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5일은 리영희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난 날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체제에 한결같이 맞섰던 지식인이자 언론인, <전환 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분단을 넘어서> 등 저서들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의 의식 속에 있는 '시대의 우상'을 깨도록 했던 시대의 스승이었다. 선생은 2009년 한국사회가 파시즘 시대 초기에 들어서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간지 <더 네이션>도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독재자인 아버지의 발자국을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대한 착각’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 선생의 말대로 "오른쪽은 신성하고 왼쪽은 악하다는 위대한 착각"이 지금, 사방에서 우상으로 살아나고 있다. "아무래도 제 정신들이 아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백주 노상에서 남의 허벅다리를 찌르지 않나, 무슨 책을 냈다고 지금도 잡아가질 않나. 누군가의 사상에 관해서 이야기한다고 어린 학생들의 주리를 틀지 않나! 그 모든 짓이 '좌'와 '우'라는 것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어찌 이리도 유치할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중)
선생이 이 글을 쓰신 것이 1988년 9월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요즘과도 통하는 이야기 같다. 신은미·황선씨의 토크 콘서트장에서 인화물질 테러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 불과 1년 전이다. 심지어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서명까지 손수 담은 책을 그 학생에 보내줬다. "북한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단 비폭력적 방법으로"란 글은 사실상 '좌'와 '우'라는 이름으로 학생의 행위를 정당화시킨 것이었다. 또한 민중 총궐기에 참석했던 20대 초반 여성이 지난 1일 버스 정류장에서 잡혀갔던 일도 선생의 글과 겹친다. 출석요구 불응 가능성이 있어서 그랬다는 경찰의 해명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해당 여성은 경찰의 출석 요구서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의식화의 주범으로 지목한 이들의 부활
"누군가의 사상에 관해서 이야기한다고 어린 학생들의 주리를 틀지 않나!", 이렇게 물리적이진 않지만 화학적으로는 훨씬 더 심각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교과서 국정화는 사상의 주리를 트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이를 위해 선생은 다시 '의식화의 주범'으로 소환됐다. 오른쪽 날개를 신성하게 여기는 이들은 선생을 북한역사 체계를 도입하여 학술운동이라며 대대적 표절의 역사 서술 체계를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했다.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한국 현대사를 부정하며 친북한 정권적인 인식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으로 리영희를 거침없이 꼽았다.
또한 과거 리영희 선생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던 김수민 국정원 2차장이 지난 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나와 야당 의원들에게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테러를 이유로 한 국가기관의 인권 침해나 권력 남용에 대한 야당의 우려가 얼마나 먹힐지 모르겠다. 그 모든 짓이 '좌'와 '우'라는 것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세상이 다시 돌아온 듯하다.
"여러분은 국민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됩니다"
"여러분은 국민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됩니다. 민주주의적 시민이라는 말을 써야 합니다. 국민이라는 것은 국가라는 상대적인 권위를 인정하고 그에 봉사하는 존재로서의 인간들을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후 오늘날까지도 정치인들 뿐 아니고 심지어 결혼식장에서 주례사를 하면서도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존재의 구성원인 스스로를 시민이라고 지칭하는 대신 국민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이것은 벌써 소외의 상징적 표현입니다. 돈, 권력, 힘을 상징하는 국가라는 상위의 가치와 존재를 인정하고 그 밑에 존재하는 개개인들을 국민이라는 정치용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 독자성을 가지고 자기 결정적이며 자유로워야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인으로서의 시민의 삶은 자유로운 인간의 가치를 부정하고 억압하고 탄압하는 정의롭지 않은 것에 대해 항거하며 싸울 때 보람을 느낍니다." (2008년 출간, 우리 시대 희망을 찾는 7인의 발언록 중)
첫댓글 우리조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입니다.
어머니의 나라 우리의 조국일 뿐입니다.
그밖의 모든것은 영원한 적입니다.
온 국민의 하나된 애국심이 나라를 살리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