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자 태희를 데리고 태국 치앙마이 여행
(2014.3.23-3.28)
태희(泰熙)가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고 나이도 10살이 되었으므로 내가 더 늙기 전에 손자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서, 태희 어멈에게 태희 여권을 일산 동구청 여권과에서 받도록하여 가까운 동남아 태국 북부 지방의 청정도시 치앙마이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온누리투어 여행사를 통하여 일정을 5박 6일로 정하고 태국, 라오스, 미얀마의 삼각국경지역(Golden Triangle)을 택하게 되었다.
3월 23일 오후에 아내와 함께 태희네 식구가 모두 태희 아범 차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가서 오후 6시에 태국으로 떠나는 진에어 비행기 탑승수속을 했다. 여행사 담당자를 만나서 가이드는 현지 공항에서 만나기로하고 식구들의 전송을 받으면서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2002년도에 태희 아범이 결혼하기 전에 중국 북경을 함께 다녀온 생각을 하면서 손자를 데리고 해외여행 출국수속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항공사 직원의 안내로 비행기에 탑승하여 태희를 창가에 앉이고 비행기가 이륙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비행시간은 인천에서 치앙마이까지 5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태희는 모든 것이 신기한지 할아버지를 부르면서 여러 가지를 물어본다. 기내식이 나와서 맛있게 먹으면서 “우리나라는 요즈음 봄 날씨가 바람이 불어 춥지만 태국은 적도 부근이라서 항상 여름처럼 덥다”고 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가지고 온 책을 보면서 눈을 조금 붙이고 나니 치앙마이 공항에 자정이 다 되어서 도착했다.
입국수속이 끝난 후 가이드를 만나서 일행 7명과 함께 호텔에 투숙하기 전에 시장에서 유명한 태국 쌀국수를 먹었다. 호텔에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아서 얼굴과 손발을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데 태희가 자다가 엄마 생각이 나서 그런지 일어나 앉아 있어서, “할아버지가 옆에 있으니 안심하고 자라”하고 타일렀다. 이튿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아침기도를 바친 다음 1층 로비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호텔식으로 준비된 아침식사를 하고 호텔 주위를 둘러보았다.
가이드의 안내로 전용버스를 타고 뱀농장으로 가서 코브라 뱀 쇼를 관람했다. 뱀 사육사가 아나콘다 큰 뱀을 가지고 놀다가 물탱크에 던진 후 탱크 속으로 뛰어 들어가서 잠수하여 아나콘다뱀을 잡아 가지고 물 밖으로 나오는 광경을 보고 모두들 놀라면서 박수를 쳤다.
밀림이 우거진 강가로 이동해서 대나무 뗏목래푸팅 체험을 했는데 익살스런 뗏목사공들이 앞뒤에서 노를 저었다. 한 시간 가량 노를 젓는 사공들은 주로 미얀마나 라오스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코끼리 농장으로 가서 영리한 코끼리들이 화가처럼 붓을 입에 물고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재미있게 본 다음, 우마차를 타고 코끼리들이 모여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서 태희와 같이 사육사가 모는 육중한 코끼리를 타고 냇가를 건너서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정류장까지 갔는데 태희는 무섭지 않고 재미 있었다고 한다.
전용버스를 타고 4시간 이상 북쪽으로 올라가서 치앙라이 외곽에 있는 별장식 호텔에 투숙했다. 태희가 둘째 날은 잘 잤는데 모기가 있어서 팔과 다리를 몇 군데 물렸다. 집에서 가지고 온 알로에를 모기 물린 곳에 발라 주었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라오스 국경 근처로 가서 배를 타고 메콩강을 건너가서 라오스 국경 마을를 살펴보았다.
라오스는 태국보다 경제발전이 뒤져서 마을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60년대와 비슷하였다. 다시 배를 타고 태국쪽으로 건너와서 미얀마 국경 근처를 둘러보았는데 미얀마가 바로 다리 건너편에 있어서 바라보니 태국의 활기찬 모습과 대조적으로 한가한 분위기였다.
나는 2012년 봄에 친구와 함께 미얀마 수도 양곤에 이틀 다녀온 적이 있어서 불교국가인 미얀마의 황금으로 장식한 불탑 파고다의 화려함이 눈에 선하다.
트라이앵글은 양귀비 재배지로 한 때 유명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마약박물관에서 옛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치앙마이로 돌아오는 길에 고산족 5개 마을에 들렸는데 태희와 나는 고구려 후손인 소수민족들과 함께 대나무로 민속놀이를 같이 하면서 사진도 찍었다. 고산족중 한 부족들은 지금도 여자들이 어렸을 때부터 무거운 링을 목에 걸고 생활하는 모습이 애처러워 보였다. 오후에는 날씨가 무더운 가운데 온천장으로 가서 온천욕을 하였는데 나는 온천물이 뜨거워서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서 좋았다. 손자는 물이 뜨겁다고 탕속으로 들어오지 않아 탕밖에서 몸을 씻어주었다.
