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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일
백록담 2회 첫 도전 성공한
날의 훈련 일지(이진희모니카)
04:00 관음사 출발
관음사 타종 소리, 만물의 평화!
이동건 회장님, 이동주 선배님
적송 숲 솔바람소리와 새들의 노래
산수국 지는 무렵
삼각봉 대피소 펼쳐진 풍광
장엄한 삼각봉
저 바위 곳곳에 원추리 꽃 만개하여
내 발걸음 잡아 끈다
아득하다
현수교 초입, 약수다
두 손 가득 물을 떠 얼굴에 적신다
아차, 방해꾼 안경을 잊었다
다리 보강 공사 중
왕관릉이다
저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제주시 어느 집에서 무얼 하나 다 알것만 같다
키 작은 저 끝에 산수국과 어우러진 엉겅퀴
여름 꽃이다
백록담 북벽
탐라계곡 발원지 마주하는 시선과 같은 높이다
혼자 가만히 여기 서 있으면 안개와 바람
정적이 나를 휘감아 무아가 된다
단 한 번도 같은 풍경일 때가 없다
분화구 저 너머 내가 생각하는 그 분
음성 가끔 듣는다
그것이 위로다 또한 길이다
<바람의 빛깔> 반복하여 듣고
07:10 1회 성공 사진을 찍었다
울트라제주지맹 이동건 회장님과
울트라제주지맹 김영필 훈련부장님
(스코리아 애슬론팀 전 회장님)과
밥과 된장국, 무우말랭이
산에선 모든 음식 맛이 최고다
09:25 성판악에서 다시 출발
한라산에는 노루가 많다
친구다
참으로 안타깝다
고사목이 점점 늘어
구상나무 숲이 황폐화 되어 간다
산에선 모두가 친구다
음식도 내 것 네 것 따로 없다
마음이 넓어져 만나는 그 누구나
그 무엇이나 다 귀한 벗이다
새들은 양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 다 이미 주어졌다
이 아름다움!
백록담 주변 지천이다
12:21 2회 성공
백록담이 내 몸과 마음 치유한다
평화롭다
멋지다
구 용진각 대피소
한 겨울 해외 원정 산악인들이 텐트를 친다
장구목
한 겨울 산악훈련을 하는 곳이다
14:15 관음사 도착(10시간 15분 소요)
성공이다
기꺼이 아이들의 소가 되리라
8월 2일(일) 번개 훈련 공지가 한국울트라마라톤 제주지맹 밴드에 게재 되었습니다.
“백록담 2회 산행, 10시간 30분 제한“
김영필 훈련부장님께서 새벽 5시 관음사 출발하신다는 언급 있었는데 이동주 선배님이 4시에 미리 가신다하여 저도 함께 가겠다고 도움 부탁드려 이동건 회장님(두 분은 형제 간)과 3시 40분 한마음 병원에서 만나 관음사 도착, 4시에 산행 시작 하였습니다.
사방이 온통 깜깜한데 관음사에서 타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새벽 서늘한 공기와 바람이 살갗을 스치며 기분이 몹시 상쾌하였습니다.
두 분이서 손전등을 비쳐주셨고 아주 천천히 산행 시작하여 어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전 날 수면이 아주 많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지난 7월 1일부터 시작한 100% 채식이 주는 몸 가벼움의 덕을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날이 차츰 밝아지자 저는 먼저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갔으며
약 4km 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훤히 밝았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적송 숲은 솔바람 소리로 가득했고 어둠이 물러가자 여러 새들의 노래 소리가 경쾌했습니다.
숲을 빠져나와 삼각봉 대피소에 다다르자 동쪽으로 해가 찬란히 비추고 익숙한 왕관릉이 늠름하게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삼각봉 오른쪽 산비탈 골짜기에는 짙은 안개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드높고 장엄한 삼각봉을 찬찬히 올려다봤더니 노랑 원추리가 너무도 아름답게 여기저기 마구 피어있었습니다. 밧줄이라도 있다면 잡고 올라가 향기를 맡고 싶은 심정이 들었습니다.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안치환의 노래를 들으며 계곡 능선을 내달렸습니다. 현수교에 다다르자 다리 보강 공사로 다리 전체에 철 구조물들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현수교에서 용진각 너머 백록담 북벽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언제나처럼 한라산의 위용을
느끼며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안치환 노래를 들었습니다. 1991년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하며 불렀던 민중가요(노래를 찾는 사람들)가 그리워졌습니다. 용진각 대피소를 지나며 양희은의 <상록수>와 <아침이슬>을 들었습니다.
