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배불뚝입니다.
"술붕어쇼핑몰" 사업을 시작하고 뭐가 그리 바쁜지 짬을 못 내다가 3일 연휴를 맞아,
누군가 쓴 완도 명사십리 여행기를 보고,
문득 40여년 전 완도가 고향인 고등학교 동창을 따라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다녀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교통편이 좋지만 당시는 완도까지의 여정은 그야말로 험난했습니다.
익산에서 영산포까지 기차를 타고 간 뒤 가끔 출발하는 완행버스로 갈아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몇 시간을 달려 거의 하루 해가 다 지고서야 도착한 먼 길이었습니다.
첫날은 친구 집에서 자고 다음 날 파도에 닳아 볼링공 같은 둥근 돌들이 해변에 깔린 “정도리 깻돌밭”에서 야영을 했는데,
파도가 치면 돌 구르는 소리가 천동소리 같았던 기억과 해당화꽃 핀 아름다운 백사장을 잊읋 수 없습니다.
깨끗했던 고운 금모래가 얼마나 아릅답던지!
그리고 잡아 온 바닷고기가 야간에 푸른 야광빛을 띄는 신비로운 현상도 겪어보고,
다음 날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이동 환상적인 밤을 보낸 기억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 그 시절,
명사십리해수욕장은 북한지역인 “원산”과 이곳 “완도”에 있다고 하는데,
어느 곳 해단화를 보고 인생무상을 느껴 시를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시인이 읊었던 “명사십리” 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 인간 칠십은 고래희요, 팔십 장년, 구십 춘광 장차 백세를 다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이며,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 사는 인생,
한번 아차 죽어지면 싹이 날까 움이 날까, 이내 일신 망극하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설워마라,
동삼석달 죽었다가 명년삼월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우리 인생 한 번 가면, 어느 시절 다시 오나,
세상만사 헤아리면 묘창해지일속이라 단불의 나비로다 뿌리 없는 부평초라
하루살이 같은 우리 생 천년 살며 만년 사오,
천만 년을 못 사는 인생, 몽중 같은 살림살이,
태평하게 사옵소서, 열의 열 사십소서."
솜털이 보송보송했던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속절없이 세월만 흘러 이룬 것 없이 머리에 서리가 내렸으니 참 인생이 헛되고 헛되도다.
이름도 잊어버린 그 친구들은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는지?
*묘창해지일속(渺蒼海之一粟)넓고 푸른 바다에 한 알의 좁쌀이라는 뜻으로, 매우 큰 것 속에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 끼어 있음을 이르는 말,
첫댓글 배불뚝 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글 올리셨네요. 사업이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ㅎ
명사십리 시를 읽으니 제가 예전 잠깐 배웠던 '창부타령'이 읊조려 집니다.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명사 십리 해당화야 꽃진다 잎진다 설워마라~ 명년 삼월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우리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오기 어렵구나~ 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아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가사마다 다 뜻이 좋으니 40 대 때 경기민요에 심취했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지요. 배불뚝 님 맘 속에 아련한 추억을 안겨주신 친구분들 다 어떻게 살고 계실까요. 저도 궁금해지는 아침입니다.ㅎ
멋진나날 되세요.^^*
그래서 추억은 아름다운가 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배불뚝 님 ..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하시는 일이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바쁜 만큼 돈 싸이는 소리가 들리시기 바랄게요.
오랜만에 올려주신 글 ..
그 시절 설악산도 8시간이 걸렸고
변산을 가더라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드랬죠.
지금 참 좋아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때 보석 같던 바닷가 돌 구르는 소리 ..
지금은 그 돌 다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더군요.
바쁜 시간이실 테지만 짬 내어
자주 들려주세요. ~~
반갑습니다. ~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살아온 인생을 아무리 '헛되고 헛되도다' 외친들 아무 소용없음을 잘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의 날로 살아가렵니다
술붕어님글 파출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네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지요
신지대교가 개통되면서 한결 수월해진 명사십리








모래우는 소리가 십리를 간다고하여 鳴沙十里
그 옛날의 추억이야기 자알 읽었습니다
네 지금은 육지나 다름이 없습니다
완도 아름다운 섬 입니다
인생 백세를 산다 해도 슬펐던 시간 잠 잔 시간을 제하고 나면
40년이 채 안되는군요. 에휴...그 쨟은 시간 살다 가면서
남을 미워하는 시간만이라도 갖지 않고 마음 넉넉히 살다 가면 좋으련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