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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f’ 속 추억의 Rock ①
‘성난 사람들(Beef)’ 에미상 8관왕, 한국계 스티븐 연 첫 남우주연상
◼Beef 예고편
◼에미상 수상 소감
*이성진, 스티븐 연, 앨리 윙
◀The Reason(이유, 까닭)
◼Hoobastank
✱1회 엔딩곡
◀Conflake Girl
◼Tori Amos
✱2회 엔딩곡
◀Drive
◼스티븐 연
◼Incubus
✱3회 엔딩곡
◀Cure of Pain(고통의 치유)
◼Morphine
✱4회 삽입곡
◀Self Esteem(자존감)
◼The Offspring
✱4회 엔딩곡
◀Lonely Day(외로운 날)
◼System of Down
✱5회 엔딩곡
◉별일도 아닌데 화를 내고, 다투고. 심지어는 해코지까지 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는 요즘 세상입니다.
화가 넘쳐나는 사람과 사회를 보여주는 미국 드라마가 지난해 4월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됐습니다.
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소한 시비로 서로 화가 나서 복수전을 펼치며 파국으로 치닫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한국 교민을 비롯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에다 재미교포들이 중심이 돼
만든 작품이라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살벌한 복수극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삶을 갉아먹고 인간관계를 무너뜨리는
싸움을 그린 이 드라마의 제목은 ‘비프’(BEET)입니다.
웬 ‘소고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말은 속어로 ‘싸움’,‘분쟁’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제목은 ‘성난 사람들’입니다.
◉한국계 작가이자 감독인 이성진이 만들고 ‘미나리’로 잘 알려진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 한국명 연상엽이
남자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베트남 중국계 미국인 앨리윙이 상대역 여주인공입니다.
분노 조절 장애인 두 사람의 파국을 달려가는 이야기는 그래도 나중에 마지막에는 기분 좋은 치유로 마무리됩니다.
◉이 드라마는 이번 주 있었던 에미상 시상식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무려 8관왕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앞서 8일의 골든글로브와 15일의 크리틱스 초이즈 어워즈에 이어 이번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티브 연은 새해 주요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우선 어떤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 드라마인지 예고편부터 만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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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관왕으로 미니시리즈 부문을 싹쓸이 하다시피한 시상식 장면을 만나봅니다.
일상적인 분노를 내세운 이 작품은 이성진 작가가 자신이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티븐연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이성진은 할리우드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40대 초반의 교민입니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스티븐 연은 이제 미국 Top 클래스 배우로 더욱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베트남계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 윙은 배우는물론 작가로도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화요일 에미상을 받는 이들의 모습과 소감을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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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가 만들고 출연한 영화답게 한국문화와 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설렁탕과 깍두기에 파송송 계락 탁 라면까지 등장합니다.
사이사이 들리는 한국말도 귀에 쏙쏙 들어와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에피소드마다 특별한 제목을 붙이고
1990년대와 2000년대 모던록을 중심으로 여러 장르의 록 음악을 적절히 배치해 극의 분위기를 살려 나간 점입니다.
이성진 감독이 1990년대 추억의 록 음악을 소환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음악감독 티파니 앤더스 (Tiffany Anders)가 동의하면서 이루어진 작업입니다
다만 범위를 00년대까지 확대한 것이 달라진 점입니다.
그래서 등장하게 된 스무 곡 전후의 락 음악들이 이 드라마의 맛을 살리는 데 상당히 기여했습니다.
◉먼저 1화 엔딩 곡인 Hoobastank의 ‘The Reason’ (이유, 까닭)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소제목은 ‘새들은 노래하는 것이 아니야.
고통에 울부짖는 거지’입니다.
돈도 없고 미래도 안 보이는 재미교포 대니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엉망으로 삽니다.
부유한 일본계 남편을 만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회사대표 에이미는 남편이랑 관계가 소원하고 일도 잘 안 풀려 우울합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는 이 두 사람이 주차장에서 시비를 붙게 되자 손가락 욕을 하고 분노의 추격 질주를 하는 등
잘 만났다는 듯 서로에게 화풀이를 해댑니다.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싸움의 시작이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노래 ‘The Reason’은 캘리포니아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Hoobastank의 대표곡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방식이든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잘못을 속죄하려고 애원하는 모던록입니다.
2003년 빌보드 hot 100 2위, 모던록 차트 5주 연속 1위 곡입니다.
◉뮤직비디오는 그룹 멤버들이 교통사고로 위장해 귀금속 샵에서 보석을 훔치는 데 성공하는 내용으로 꾸몄습니다.
기술자라고 속이고 몰래 에이미 집에 들어가는 대니의 행각과 닮아있습니다.
에이미의 화장실 바닥에 오줌을 싸 엉망으로 만든 뒤 도망가는 대니를 에이미가뒤쫓아갈 때 이 노래가 나옵니다.
‘난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당신이야’라는 가사가 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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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에피소드의 소제목은 ‘살아 있다는 황홀함’입니다.
에이미가 남편 조지와 화해 후 키스하면서 도자기가 망가지자 Tori Amos의 최고 히트곡 ‘Cornflake Girl’이 나옵니다.
지난해 환갑을 지낸 토리 에이모스는 피아노 치며 록을 구사하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1994년에 나온 이 노래는 아프리카 등의 여성할례를 비난하는 노래입니다.