왕관릉 뒤편 가파른 오르막을 단숨에 지나 평지에 오르자 탁 트인 백록담 북벽이 눈앞에 펼쳐지고 바람소리와 흩어지는 안개들에 마음이 사로잡혔습니다. <님을 위한 행진곡>(5.18 광주민주화운동, 임을 위한 행진곡 원곡)을 틀어 한라산 사방으로 그 소리가 퍼지도록 하였습니다. 구상나무 숲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들었습니다.
구상나무 숲은 하얗게 선 채로 말라죽은 고사목들이 초록의 생기 있는 나무보다 더 많은데
목마름의 애탐을 호소하는 듯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아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
제주소년 오연준 어린이의 <고향의 봄>을 두 번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눈물이 올라왔습니다.
‘이곳에서 놀던 때를 죽음의 목전에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라고 마음에 새겼습니다.
안개는 짙었고 바람은 셌습니다.
구상나무 숲이 환히 내다보이는 백록담 북쪽 능선을 따라 걸으며 제주의 상징, 그 시작이며 끝인 한라산, 그 아래 수 많은 오름들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제주 인들이 나고 자라고 돌아가는 그 오름들, 흙과 땅이 점점 탐욕의 자본으로 유린되며 고통 받는 자연을 생각하자니 서글펐습니다.
백록담 거의 도착하자 저보다 한 시간 뒤에 출발하신 김영필 훈련부장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07:10 백록담엔 우리 둘 뿐이었습니다. 백록담 목책에 몸을 기대어 안개에 휩싸인 백록담을 응시하며 제주 소년 오연준 어린이의 <바람의 빛깔>을 2회 반복하며 들었습니다. 백록담 분화구엔 온통 바람 소리뿐이었습니다. 옅은 안개비가 안경을 하얗게 만들어 백록담 색깔과 하나 되었습니다.
사람들만이 생각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지는 마세요
나무와 바위 작은 새들 조차
세상을 느낄 수가 있어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말아요
그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하려는건지 아나요
그 한적 깊은 산속 숲소리와
바람의 빛깔이 뭔지 아나요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을
얼마나 크게될지 나무를 베면
알수가 없죠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해도
그것은 중요한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 한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이 노래를 듣는 동안 백록담과 나는 하나가 되어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잠시 기도를 마치고.
김영필 훈련부장님과 뒤늦게 도착하신 이동건 회장님과 각각 기념사진을 찍고 성판악으로 내려오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밥과 된장국과 무말랭이. 최고의 만찬입니다.
09:25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하여 물과 김밥 한 줄을 사서 사진을 찍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뿔이 멋진 노루를 만났습니다. 산행 길 바로 곁에서 나뭇잎을 먹으며 서서히 이동했습니다. 저의 닉네임이 ‘한라산 노루‘입니다. 이 녀석은 초식이자 적이 나타나면 한 번에 7~8m 시속 70km를 달리는 멋진 동물입니다. 공격술보다 수공술에 뛰어난 묵자의 평화주의를 지닌 동물로 저는 한라산 노루를 사랑하며 노루처럼 맑은 눈망울을 갖고 싶고 노루처럼 잘 달리고 싶습니다.
진달래밭 대피소 도착 후 약 1km 지나 구상나무 숲에 이르렀을 때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양쪽 스틱에 의지한 채 앞으로 금방 넘어질 듯 허리 구부려 엉엉 울면서 걷고 있었고 아빠는 뒤에서 아무 말이 없으셨습니다. 저는 아이를 길섶 나무 그늘에다 쉬게 하고 “울 힘 있으면 그 힘으로 걷자. 네가 많이 지친 것이니 쉬면 힘이 다시 난다. 죽고 싶을 때 그 죽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보자.
나는 오늘 새벽 4시에 산행 시작해서 지금 정상 두 번째다. 이 앞에 보이는 하얗게 죽은 나무 이름 뭔지 아니? 구상나무 고사목이라고 해. 그냥 서 있는 채로 말라 죽었지. 왤까? 기후변화 때문이란다. 네 아빠가 어린 너를 힘들게 여기 왜 데려왔는지 아니? 아마도 극기, 참을성을 기르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크기를 바라셨을 거 같구나. 커서 어른이 되거든 지구 환경에 대해서도 꼭 생각해 볼 줄 아는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나길 빈다.”
