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천수천안 일수일안이라는 분이 올린 글 중에서 대하여,
一合相(不二)에 관해서 제가 언급한 점이 있는데, 이 점에 관해서 몇 마디를 올리겠습니다.
이왕 一合相, 不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금강경의 이에 관련된 부분을 한번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금강경 제 30장, 一合理相分에 '一合相'에 관한 부처님의 말씀이 등장하는데,
제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가장 흥미롭게 공부한 기억이 있어서,
법우님들 여러분들께서도 흥미롭게 한번 읽어 주셨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올려 봅니다.
금강경 30장, 一合理相分의 후반부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若世界 實有者 即是一合相
(만약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한 덩어리이다 ㅡ 조계종표준해설집)
여기서 금강경은, '만약 실제로 셰계가 존재한다면' 이라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는 말씀입니다.
부처님은 반야심경에서 오온이 공하다고 하시면서,
모든 것은 불생불멸이라고 하셨습니다.(照見五蘊皆空, 諸法空相 不生不滅)
즉, 세계가 생기지 않았다고 딱 못을 박으셨습니다.
금강경에서는 모든 모양(相)을 부정하는 것이 핵심적인 포인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가 애초에 생기지도 않았는데,
실제로 무슨 모양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 아닙니까?
그런데도 세계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각자의 업에 의해서 생긴 환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 점에 관련하여 금강경에서도,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모양을 가진 것은 모두가 헛것이다. 만약에 모든 모양이 실제 그런 모양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리를 터득한 것이다라고 설하여져 있습니다.
이처럼 기본경전, 기본구절에 세계는 생기지 않았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고 기본인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불교공부의 출발은 이 믿음으로부터 출발을 하여야 하며,
이에 더하여, 애초에 세계가 생기지 않았다는데 왜 우리 눈에는 세계가 보이는가라는
의문을 규명해 나가는 과정이 불교공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애초에 생길 수도 없고, 생기지도 않았다는 문제에 관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이야기를 다시 一合相의 문제로 돌리겠습니다.
결국, 이 세계는 생기지도 않았는데,
굳이 생겼다고 가정한다면, 세계는 한 덩어리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금강경 30장, 一合理相分에서는 '一合相'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한 덩어리, 즉 '一合相' 라는 것을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가 어릴 때 치고 놀던 구슬을 한번 가정해 봅시다.
구슬처럼 단단한 한 덩어리 속에서는 두 개가 있을 수 없습니다.(不二)
그런데 모든 개념(생각)은 두 개 이상 존재할 때 생겨납니다.
그렇지 않나요?
우주에 오직 물체가 단단한 구슬같이 생긴 물체 하나 뿐이라고 가정하면,
그기에서는 어떤 생각이나 개념이 탄생할 수가 없습니다.
두 개 이상 존재해야 서로 비교에 의해서,
이 놈은 저 놈 보다, 길다 짧다, 크다 작다, 더 차갑다, 더 따뜻하다 등등. . .개념이 생겨납니다.
그런데 오직 하나 뿐이라면(不二), 그러한 개념, 생각, 분별심 등이 애초에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온갖 생각, 개념을 다 가지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바로 우리 범부들의
망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망상이 도대체 왜 생겼을까요?
그것은 범부들의 무명에 의하여, 존재하지도 않는 이 세계를 존재한다고
미혹에 빠져서 그것들을 잡으려고 탐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강경 30장, 一合理相分의 맨 끝 부분에서는,
'一合相者 即是不可說 但凡夫之人 貪着其事'라고 설하여져 있습니다.
오늘 제가 하고져 하는 말은, 바로 이 구절에 있어서 '即是不可說'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라는
부분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조계종의 '금강경표준해설집'에서는,
'一合相者 即是不可說 但凡夫之人 貪着其事'를
'한 덩어리로 뭉쳐진 것은 말할 수가 없는 것인데, 범부들이 그것을 탐내고 집착할 따름이다'
라고 해석하여,
'即是不可說'을 글자의 그대로에 뜻에 충실하게 해석해서, '말할 수가 없는 것인데'라고 해석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나 같은 초학자가 조계종의 표준해설집의 해설을 못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격에 맞지는 않겠지만,
당시로서도 나는, '과연 이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엇습니다.
그렇게 뭔가 좀 못 마땅하게 생각이 되고, 차라리 위에서 설명드린대로, '개념지을 수 없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분들의 해설도 한번 찾아 보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종범스님, 즉문즉설로 유명하신 법륜스님, 오래전의 일이라
또 한분이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꽤 이름이 알려진 스님이셨던 분이었는데,
어쨌든 그 세 분의 해설을 찾아 보았습니다.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은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 세 분의 해석이 각각 다 다르고,
조계종의 표준해설집의 해석과도 다 다르게 해석하고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제가 평소에 존경하면서 저의 공부에 많은 길잡이로 삼았던 종범스님의 해석이
비교적 저의 생각과 비슷해서 속으로 쾌재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글이 길어지다보니 저도 지겨워서 그만 적겠습니다.
글이 제 자랑 같이 느껴졌다면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전혀 없고, 저는 다만 경전을 흥미롭게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금강경 30장, 一合理相分의 '即是不可說'의 뜻에 관한 생각을 한번 해 보시면서.
경전공부를 재미있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