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어느 날 송명숙 회장님과 동창회 일로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이일향(20회) 고문님의 근황에 대해서 회장님으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경북여고 대선배님이신 이일향 고문님에 대해선 간접적으로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자세하게 듣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왜 그동안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모자란 생각에 저 자신을 탓하고는, 좀 더 자세하게 이일향 고문님의 작품세계와 시조 사랑에 대해서 알고 싶어 감히 몇 편의 시와 여러 자료의 도움을 받아 미흡하나마 이곳에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이일향 시조시인은 민족시인인 부친 이설주 시인의 권유로 문학에 몰두하여, 1983년 "시조문학"에 등단하여 첫 시조집 "아가(雅歌 )의 출간을 시작으로 "세월의 숲속에 서서" '밀물과 썰물" "기도의 섬" "기대어 사는 집" "현대시조 100 인선' "구름 동행' 등 주옥같은 작품집을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이일향 시인의 부친 이설주 시인은 "들국화"와 "방랑기' 등 20여권의 시집을 펴낸 유명한 시인이었고, 셋째 주연아 씨가 수필가이니, 명실상부한 3대가 문인인 대단한 집안이기도 합니다.
이일향 시인은 작품 활동 또한 왕성하게 하셔서,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윤동주 문학상, 노산문학상, 한국 카톨릭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1992년 대한 주부클럽연합회가 주관하는 "신사임당상(像)"으로 자랑스럽게 선정되기도 하셨습니다.
이일향 시인의 많은 시집 중 2015년 1월에 출간된 시선집(詩選集) "별은 잠들지 않고 노래한다" 는 90편의 자유시와 30편의 자유시로 이루어진 시집으로, 지난 198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여 그동안 출간한 열세 권의 시집에서 가려 뽑고 최근의 신작을 보태 엮은 시집입니다.
...이일향 시인에게 이번 시집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할 수 있는데, 오랜 시작활동에 대한 중간 점검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번 시집은 접은 한지(韓紙)에 활판 인쇄로 제작되었으며, 시집의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가 시인의 시세계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단아하고 절제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활판 인쇄처럼 또렷하게 시인의 마음이 각인(刻印) 되어 있는 작품들이 시집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장경률)
...시인이 지닌 사랑의 마음과 시정신의 자유를 언뜻 엿보게 하던 파격을 즐거운 마음으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장경률)
"인생 전반은 여자 아내 엄마로서만, 인생 후반은 시인으로서 살고 있다. 뒤늦은 나이에 문학을 시작했지만 지난 30년 정말 열심히 시를 썼다.
나에게 시란 나에 대한 구원이고 생명의 연장이다. 하느님에 기댄 묵상이고, 나에 대한 삶의 명상이다"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
내 생애 다 못 부를 노래가 있었니라
꽃 지고 달 뜨는 밤 차마 소리도 못 내고
가슴속 차오르는 불
눌러 끄던 사랑이었니라
돌에 새긴 글씨라도 비비람에 닳아지고
활자로 찍었어도 종이는 해지는데
그 노래 내 생애 다해도
마르지 않는 샘이니라
산에 묻으랴 강에 흘리랴 적삼 안의 붉은 글씨
한 장 한 장 떼어다가 화롯불에 태워본다
노래는 재가 되지 않고
사리로 굳는구나
밤 하늘에 쓰다
잠 안 오는 밤이면 창을 열고 하늘을 본다
별들이 반기는 듯 무어라 깜박이고
은한강 건너편에서
숨은 얼굴 떠오른다
생각은 산처럼 와서 머리맡에 쌓여도
붓을 들면 모래알로 흩어져서 가버리고
밤이면 적막을 안고
빈 가슴만 후빈다
뉘게도 하지 못한 말 입속으로 뇌이다가
밤 하늘 검은 먹지에 눈물을 찍어 쓴다
보이지 않는 글자를
별들은 읽어줄까.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한 시편들이 이일향 시인의 작품세계에서 본령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외로움을 노래한 시편들은 또한 시인의 세계에서 각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장경률)
첫댓글 이일향 선배님의 훌륭하심은 동문의 자랑이고 모든면에 자랑하고싶습니다.
고운 시를 설주아우의 솜씨로 멋지게 편집 했습니다...
이렇게 동영상으로보니 또 다른 감동이 밀려옵니다. 동문님들의 좋은 작품 많이많이 올려서, 모두 함께 공유하고 싶네요...
우아하고 고우신 이일향선배님 시조 출판행사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시집도 몇 권이나 받았습니다.
詩에는 문외한이라 관심이 없었던 점 죄송스럽습니다.
아우님이 자세하게 자료를 올려줘 많이 알게 되어 고맙습니다.
우리 후배들에게 이일향 시인은 자랑스러운 동문입니다.
너무 늦게 자료를 올려서 죄송스럽습니다.
~~
@48회 전설주 죄송하긴요.
여러 동문님들께 알려주셔서 고맙지요.
수고하셨어요.
참으로 훌륭하신 대선배님이시군요.
고매한 품격이 초상화에서 느껴집니다.
선배님의 아름다운 작품을 새로 소생케 하여 동문들께 선사하신 후배님의 따뜻한 열정 또한 머리숙여 집니다.
멀리 떨어져 남의 나라에 살고 있으니 얼른 나가 시집을 구하기 어렵습니다만 이리 늦게서야 홈을 통해서나마 주옥같은 작품과 만나니 매화향이 전해 옵니다.
칠 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명문학교를 나왔다는 감회를 느낀 적이 크게 없으나 이처럼 훌륭하신 선 후배님의 향기나는 삶과 문학세계 혹은 예술세계와 접할 때는 그야말로 큰 자부심이 느껴 집니다.
동문회를 위하여 헌신하시는 후배님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인사가 늦었군요 정진하시길.
인터넷 동호회방에서 선배님 소식 봤습니다.
그리고 관심가져 주시고 이렇게 댓글 올려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자주 재경 카페에 반가운 소식 올려주세요. ~
이일향 선배님 50도 되기전, 친척의 장례식장에서 뵌적이 있지요. 그때는 문단 데뷔 전이었겠는데,
활력있는 아름다움을 느꼈었습니다. 초상화가 좋군요. 재작년 백합동산 피정에 휠체어 타고 오셔서
맘이 아팠는데, 설주님 덕분으로 다시 그분의 고운 감성을 느껴 봅니다. 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