울던 아이가 쉬고 안정 되니 해맑게 웃더군요. 아빠께 기념으로 사진 찍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 아빠가 딸에게 “오늘 고마운 분을 만났구나.”라고 말씀하시며 딸 가방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본인도 한 장 찍으셨습니다.
기쁘게 인사 나누고 앞으로 걸어가는데 뒤에서 그 아빠의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음을 바꾸면 다 되는 거야.”
그 아이가 살아가면서 한라산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12:15 2회 백록담 앞에 섰습니다. 태어나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관음사로 하산하며 발걸음이 참으로 가벼웠습니다. 하산하니 14:15이었습니다. 총 10시간 15분 소요되었습니다.
관음사(04:00)-백록담(07:10)-진달래밭점심(08:00)-성판악(09:25)-백록담(12:21)-관음사(14:15)
신기합니다. 이렇듯 하루 2회 백록담을 다녀와도 발가락 물집 한군데 없고 불편한 곳 전혀 없습니다. 단련이 이렇게 모든 걸 쉽게 해준다는 걸 깨닫습니다. 이 번 번개 훈련을 통해 다음엔 혼자서도 여명일 때 도전해 보고 싶어집니다. 어둠만 아니면 시도와 단련으로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8월 22일 부산썸머비치 울트라마라톤 100km 첫 대회 출전하는데 이번 훈련으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도움 주신 이동건회장님과 이동주 선배님께 감사합니다. 김영필 훈련부장님 또한 감사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한라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1966년생인 저는 4.3의 사생아로 제주시 오등동에서 태어나 가난하고 멸시 받는 수치심속에서 자랐습니다. 중3 겨울방학이 되자 식모살이를 시작하여 주경 야독하며 제주여상 야간을 졸업하였습니다. 신성여중 졸업과 고1 담임 선생님의 안내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85년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은 제게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 해 세례를 받으며 <산 바람 하느님 그리고 나>라는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제게 신앙의 뿌리며 책과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어주는 가장 오래된 고마운 친구입니다.
책(문학)은 꿈을 주었습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주인공이 착한 마음씨로 결말은 늘 행복(구원)하게 끝났습니다. 주인공은 의로웠고 악과 싸우는 존재들로 통쾌함을 주었으며 반복으로 읽어가는 책들은 자연스럽게 주인공을 닮아 가도록 내면화 되어갔습니다. 고달픈 현실을 잊는데 책은 숨통이었습니다. 산 역시 제 마음을 넓혀주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산에 오르면 그 드넓은 자연이 모두 내 것이 되어 주었습니다. 숲은 상쾌하고 평지로 올라서면 하늘은 높고 땅은 끝없이 펼쳐져 비좁은 마음의 다툼은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한 때는 산귀신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인생의 꿈은 오로지 시인이 되고 싶다는 막연함으로 뜻도 잘 모르며 문학과 철학책을 끊임없이 읽었습니다. 시험을 치러 농협 입사를 했는데 조합원이며 나이 많은 무당이셨던 할머니로부터 예금 잔액이 틀리다며 도둑 취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88년 8월 15일 이 때 사표도 쓰지 않고 가출하여 동경했던 구도자의 삶을 시작했지만 책을 통해 상상한 곳과는 달랐으며 결국 집으로 돌아와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91년 코흘리개 초등 친구 안내로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으로 역사에 차츰 눈을 떴으며 사회 구조적 모순에 대해 차츰 알게 되었습니다. 이 단체 활동으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여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 후 아이들에게 좋은 삶을 가르치기 위해 독서를 최우선으로 가르쳤고 인성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청년 시절 맛보았던 그 자유와 즐거움의 가치인 책과 자연을 접하며 생명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랐습니다.
호남이 고향인 남편은 농고 출신으로 오직 몸뚱이 하나(육체노동)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운명인데 허리 대수술을 3회 하게 되면서 한동안 삶을 자포자기하듯 살았습니다. 아이들은 어렸고 가난한 삶은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였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구원)처럼 시간이 흐르며 저의 가정에 점점 빛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건강히 자랐으며 가난도 벗었습니다. 물론 이 모두가 주변의 큰 도움을 받은 것입니다.
2012년 12월, 30여년 한 권 한 권 사 모으며 읽었던 어른과 아이들 책 8천여 권을 모아 주위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인문학작은도서관을 개관하여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시민단체와 연계하여 강정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이어오다 증폭된 현실의 무게와 심리적 안정을 잃고 정신적 분열을 일으켜 2014년 정신병원에서 죽음 같은 고통의 3개월을 보냈습니다.
