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제일, 품질제이, 생산제삼(安全第一, 品質第二, 生産
第三)." 1906년 미국 철강회사의 게리(Gary E.H) 사장이 산
업재해의 다발에 대처하기 위해 그 때까지의 사시(社是)였
던 '생산제일, 품질제이, 안 전제삼'의 순서를 정반대로 바
꿔 제창한 경영방침이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 수입되면서 '안전제일'만 맹목적으로
남고 '품질 제이, 생산제삼'은 누락된 채 주의 환기용의 단
순한 표어가 되어 버 렸다.
중국의 옛말과 같이 귤이 회수를 건넌 뒤 탱자가 된 꼴이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36돌을 맞으면서 이 말의 의미를 새
삼 되새겨 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게리 사장의 의도는 경영철학이었지 안전표어가 아니었다.
"안전은 생산의 출발점이자 품질ㆍ생산과 표리일체"임을 주
장한 것이 다.
게리가 '안전제일'을 역설한 지 100여 년이 흘렀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과거에 비하면 안전경영에 대한 인식
이 빠른 템 포로 확산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이자 조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기업이 안전에 대한 비용을 '투
자'로 생각 하기 보다는 '손실'로 인식하는 사례가 허다하
다.
이는 매년 8만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산업재해를
당하고 있 고 이로 인해 2만명 이상의 신체장애인이 양산되
고 있는 현실에서 잘 나타난다.
산업재해자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실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산업재해 로 인해 정신적ㆍ경제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셈이
다.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 또한 우리나라 1년 예산의
9%를 상회 하는 10조1000억원에 달한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이 "재난을 미리 짐작하고 이를 예방하
는 것은 재 난을 만난 뒤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훨씬 낫
다"라고 설파했듯이 안전 에 있어서 예방은 최선의 선택이
다.
그리고 산재 예방활동은 기업에 따라 공정과 작업방법 등
이 각기 다 르기 때문에 법과 제도를 통해 규제하는 것보
다 노사가 협력하여 자 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율
적이다.
근로자야말로 현장경험을 통해 위험요소가 어디에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복잡 다양해지고 있는 작업위험을 감안할 때 산재 예
방에 근로 자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은 실효성 있
는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근로자들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최고경
영자가 먼 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이를 실천
해야 한다.
산업안전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
하고 협력 하는 '함께 하는 안전'을 시스템화해 산재예방
에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영국의 안전보건위원회(HSC)는 "안전관리가 불가능한 경영
자는 경영 전체의 관리 또한 불가능하다"는 캐치프레이즈
로 안전경영의 중요성 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땅에 100여 년 전의 게리와 같은 경영자가 많아지는
날, 우리사회 도 명실공히 선진복지국가로 우뚝 서게 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