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염주 한 알 생의 번뇌, 염주 두 알에 사의 번뇌,
헤아리다 보면 문득 무루지혜 성취의 길 들어서”
손으로 염주를 깎는 보성스님. 칼 하나로 단단한 나무를 한 알 한 알 깎고 다듬는 지난한 과정이다.
부처님께서는 난다국의 파유리왕(波瑠璃王)이 나라의 재앙과 자신의 번뇌 때문에 수행이 어렵다는 호소를 듣고 “만약 번뇌의 장애를 없애고자 한다면 목환자(모감주나무 열매) 108개를 꿰어 염주를 만들어 걸어 다니거나 앉거나 누워서도 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을 부르며 염주알을 하나씩 돌리라.”고 처방해 주셨다고 한다. 이렇게 정진하여 백만 번을 채우면 108가지 번뇌를 끊고 열반을 얻게 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는데, 이렇듯 수행을 돕는 염주의 공덕은 한량이 없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염주를 깎는 스님이 있어 화제다. 지난 달 함덕해수욕장에서 열린 제10회 수륙방생대법회에서 손으로 깎은 염주를 보시해, 그 수입금 400만 원을 태고원과 미타요양원, 제주특별자치도노인복지관 등에 기부한 보성스님을 한림읍 금악리 보성암자로 찾았다.
염주 보시공덕을 6년째 이어오고 있는 보성스님
-전국적으로도 유일하게 수제로 염주를 깎는 스님이라고 하시는데, 왜 염주를 직접 깎으시는지요?
-보시를 위해서지요. 6년 전에 문득, 신도들에게 염주를 보시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도, 지금도, 앞으로도 신도들이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나누어 줄 것입니다.
-수행자나 불자에게 염주란 필수적인 기도의 상징적인 도구인데요. 말 그대로 생각을 집중시키는 것이라는 의미인데, 불교에서는 언제부터 염주가 도입되었나요?
-염주는 대승 불교의 흥기 이후 그 사용이 공식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초기불교나 상좌부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염주 사용의 가장 직접적인 근거는 ‘불설목환자경(佛說木槵子經)’인데, 이 경전은 염주가 부처님에 의해 직접 권유되었음을 기록하고 있어요. 이 경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파유리왕은 불교가 전파된 난다국의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나라는 변방의 작은 나라였고, 해마다 도적이 침략하여 백성들을 괴롭혔습니다. 또 오곡이 귀하고 악한 질병이 유행하여 많은 백성이 죽어나갔습니다. 왕은 이러한 어려움에 처하자 부처님께 사신을 보내, 이 괴로움과 환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르침을 간곡히 청했습니다. 왕의 간절한 청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만약 번뇌의 장애를 없애고자 한다면, 목환자 108개를 구해 실에 꿰어 염주를 만들어서 지니라. 그리고 이 염주를 가지고 행하거나, 앉거나, 눕거나 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산란함이 없이 삼보의 명호를 외우라.
나무 불, 나무 법, 나무 승을 염주 알 108개를 하나씩 굴리면서 이 명호를 한 번씩 외우고, 이를 반복하여 10번, 20번, 100번 나아가 백천만 번까지 돌리라. 그렇게 20만 번을 채우면 몸과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모든 아첨과 왜곡됨을 여의게 되며, 목숨을 마친 후에는 세 번째 하늘인 염마천에 태어나 항상 안락할 것이다. 100만 번을 채우게 되면 마땅히 108가지 번뇌를 모두 끊게 된다. 이로써 생사의 흐름에서 벗어나 열반을 향해 나아가 위없는 깨달음의 과보를 얻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염주가 깨달음을 얻는 최고의 수행 도구이기도 하였군요.
-이 이야기는 염주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번뇌를 헤아리고 끊어내기 위해 부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으뜸의 수행 도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국가의 재난과 개인의 불안이라는 고통 속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염주를 돌리며 하는 염불 수행이 대중화되는데 큰 영향을 준 것이기도 합니다. 염주알 108개는 곧 파유리왕이 벗어나고자 했던 108가지의 괴로움과 번뇌를 상징합니다.
좌측부터 백단향, 벽조목, 화리목으로 만든 108주
-우리에게 염주는 어떤 경로로 전해졌고, 또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염주는 대승 불교의 흥기와 함께 중국으로 전래 되었으며, 주로 염불 수행의 횟수를 세는 수주(數珠)로서 이용되었어요. 어떤 기록에는 중국 수·당 시대의 도작(道綽, 562∼645) 스님이 처음 염주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전해지는데, 아마도 이때 염불 수행을 널리 보급하는 과정에서 대중화된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염주가 불교의 전래와 함께 유입되었는데, 고려시대에는 일상적인 불교 용구로 정착되었고, 승려와 궁중은 물론 일반 불자들도 널리 사용했습니다. 불교 미술품에서도 염주를 지닌 불·보살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염주들은 지금처럼 고른 모양이 아니라 울퉁불퉁하고 거친 형태였겠지요. 주요 소재는 열매나 목재가 주로 사용되었고, 조선시대에는 호박, 수정, 산호 등 다양한 재료로도 만들어졌어요.
이 작고 단단한 나무를 동그랗게 알을 만드는 과정은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이요, 고행어린 수행과정이다.
-그러면 스님께서는 그 옛날처럼 직접 나무 하나하나를 칼로 깎아서 만드시는군요?
