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출신인 친정엄마가 어릴적 쌀뜨물에 뽀얗게 자주 끓여주시던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새우젓 두부찌개 그 엄마의 그 딸 아니랄까봐 저도 자주 끓여 먹는 음식중의 하나입니다.
항상 쌀뜨물을 받아 찌개를 끓이고 국을 끓이고 앞마당의 포도나무에 부어주시곤 하던 엄마의 모습! 이 뽀야니 깔끔한 새우젓 두부찌개는 유일하게 강하게 남아있는 엄마의 맛, 추억이랄까요? 늘 앞마당 수돗가에 동네 아주머니들과 어울려 앉아 이쁜이 비누와 볏짚으로 노란 양은남비들을 반짝반짝 윤이나도록 마치 은그릇인듯 스텐그릇인듯 열심히 닦고 계시던 자그마한 그 모습이 선연하게 떠오르는 아침 입니다. 얼마전 조카의 결혼식장에서 어느덧 칠순이 다 되어가는 사촌 새언니를 만났습니다. 너희집에 가면 언제나 양은남비들이 반짝반짝 스뎅그릇처럼 윤이났었다는 말과 거무튀튀한 색의 넓적 넓적한 마루바닥이 니스칠 한것처럼 언제나 반짝반짝 윤이 나더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그만 씁쓸한 웃음을 짓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엄마의 손에서 행주처럼 뽀얀 걸레가 39세에 고혈압이 찾아들기 전까지는 결코 손에서 떠날새 없었다는 사실. 그렇게 결벅증인듯 완벽한삶을 추구하며 살지 말고 편하게좀 사시지... 채워지지 않는 삶의 만족! 마루를 닦고,걸레를 삶고, 그릇들을 닦고 또 닦으며 초라한 자신을 위로하며 살았던건 아니었을까?
두부와 쌀뜨물, 그리고 새우젓만 있으면 간단하게 끓일수 있는 쉬워도 너무 쉬운 새우젓 두부지개 우선 두부 한 모를 새끼손가락 크기만큼의 길이로 길쭉길쭉 썰어줍니다.
앗! 운좋게 비닐봉지 안에 한주먹 크기로 동그랗게 얼어있는 사골국물 발견 ㅎㅎ 작은 뚝배기에 쌀뜨물을 반정도 부어줍니다.
썰어놓은 손가락 굵기의 두부도 넣어주시고요~~~ 초당두부 한 모가 다 들어가지 않습니다. 바쁜 아침 딱 한끼 먹을 분량으로만 끓이세요 남기면 맛이 없어져요.
새우젓 살랑살랑 한큰술 넣어주시고요
보글보글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보글보글 적당히 끓을 즈음 파와양파 채썬 마늘세쪽 불에서 내리기 직전 넣어주시면 맑은새우젓 두부찌개 완성 입니다.
참 간단하고 쉽지요? 국물음식 좋아하는 가정이라면 한번씩 활용해 보세요?
나이가 먹어갈수록 아릴적 먹던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던 그 음식들이 좋아집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그러면서도 담백한 두부의 맛이 일품인 새우젓 두부찌개 꼭 만들어 드셔보세요. 결코 후회하지 않을 음식으로 강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