하루 되소서,,
成佛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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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배우고 갑니다~ 다대왕보살님 감사드려요~오늘도 행복한 오우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