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73) - 2016 해파랑길 770 이음단 기행록(7)
~ 울산 걷기축제와 양남면 주상절리(정자항 – 읍천마을 15km)
5월 15일(일), 맑고 화창하여 걷기 좋은 날씨다. 오전 10시, 2016 해파랑길 개통을 축하하는 울산 해파랑길 걷기축제가 울산광역시 주관으로 율포(정자항) 남방파제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이음단 일행이 9시 쯤 축제현장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내려온 걷기동호인들이 먼저 와 반가이 맞아준다. 금수강산 길 따라 걷기 회원 150여 명이 3대의 버스로 내려왔는데 오혜란, 오애선 자매 등 낮 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같이 온 금수강산 멤버 중 장영숙, 허인숙 씨는 얼마 전 한 달여 동안 우리가 걷는 해파랑길을 걸으며 띠지 등을 붙였는데 다시 와 보니 이것들이 많이 없어져 안타깝다고 하소연하기도.
울산걷기축제에 참석한 금수강산 길따라 걷기 회원들
행사장은 원근 각처에서 몰려든 인파들로 북적인다. 오전 9시 반부터 식전공연과 예행연습이 한창이고 10시 지나 개막행사로 이어진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행사장으로 정한 율포(정자항)는 신라시대 충절을 다한 박제상의 연고지인 것을 상기하며 호국충절의 기상이 넘치는 바다의 정기를 이어받아 참가자 개개인의 평안과 성취는 물론 개통에 즈음하여 통일전망대까지 걸어가는 이음단의 발걸음이 멀리 두만강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의 초석이 되기를 염원하였다.
행사는 해파랑길 조각보를 개막하고 이음단에게 깃발을 전달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이 배준태 단장에게 깃발을 전달하자 이를 받아 높이 흔드는 모습이 당당하고 듬직하다. 박성원, 홍다혜 단원이 함께 단상에 올라 노소가 한데 어울린 힘차게 걷는 이음단의 위용을 과시하고.
힘차게 깃발을 흔드는 해파랑길 이음단 배준태 단장과 젊은 단원들
10시 40분, 내빈과 이음단을 선두로 경인지방에서 온 참가자, 울산시민 등 2천여 명의 동호인들이 행사장을 출발하여 아름다운 강동 해안 길 걷기에 나섰다. 연도에 늘어선 봉사자와 경찰의 안내가 체계적이고 전반적인 행사진행이 짜임새가 있어 보기 좋다. 어린아이들을 앞세운 가족들, 친구와 친지들이 담소하며 걷는 모습도 아름답고.
한 시간쯤 강동해안을 따라 걸으니 울산 북구 신명동 바닷가에 자리한 울산걷기축제 참가자들의 해단행사를 갖는 장소에 이른다. 그곳을 약간 지나 점심장소(부일식당), 메뉴는 장어탕이다.
이른 점심을 들고 12시 반에 오후 걷기에 나섰다. 잠시 후 울산광역시에서 경상북도 경주시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경계지역에서 5km쯤에 경주시 양남면의 주상절리지구가 있다. 주상절리대를 지나 양남면 읍천마을에 들으서니 이 지역부터 포항, 영덕, 울진까지가 경북동해안지질공원 지역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동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오랜 세월을 거쳐 생성된 특이지질지역, 그 이웃에는 첨단과학기술의 집적체인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위용을 자랑한다.
2년 전 읍천마을을 지날 때는 한가한 어촌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는데 그 사이 해양위락지역으로 탈바꿈하는 등 변모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진다. 한 가지 좋은 변화는 마을 입구에 붙은 ‘그림 있는 어촌마을, 읍천리 갤러리’라는 표지에 걸맞게 담벼락마다 특색 있는 벽화를 그려놓은 풍경이 정겹다.
양남면 읍천리의 담벼락에 그린 벽화
읍촌마을 지나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이곳은 도보이동이 제한된 지역, 차도에 나와 대기중인 버스에 올라 이틀 전 걷기 출발지인 봉길해변(문무왕릉이 있는 바닷가)을 거쳐 숙소가 있는 감포항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오늘 걸은 거리는 15km에 차량이동 10km다. 사흘 전에 내려와 함께 걸으며 여러 가지를 챙긴 선상규 회장이 앞으로의 일정 무사한 가운데 순조롭기를 당부하고 서울로 돌아갔다. 세심한 안내와 친절한 배려가 감사하다.
숙소는 감포항의 쉴 모텔, 아래층에 식당(이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저녁 메뉴는 순대국밥 등 돼지고기 요리, 식성에 맞춰 들고 올라와 행사와 걷기로 분주하게 보낸 하루의 기록을 적는다. 뜻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참여한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 오늘은 스승의 날, 제자들이 스마트폰에 감사의 메시지를 올린다. 그 중 하나, ‘스승의 은혜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어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라. 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 스승의 날에 이 노래로 가름합니다.’
내가 보낸 답글, ‘유구한 세월 견디어 온 주상절리를 지나며 우리의 인연과 사랑이 면면히 이어지기를 염원합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이여, 강건하고 행복하시라.
유구한 세월 견디어 온 주상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