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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노동생산성이 세계 꼴찌 수준이라는 언론보도는 절망과 죄책감을 안겨준다. 좀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가? 언론의 보도 뉴앙스로 보면 그렇다. 우리는 한심한 노동자인 것 같다. 하지만 정작 한심한 것은 그렇게 밖에 보도하지 못하는 언론의 수준이다.
필자가 영국에서 처음 대형마켓 계산대에 섰을 때 카운터의 노동자는 동작이 너무 느려서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어딜 가나 비슷해 보였다. 때론 답답함도 느꼈지만 나중에는 참 여유가 있구나 하며 부러워하게 되었다. 저렇게 일해도 4만불이라니... 러시아워는 퇴근 시간인 오후 4시반, 그들은 필자가 일하던 것의 반이나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고작 2만불.
우리는 틀림없이 그들보다 일을 많이 하고 잘 한다. 그런데 어째서 노동생산성은 하위권인가? 그것은 노동생산성의 산정 방식이 노동생산성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르게 계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노동생산성의 산정방식은 투입한 노동시간으로 생산된 물건(서비스)의 가격(양이 아님)을 나눈 것이다. 예를 들면 국민총생산을 국민 총노동시간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러므로 같은 물건을 만들어도 그 물건을 비싸게 팔면 노동생산성은 올라간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는 노동의 질과는 관련성이 거의 없다. 오히려 회사의 질과 관련이 높다.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투입되는 노동시간은 큰 차이가 없지만 팔려나가는 가격은 브랜드(회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즉 똑같은 질의 노동을 해도 어느 회사의 청바지를 만드냐에 따라 노동생산성을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또 손으로 청바지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자동화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생산성이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질적 노동의 강도와 질은 후자가 더욱 낮다.
그러므로 노동의 생산성이 노동의 질과 관련이 있는 곳은 오히려 투자자 및 경영진과 연구진들의 노동이다. 설비 투자나 마켓팅, 경영 개선, 연구 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팔아 노동생산성이 낮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생산성이 노동자의 책임처럼 느껴지게 보도하는 것은 넌샌스다. 노동생산성을 올리려야 한다면 노동자에게 손발 보다는 머리를 쓰는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한다. 지식사회의 요청이기도 하다. 이는 경영진의 경영 방식에 관련된 몫이다. 언제까지 몸만 부려 돈을 벌려고 한단 말인가?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이 마치 노동자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가지도록 보도하는 것은 왜곡 보도와 다를 바가 없다. 노동생산성이 왜 낮게 나오는 지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사실 보도이다. |
첫댓글 사업주들이 잉여이익으로 자본투자는 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이익배당금이나 왕창 주거나 부동산 사모아서 불로소득이나 챙길려고 하니 노동생산성이 낮게 나오는 거고 90%이상의 임금노동자가 취업하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이익이란게 별로 없어서 자본투자랍시고 할 것도 없고 대기업들이 하청단가가지고 장난을 치니 노동생산성이 높게 나올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기사보면서 느낀건데.. 52개국중의 최하위를 세계 최하위라하는 것도 그렇고.. 자국통화의 가치에 의한 보정이 없이 하나의 기준(예로 달러..) 노동생산성을 논하는건 별의미 없어 보이더군요.. 반면 노동시간 부분은 예로 하위권인 미국과 우리는 일수로 산정하면(24시간기준으로) 약 10일정도 차이가 나는듯하던데.. 제주변에 일하는 모습들로 봐선 분명 시간수는 춸씬 많아보이나 자발적으로 잔업에 참여하는 비율역시 높은 듯합니다.(미국역시 마찬가지 인듯..) 다만 잔업거부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법적으로는' 없어보이나 실제로 주어지는 무형의 압뷁은 엄청나겠죠.(다만 이견있음)
제가 어디에선가 적은 글과 너무 취지가 같습니다....반갑습니다....그러게요...노동생산성이라는 것을 그렇게 왜곡하면 안되지요....그래서 제 까페에 좀 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