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 “음식이자 보약”

현대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질병은 당뇨와 고혈압, 뇌경색 등이다. 이는 영양 과잉 공급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최근엔 서양에서 동양의 사찰요리, 약선요리, 발효음식 등 슬로우 푸드(Slow Food)에 관심이 많다. 이른바 한국 전통음식이다. 왜 한국 전통음식이 요즘 들어 각광을 받고 있을까. 바로 음식의 균형과 조화 때문이다. 한국 전통음식은 영양이나 건강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음식재료를 사용하고 요리한다. 이를 테면 어패류나 육류, 채소류 한 가지만으로 요리하지 않고, 이를 함께 버무려 요리하는 것이다. 일반서민음식이나 양반가 음식이 이러할 터인데 궁중음식은 어떠했겠는가.
궁중음식은 임금의 건강과 직결되었고, 임금의 건강은 국가의 안위의 문제였다. 하여 수라상은 ‘음식이자 보약’, 즉 약식동원(藥食同源)이었다. 궁중음식은 단품요리는 물론 식단 자체가 영양공급의 균형과 조화를 이뤘다. 신선로, 삼합초, 완자탕, 용봉탕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대표적인 궁중음식이다. 이들은 모두 주로 한 가지 재료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현대 서양 조리 방법과는 달리, 동양적인 ‘약식동원’ 사상에 바탕을 둔 조리방법을 사용하였다. 서양 코스 음식에서는 채소와 육류, 해물이 따로 따로 제공되고 채소류와 해물 육류가 한 요리로 조리되어 한 접시에 올라가는 음식은 거의 없다. 즉, 서양음식에서는 육류 한 접시, 어패류 한 접시, 채소류 한 접시로 식사를 통해 ‘조화’를 이룬 반면 우리 전통궁중음식인 전복찜, 신선로 등은 육류와 채소, 해산물을 조화롭게 버물려 ‘하나의 음식’으로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