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팽창 ‘장애인일자리사업’ 과제 산적
전담인력 처우 열악, 배치기관 장애인고용 외면 등
민간시장 전이·정신건강-복지연계형 일자리 신설 제언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지난 2012년 시행 이후 배정 인원이 매년 점진적으로 중원되고 있지만 전담인력에 대한 처우 열악, 배치기관의 장애인고용 외면, 자격에 맞는 참여자 모집 어려움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사업의 질적 관리를 위해 전문관리 전달체계를 구축할 뿐 아니라 장애인 일자리의 본래 목적인 민간시장으로의 전이를 위해 일자리 유형을 신설하고, 정신장애인도 맞춤형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 복지연계형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최근 현행 장애인일자리사업의 문제점과 개선사항, 변화된 사회 환경을 반영한 사업의 확대 방안 등을 담은 ‘장애인 일자리 정책환경 변화에 따른 발전방안 연구’(연구책임자 남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숙미 교수)를 발간했다.
‘장애인일자리사업’ 장애인식 개선·사회적 가치실현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사회적 차원에서 장애인식 개선과 사회적 가치실현이라는 공공적 의미가 크다.
또한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장애인의 삶에 대한 의지 강화, 지역사회 내 일자리 생성과 사업수행, 서비스 제공기관의 고용 창출 및 지역사회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변화 확대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일자리 배치기관 발굴의 어려움, 사업수행 인력의 높은 업무 강도와 업무 과다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사업운영과 관련된 적절한 근태 지침의 부재, 고소득과 관련이 없는 저소득 일자리, 지자체 수행기관과 배치기관의 사업수행과정에서 불명확한 역할규정 및 수행 등 어려움이 있다.
특히 전담 수행인력의 부재로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 장애인이 민간시장으로 전이가 이루어지지 않아 고용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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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일자리사업’ 전일제 일반형일자리와 시간제 일반형일자리 배치 장애인 수. ⓒ한국장애인개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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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점진적으로 배정 인원 증원…2021년 누적 17만명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정부 주도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장애인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과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고 저임금·자영업 중심의 열악한 취업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지자체 등이 Able 2010 프로젝트에 의한 정책으로 2007년 시범사업으로 시행한 후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사업수행 이후 점진적으로 배정 인원이 증원됐고, 2021년 대부 2022년 배정 인원 규모는 10.6% 증원됐다. 또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 인원은 170,440명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비대면 일자리와 문화예술 직무 등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했고 비대면 교육실시 등 유연한 사업운영과 자체 모니터링의 강화, 신규 장애인근무처 발굴,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전문 교육과정 신설 등이 이뤄졌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정책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양적인 성과에 비해 질인 측면에서는 보완해야 할 정책적 요소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공공 시장형 배치기관 부족·배치기관 장애인고용 외면 등 문제
구체적으로 수행기관 협약이 짧아 매년 불필요한 업무가 많고, 겸직과 인사이동 등 전담인력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며 사업별 담당자 교육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일자리 제공을 위한 공공 시장형 배치기관이 부족할 뿐 아니라 배치기관이 일자리사업 수행과 장애인고용을 꺼리고, 장애인 일자리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다.
아울러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 있어서는 선발과 배치까지 기간이 짧고,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중증장애인의 참여도가 높으며, 자격에 맞는 참여자 모집·배치가 힘들다.
교육훈련 영역에서도 선발 및 배치 기간의 촉박함으로 인한 사전교육의 어려움, 업무 수행 중 교육 진행으로 인한 업무 수행의 공백 발생, 새로운 직무에 대한 훈련 기회 부족 등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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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근로자 모습(기사와 무관). ⓒ에이블뉴스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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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시장 전이형·정신건강-복지연계형’ 일자리 신설 제언
이에 따라 보고서는 “장애인일자리사업 질적 관리를 위해 전문관리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먼저 중증장애인 참여자 지원 업무 공백 해소를 위해 장애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전담인력을 배치해 관리업무 수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달체계를 광역장애인일자리센터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조직 업무 분장 전문화를 통해 현재 사업량 관리 및 행정처리 중심의 업무에서 장애인의 고용효과를 강화하는 성과중심의 조직운영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장형사업단, 취업알선형 등 민간형 노인일자리사업과 유사하지만, 노인일자리사업보다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장애인일자리에 시장 전이형 일자리 유형을 신설해 장애인일자리의 본래 목적인 민간시장으로의 전이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등록 정신장애인도 일반형일자리, 복지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으나 정신장애인의 특성으로 인해 일자리 사업 유지가 힘들기에, 정신건강 복지연계형 일자리를 신설하고 정신장애인의 직업적 특성에 이해도가 높은 정신건강증진기관이나 복지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