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를 대표하는 고성능 세단 스팅어 단종이 확정됐다. 고성능 GT 콘셉으로 출시돼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판매 부진이 심화해서다. 2017년 5월 시장에 등장, 출시 5년이 됐지만 1세대 모델을 끝으로 단종된다. 이 소식에 고성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표한다.
스팅어가 단종되면 고성능 바톤은 내년 출시될 EV6 GT가 이어 받는다. 이번주 개막한 미국 LA모터쇼에서 기아 디자인 센터장 카림 하비브는 스팅어 단종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 대신 “스팅어 정신은 남아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며 “EV6 GT에 스팅어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팅어는 혁신적인 차로 스포티하고 정밀한 모델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열었다”며 “EV6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The 2022 스팅어, 애스코트 그린
EV6 GT는 스팅어와 비슷한 그랜드 투어러 콘셉트를 이어간다. 높은 출력과 넉넉한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차이라고 하면 EV6는 순수전기차인 반면, 스팅어는 내연기관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2017년 5월 등장한 스팅어는 후륜기반 플랫폼에 2.0L 가솔린 터보(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36.0kg.m)와 3.3L 가솔린 터보(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판매했다. 3.3L 터보는 런치컨트롤을 사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까지 4.9초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 2.2L 디젤도 있었지만 2020년 단산됐다.
2020년 8월 부분변경을 거치며 2.0L 가솔린 터보는 단종된 대신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m의 2.5L 가솔린 터보로 변경됐다. V6 3.3L 터보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최고출력을 3마력 끌어 올렸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스팅어는 제네시스 G70에 밀려 저조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판매된 스팅어는 3525대. 같은 기간 제네시스 G70은 7910대 팔렸다. 결국 내년 스팅어는 1세대를 끝으로 단종될 것이 유력하다.
고성능 스팅어 빈자리는 올해 나온 기아 순수 전기차 EV6가 대신한다. 특히 내년 출시되는 GT 모델은 국산 고성능 전기차라는 장르를 새롭게 쓴다.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5초만에 도달한다. 국산차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The Kia EV6
공간면에서도 스팅어보다 EV6가 크다. 스팅어는 전장 4830mm, 전폭 1870mm, 전고 1400mm, 휠베이스 2905mm다. 후륜 구동 기반으로 2열이 좁다는 지적을 받았다. EV6는 수치상 제원은 스팅어와 유사하다. 전장 4680mm, 전폭 1880mm, 전고 1550mm, 휠베이스 2900mm다. 실제 공간은 EV6의 압승이다. 엔진과 변속기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나 GV6에 비하면 EV6의 2열이 다소 부족한 듯 느껴지지만 스팅어와 비교하면 여유롭다. 성인 두 명이 앉아도 큰 불만이 없다.
트렁크 공간은 스팅어 660L, EV6 520L로 스팅어가 100L 이상 넓다. 실제 사용에선 EV6가 앞선다. 스팅어는 패스트백 스타일로 짐을 위로 쌓아 올릴 수 없다. 반면, EV6는 트렁크 상단 공간이 꽤 있어 짐을 쌓아 올릴 수 있다.
스팅어가 1세대를 끝으로 단종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내연기관 모델들은 전기차로 대체될 전망이다. 그 시작을 기아 스팅어가 끊는다는게 포인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카가이 자율주행 연구소 이동의 즐거움 <카가이> www.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