2010년 7월, 아이들을 키우며 집에서 10여년 독서논술 수업을 했었는데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돈을 벌어야 했고 밤에는 집안일과 다음 날 수업을 위해 잠을 아껴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어느 날 몸에 병이 왔습니다. 체중이 71kg을 넘어갔습니다. 한의원 도움 1년 간 받았지만 헛수고였고, 가톨릭마라톤을 만나 달리기를 시작했었는데 정신 병원을 나오자 다시 건강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달리기를 시작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산과 달리기와의 만남은 자유, 곧 삶의 해방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2018년 70회, 2019년 52회, 2020년 31회 차 주 1회씩 백록담을 만났습니다. 산행은 제게 이 복잡한 도시의 삶을 털어버리고 마음을 씻어내는 기도의 시간이었습니다. 달리기 역시 내면의 복잡한 심경과 독소들을 뿜어내는 정화 작용의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세상은 오로지 자본 권력과 돈의 우상을 쫓습니다. 자연 착취로 생태는 파괴되고 인간성은 상실되어 공부는 오직 자격증을 따는 수단이며 그 수단은 다시 돈을 버는 수단이고 그 학벌의 수단은 끼리끼리 저들의 권력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세상입니다. 공부해서 안다면 그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며 그것이 양심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유치원부터 배우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랑, 존중, 양보, 우정, 애정, 친절, 이해, 양심, 배려... 이런 가치들을 우리는 아주 어려서부터 배웠습니다. 그럼 과연 우리는 그렇게 배운 대로 현재 살고 있습니까?
생태파괴로 창궐하는 전염병의 원인을 보며 이래서는 안 되기에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습니까? 우리 세대 바로 현실도 어렵지만 우리 아이들과 손자 손녀들이 살아갈 세상 과연 어떻게 될 거 같습니까? 모두 다 장애와 병자만이 득실거릴 세상을 상상해 보십시오. 생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인간과 자연, 인간과 동물, 너와 나 우리는 서로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연을 떠나 자연 자체인 인간이 어디 가서 살 수 있다는 말입니까?
지구가 침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살려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겠습니까? 탐욕, 이기심 바로 그것을 버려야 우리가 모두 공생공락(共生共樂) 할 수 있습니다.
탐욕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탐식에서 시작됩니다. 탐식은 비만으로 이어져 몸만 썩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썩게 합니다. 그 썩은 정신으로 온전히 세상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우선 몸이 건강해야 합니다. 몸이 건강하면 정신은 당연히 건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그 건강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습니까?
울트라마라톤이나 철인 3종 하는 우리들, 과연 우리는 어디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까? 자연입니다. 그 자연이 병드니 코로나로 인해 모든 대회가 취소되었습니다. 앞으로 영영 회복 불능상태가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운동(sports)을 위해 다시 지구의 생태 회복을 위해 운동(movements)을 겸비해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삶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었으며 어느 하나만을 수정 보완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습니다.
혁명, 삶을 혁명해야 합니다. 어떤 혁명입니까?
자연을 더 이상 착취하며 소비를 늘리고 인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악재들을 집어치워야만 하겠습니다. 우리의 고향 제주도는 세계적인 아름다운 여행 명소가 아닙니까? 우리가 우리 고향을 아름답게 보존하지 않을 때 우리 고향이 우리를 보호해 주겠습니까?
우리 당대와 우리 후대를 생각해 보십시오.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서로 돕고 사랑하는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고향 제주도가 좋고 한라산이 좋고 달리기가 좋으며 자전거를 타고 바다에서 물고기처럼 유영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근면하고 성실하며 정직하게 땀 흘리는 생활 체육인 선배님들과 장차 함께 할 많은 후배들과 아름다운 고향 제주 자연에서 욕심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 선배님들과 불굴의 연대를 이룰 때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님들!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또한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를 기도드립니다.
끝으로 여러분과 합창으로 <잠들지 않는 남도> 함께 부르기를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잠들지 않는 남도 (안치환)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 아 아 아아
아 아 아 아아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아 아 아 아아
아 아 아 아아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2020년 8월 2일 백록담 2회 첫 도전 성공한 날의 훈련 일지
(한라산노루 이진희 모니카)
1985년
세례성사때
선물받은
김정훈 부제 유고집
'산 바람 하느님 그리고 나'
새별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