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우산도 쓰지 않고 돌아다니다가 소낙비가 내려 부리나케 돌아왔다.
이슬비였는데, 열 받게 했다.
집에 왔더니 다시 이슬비다.
문득, 비의 종류가 생각났다. 글쓰기에서는 비의 종류가 중요하고 다양한 캐릭터 중의 하나다.
수림(愁霖) - 시름겨운 장마, 혹은 슬픈 장마로 불린다
“한여름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시나 소설에서 사용하면 감칠맛이 나지요)”
뇌우-번개가 치고 천둥소리를 내며 내리는 비
비꽃-비가 내릴 즈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
안개비-눈에 보이지 않는 비
는개-안개보다 좀 굵은 비
이슬비-는개보다 좀 더 굵은 비
가랑비-이슬비보다 굵지만 가늘게 조금씩 내리는 비
보슬비-바람이 불지 않은, 작은 알갱이로 보슬보슬 내리는 비
부슬비-보슬비보다 좀 굵게 내리는 비
가루비
잔비
싸락비
색시비-새색시처럼 소리없이 수줍게 내리는 비
날비-놋날처럼 가늘게 내리는 비
발비-빗발이 선명하게, 굵게 내리는 비
작달비-굵고 세차게 내리는 비
장대비
주룩비
달구비
채찍비
여우비-맑은 날 잠시 내리다 그치는 비
도둑비
소낙비(소나기)
산돌림-산기슭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내리는 비
먼지잼-겨우 먼지나 적시게 내리는 비
개부심-장마로 홍수가 진 후 잠시 멎었다가 다시 내려 진흙을 쓸어내는 비
바람비
누리-큰 빗방울이 공중에서 찬공기를 만나 얼어서 떨어지는 우박
궂은비-추적추적 오래도록 내리는 비
보름치-음력 보름경에 내리는 비
그믐치-음력 그믐께 내리는 비
복물. 복비-복날 전후로 내리는 비
악수. 억수-세차게 내리는 비
마른비-땅이 적시기 전에 마르는 비
웃비-좍좍 내리다 그치길 반복하는 비
해비-해가 떴는데 내리는비, 호랑이 장가 간다는 날 내리는 비
단비-꿀비(꿀비는 북쪽에서 부르는 비 이름)
목비-모내기 할 때 내리는 비
못비-모내기에 흡족 하도록 내리는 비
약비
일비-봄비
잠비-한여름, 낮잠 잘 때를 일컫는
떡비-가을비
술비-겨울비, 농한기에 술잔을 주고받는 데서 유래
우레비-우레가 치며 내리는 비
장맛비-수림(愁霖)
오란비-장마의 옛말
건들장마-초가을에 내리다 마다 하는 비
무더기비
모다깃비-뭇매를 치듯 쏟아지는 비
작달이. 자드락비-굵고 거칠게 내리는 비, 아스팔트에 꽂히듯 쏟아지는 비
비보라-센 바람과 함께 내리치는 비
흙비
등등 우리말로 불리는 비의 종류입니다
우리말로 지어진 비의 종류는 엄청납니다.
그 동안 내가 알았던 비의 종류는 극히 일부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