치앙마이로 돌아와서 저녁식사는 태국 민속춤을 관람하면서 태국 전통식으로 하고 첫날 묵었던 호텔에 들어가서 잠을 잤다.
태희는 학교에 제출할 체험일기를 그날 본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적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은 호텔조식 후 도이인나논 국립공원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해발 2565M 인타놀산에 올라가서 원시림에서 삼림욕을 한 시간 가량하니 기분이 상쾌하였다.
해발 2300M에 있는 태국왕 장수 기념탑을 관광하고 치앙마이 시내로 들어가서 극락과 지옥을 표현한 아름다운 사원 완릉쿤을 관람한 후 맛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손자가 어려서 맛사지를 받기가 곤란하므로, 나는 휴게실에서 태희를 데리고 쉬고 있는 동안에 일행들은 2시간 맛사지를 받았다.
저녁에는 뚝뚝이 오토바이를 타고 야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싱싱한 망고를 사가지고 호텔로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망고를 먹으면서 태희에게 할아버지와 4일째 여행하고 있는 태국(泰國,Thailand)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여주었다. “태국은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 두 배 이상 넓고 인구는 6500만이 살고 있으며, 동쪽에는 우리가 어제 메콩강에서 배를 타고 건너 갔다 온 라오스가 있고, 서쪽에는 국경 시장에서 다리 건너편에 바라보았던 미얀마라는 나라가 있다. 이 나라의 수도는 방콕으로 남쪽에 있으며 입헌군주국으로 왕을 모시는 나라이지만 정치는 국민 선출한 총리가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 번도 강대국의 지배를 받지 않고 살아온 타이족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민 95%가 부처님을 공경하는 불교 국가이다.”하고 설명을 하니까,
태희가 “아! 할아버지, 그래서 가는 곳마다 절을 많이 볼 수 있군요”하고 대답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6.25전쟁이 일어나 어려움을 당하였을 때 태국에서 군대를 파견하여 우리를 도와 준 고마운 일을 잊어서는 않된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태국보다 경제가 발전하여 잘 살고 있지만 6.25전쟁을 할 때는 우리나라가 매우 가난하였단다”. “할아버지, 그러면 우리는 태국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겠군요” “그렇지, 태희가 이제는 다 컸구나! 요즈음 우리나라에 와서 힘든 일을 하고 있는 태국 사람들을 우리는 친절하게 대하여 주어야 한다.” 태희는 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었다.
마지막 날은 전 탁신 총리의 생가가 있는 주위에 개발중인 유적지를 돌아보고 태국 최대의 수공예단지 싼캄팅 민예 마을등을 관람하면서 간단한 쇼핑을 하고, 귀국하는 비행기 시간이 많이 남아서 시내 백화점을 구경한 다음 치앙마이 공항으로 가서 밤11시에 인천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태희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고단해서 잠들고 간식으로 나오는 기내식도 먹지 않고 계속 잠을 자면서 3월 28일 새벽 6시에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가방을 찾은 다음 그동안 태희를 보살펴 주신 일행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송파에서 부인의 환갑여행을 오신 건설회사의 장상무는 태희를 귀여워 해 주시면서 같이 식사도 하고, “할아버지가 손자를 데리고 멀리 여행을 온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하면서 많이 챙겨 주셨다.
평택에서 다섯 분의 독서회 모임을 하는 중년부인들이 오셨는데 회장이신 박여사께서는 태희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사진도 찍어 주시고 보살펴 주셨다. “엄마, 아빠를 떨어져서 할아버지와 먼 곳을 여행 온 태희가 기특하다” 하면서 칭찬을 해 주셨다.
나는 어린 손자를 데리고 낯 선 이국땅을 여행 하면서 혹시 탈이나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손자가 잘 따라 주어서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다.
태희도 할아버지와 6일 동안 해외여행을 하면서 이웃나라에서 재미있게 새로운 것을 많이 보았다고 하며 즐거워하였는데, 먼 훗날 성장하여 ‘할아버지와 해외 첫 여행’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였으면 좋겠다.
*트라이앵글 지역인 메콩강가에서
*고산족 마을에서 고구려 후손들과 함께
*추신:계간지 ‘관세사’ 여름호에 실닌 여행기입니다.
첫댓글 손자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 주었군요 평생 좋은 기억으
로 남길것으로 생각 됩니다
그리고 여행 수기.. 내가 여행 다녀온 기분이네요
잘 감상 했읍니다 ^^
같이 여행을 다녀와도 나는 사진을 촬영하고 그사진에 배경 음악과 제목을 붙여 동영상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내는데. 너는 여행기를 써서 계간지 관세사에 게재하여
원고료?라도 받고 또 이렇게 카페에 올려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니 네가 나보다 한 수 위인 것같다.
손자와의 여행 - 아주 특별한 해외 여행이네요. 여행기록도 차분하게 정리 하셨고....손자가 성장 하면서 거시적인 생각을 할것입니다. 김현재, 유명균 여행가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