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Ⅱ-86]“재수 없다”는 말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현상, 사물을 처음 한 마디로 말(평)할 때, “아이- 재수없어!”를 버릇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고향 형님(성님)이 계신다. 귀향한 지 7년차, 이 분과 친히 어울린 지 년수가 제법 되는데, 표현 자체가 워낙 직설적이어서 ‘그렇게 말해도 되나?’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했다. 허나, 자꾸 듣다보니,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현상, 사물들을 갈라치기할 때 이 말처럼 ‘적확한(?) 말이 없는 것같다. 나도 생각해 보면, 그분 말처럼 하루하루 살면서 정말 “재수 없는”경우를 자주 접한다. 누구를 역부로(일부러) 씹자고 하는 말이 아님을 알리라. 세상은 ‘재수없는 일(사람)’이 대부분인 것을. 아아-, 그 반대로 ‘재수가 많거나 재수가 있는 사람(일)’이 더 많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당신의 성질이나 정치 성향이 맞지 않아서 쓸 때도 많지만, 사람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인성(人性)의 부재(不在)’ 경우에도 자주 쓰신다. ‘경우(경위. 涇渭. 사리의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가 있고 없고는 사람에 대한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지 않던가.
최근 북조선에서 제9차 당대회가 끝난 후 김정은의 망언을 예로 들어보자. “남한을 동족(同族)에서 영구히 배제하겠다”는 말같지 않은 말을 듣자마자, 성님이 단 한마디로 “천하에 재수없는 놈” 이라고 일축하는데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그처럼 재수없는 말을 지껄이는 그 지도자는 정말 재수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듯한 딸내미를 어느 행사에든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보면 기도 차지 않는다. 지금은 내란이 진압되어 제대로 된 지도자가 나라를 살리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마누라 말이라면 꼼짝도 못한 천둥벌거숭이같은 알코올 중독자가 한때 국정을 3년이나 이끈 적이 있었다. 그처럼 재수없는 사람은 찾기조차 힘들 것이다. 그는 민족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정말 재수없는 ‘넘’이었다. ‘재수 있다’ ‘재수 없다’라는 말은 ‘갈라치기의 말’로 이렇게 절묘한 단어도 딱히 없을 것같다. 정치로 말하면 정말 '제수없는 놈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한때 윤석열과 샴쌍동이같언 한동훈이 정치인이고 정치에 대해 무엇을 아는 사람일까? 글로벌하게 보자. 트럼프는 또 뭣하는 세계대통령인가? 얼마나 재수없는 놈인가 말이다. 아마도 전라북도 출신이라면 그 말의 뉘앙스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한데, 타 지방 사람들은 거의 쓰지 않거나 낯선 말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그 성님하고는 주고받는 말이 무슨 말이든 재미가 쏠쏠하다. 말하는데 ‘맛’이 나고 재미가 있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어찌나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지, 특히 사투리나 방언 또는 관용구에 대한 조예가 어지간히 높다. 그러니 그 앞에서 말을 어리버리하다간 그 자리에서 박살이 난다. 같은 말도 조심스럽다. 그 상황에 제대로 어울리지 않는 말을 쓰면 금세 지적하고, 고쳐주는 순발력은 타고 난 듯하다. 완벽주의자같은 그런 사람이, 왜 있지 않은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정의한 서양 철학자가 있었다. 말이라는 게 ‘어’ 다르고 ‘아’다르다는 말도 같은 뜻일 터,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속담도 진리임에 틀림없다. 그 성님 앞에선 말 한번 잘못 사용하면 ‘외수’가 없다. 외수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거나 ‘다른 방도가 없다’ ‘꼼짝달싹 못하다’는 뜻일 터. 말하는 사람이 무참하고 민망해진다. 그러니, 재수없는 말이나 행동은 극히 삼가야 한다. 국어를 맨처음 배울 때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제대로 배워야 했건만, 학교에서는 말하기 교육을 소홀히 한 탓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여간 ‘재수없다’는 말은 옛날 어른들이 ‘저 놈은 뉘집 자식이여?’ ‘애비가 누구여?’ 하던 말의 현대판인 듯하다. 어떤 경우든, 주변을 배려하지 않고 하는 나의 말이나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재수없는 사람(행동)’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재수없는 일’일 것같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윤석열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언행일치를 보라. 우리 말년에 저처럼 재수 있는 분을 대통령으로 모시는 홍복을 누릴 줄 누가 알았으랴. 고고씽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