여기서 ‘콘프레이크 걸’은 콘프레이크가 성욕억제제로 개발됐다는 루머와 관련이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루머에 불과합니다.
◉이 노래를 선택한 것은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인 토리 에이모스가 픽업트럭을 운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대니가 픽업트럭을 몰고 멀리서 등장할 때부터 이 노래가 BGM으로 깔리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토리 에이모스의 노래의 백 보컬은 소울 가스펠 가수 메리 클레이턴이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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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_HA5Czhtx4
◉3화의 소제목은 ‘내 속엔 울음이 산다’입니다.
에이미는 여전히 삶에 분노하고 대니는 교회에 나가 찬양하고 부모님에게 새집을 선물한 뒤에도 여전히 공허합니다.
많은 것을 이룬 뒤에도 둘의 내면엔 여전히 울음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기에 등장하는 엔딩곡은 Incubus 의 ‘Drive’입니다.
◉함께 한인교회를 다녔던 작가 이성진과 배우 스티븐 연이 교회 예배가 끝난 뒤
자주 함께 불렀던 노래라는 게 LA 타임스 보도 내용입니다.
그래서 드라마 속에서 스티븐 연이 기타를 치며 꽤 잘 부른 이 노래가 등장하는 모양입니다.
인생은 자신이 쥐고 살아갈 때 비로소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노래입니다.
그래서 제목 ‘Drive’는 스스로 운전대를 잡는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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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 덕분에 9년 Incubus의 대표곡 ‘Drive’를 오랜만에 다시 듣게 됐습니다.
역시 캘리포니아의 모던 록밴드로 1991년 맴버들이 고등학교 시절에 만들어져 3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1999년 3집 앨범에 담긴 이 노래는 록보다는 팝적인 스타일이 강한 곡으로 보컬 Brandon Boyd 활력있는 소리가 매력 있습니다.
2001년 빌보드 모던 록상을 받은 ‘Driv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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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gT9zGkiLig
◉4회 에피소드의 제목은 ‘동시에 얻을 수 없을 뿐’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노래는 몰핀(Morphine)의 ‘Cure of Pain’(고통의 치료)입니다.
밴드 이름도 노래 제목도 곡의 분위기도 드라마 내용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리더 Mark Sanderman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1995년에 팀이 해체된 3인조 록 밴드입니다.
대니의 동생 폴이 에이미와 호텔 방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며 노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깔립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에이미가 치료 약을 찾지 못하고 마약에 손을 대고 폴과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듬는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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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qpcrpC3P28
◉4회의 엔딩곡은 캘리포니아 펑크 록 밴드인 Offspring의 대표 노래 Self Esteem(자존심)을 가져왔습니다.
30년 전인 1994년의 노래입니다.
라스베이거스 행사장에서 깽판을 친 대니 일행에게 경찰이 수갑을 채우고 에이미는 그들을 놀립니다.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대니를 위해 울려 퍼지는 제목으로 한몫 본 노래입니다.
분노를 퍼붓는 노래를 자주 불러온 이 캘리포니아 밴드의 음악도 ‘성난 사람들’과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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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tNZnhxWLHo
◉5회 에피소드의 제목은 ‘이토록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존재’입니다.
주인공들이 감추려고 하는 내면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에이미는 대니의 동생 폴과 은밀한 시간을 가지고 그녀의 남편도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진짜 모습을 숨기며 외롭게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중간 에이미와 폴의 부적절한 관계 장면에서는 Shearwater의 ‘Natural One’ (자연적인 개체)이란 다소
끈적한 노래가 지나갑니다.
◉5회의 엔딩곡을 오늘 마지막 노래로 들어봅니다.
메탈 밴드 System of A Down의 ‘Lonely Day’(외로운 날)입니다.
집에 든 도둑을 물리치다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에이미의 시어머니에게 갑자기 찾아온 비극적 상황에서 나오는 노래입니다.
일이 꼬여서 가족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우울한 상황을 맞게 됩니다.
◉System of a Down은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얼터너티브 메탈 밴드입니다.
2005년에 발매한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은 다소 우울하지만 메탈 밴드의 연주가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외로운 날, 그런 날은 존재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고 노래합니다.
그래도 살아남아 행복한 날이라고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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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nGdoEa1tPg
◉나머지 5회 속에 등장하는 추억의 록 음악은 다음으로 넘겨두겠습니다.
석 달 가까이 이어져 온 무명가수전 ‘싱어게인 시즌 3이 홍이삭을 최종 우승자로 뽑고 어제 마무리됐습니다.
준우승에 소수빈 3위에 이젤이 차지해 예상이 별로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노래와 이야기도 다음으로 넘겨둡니다.
◉큰 추위를 말하는 대한(大寒)이 내일입니다.
그런데 내일 예보에는 영하의 기온조차 없습니다.
아침 기온도 영(0)도를 웃돕니다.
‘소한에 언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대한 뒤에 양춘(陽春) 있다.’는 옛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올해 대한입니다.
그래서 1월 하순에 포근한 주말을 보내게 됐습니다.
◉추위는 다음 주 화요일에 찾아와 사나흘 머물다 갈 모양입니다.
그래도 大寒은 이제 겨울이 끝나가니 봄을 준비하라는 신호나 마찬가지입니다.
몸으로 겨울 추억을 만들어 가며 마음으로는 봄을 조금씩 담아가는 것도 남은 겨울날을 보내는 좋은 방법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