-그렇죠. 오직 나무를 손에 쥐고 작은 나무 알을 하나하나 만들어 깎아나갑니다. 108개의 알을 만들려면 5일~일주일이 걸리고, 천주는 3개월 정도 깎아서 만듭니다.
-그냥 기계로 보통 깎으면 되는데, 굳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드시는 공력을 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염주는 중생의 번뇌를 상징하고, 염주 알을 하나씩 넘길 때마다 그 번뇌를 끊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수행과정입니다. 그것을 기계가 천편일률적으로 재단하고 꿴다면 진정한 의미의 깨달음을 담기가 어렵겠지요. 답답하고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수행이란 그렇게 쉼 없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전국 공예대전에서 경기도의장상을 받은 1천주(1080주)
-스님께서 몸소 수행 공덕의 그 지난함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염불공덕에서 1080알의 염주는 최고의 공덕수행 과정이라고 하던데요. 무려 3개월 동안 염주를 깎으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1천주는 기본 번뇌인 108가지 번뇌에 10배를 곱한 수입니다. 이는 모든 종류의 번뇌를 남김없이 소멸하고, 위없는 큰 공덕을 쌓아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지극하고 간절한 정진을 상징합니다. 이 1천주를 만들어 보시할 때는 그 정성과 간절함이 최고조로 상승됩니다. 주로 스님들께서 큰 규모의 수행이나 장기간의 집중 정진에 사용되는데 일반적인 108 염주처럼 양 끝이 연결되어 손에 쥐고 돌리는 형태가 아니고, 한쪽에 염주알을 똬리처럼 쌓아놓고, 염불이나 진언을 외울 때마다 구슬을 하나씩 다른 쪽으로 옮기면서 횟수를 세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많은 3천주의 염주도 사용되는데, 역시 특별한 정진을 위한 용도입니다. 이렇게 108번뇌의 열 배에 달하는 무한한 공덕을 쌓아 일체의 번뇌를 소멸하고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불교 수행의 지극한 염원과 정진을 상징하므로, 그 공덕은 무량하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작업하시다가 칼로 인대도 끊으셨다구요.
-오로지 손 끝으로 작은 알을 쥐고 칼로 깎는 작업이라 순간의 혼침이 사고로 이어집니다. 초집중으로만이 염주를 깎는 것이지요.
-그 알을 어디 도구에 고정시켜서 깎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손끝으로 쥐고 돌려가면서 깎아야 하는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조계종 사찰에 보시하는 1천주
-그 공력과 시간이라면 물질적인 값으로는 가늠이 안되겠군요? 말 그대로 원가가 없네요.
-그렇지요. 누가 사겠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요. 그래서 그냥 보시를 하는 것입니다. 불교가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라면 2천6백년의 법등이 이어졌겠습니까? 염주는 불, 법, 승 삼보의 상징입니다. 염주를 구성하는 모주(母珠)는 부처님을, 염주알은 보살을, 중간의 작은 구슬(분주) 등은 사부대중을 상징하는 등 불교의 핵심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어요. 염주는 그래서 아미타부처님, 관세음보살 명호를 염하고, 광명진언 같은 다라니독송에서도 산란한 마음을 붙잡아 수행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제가 만든 염주를 손목에 감고 다니시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예사로 보이지 않고, 저의 공덕이 어리는 것 같아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스님께서는 특별히 재료도 엄격하게 고른다고 들었습니다.
-보통 전통적인 염주는 보리수 열매나 율무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저는 나무를 사용합니다. 나무의 특성에 따라 정신과 몸에 영향을 주는 효능이 있는 것을 선택하거든요. 광물질들도 그러한 기와 효능을 발산하지만, 나무를 통해 전해지는 그 기운은 마음이 지친 분들이나 특히 건강에 대한 효능을 고려해서 선택합니다. 큰스님들께서 사용하는 1천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하이난 황화리(海南黃花梨)는 ‘강향단(降香檀)’이라고도 불리며, 중국 고전 가구인 명(明)나라 시대의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된 3대 명목(자단, 홍목, 황화리) 중 하나입니다. 화리목으로 만든 염주와 단주를 소지하면, 재앙을 막는다는 속신 때문에 특히 유명해요.
또 벽조목이나 백단향, 비자나무, 사오기(산벚나무), 제주산 조록나무도 사용하고, 최근에는 강원도 수타사에 수령 500년 된 주목이 죽은지 500년 된, 도합 수령 1천 살의 나무를 주지스님께 간청해서 구하기도 했어요.
-이번에 108염주 3벌과 합장주 40벌, 1천주 1벌을 조계종 사찰에 보시한다고 하셨지요?
-네. 타종식을 스님 절에서 하시는데, 특별한 인연으로 불법의 인연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염원해서 보시했습니다. 그동안 총 3만 개의 염주를 만들어 보시한 것 같아요.
제10회 수륙방생 대법회에서 수제염주 체험부스를 운영하여 조성된 수익금 400만 원을 도내 복지기관에 후원하기도 했다.
-대단하시네요. 지난 수륙방생재에서 스님께서 보시한 염주를 통해 신도들이 십시일반 내놓은 보시금 4백7십여만도 도내 태고원과 미타요양원, 도노인복지관 등에 보시하셨다고요?
-마음과 몸이 이제는 불편하고 아프신 분들이 위안을 얻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요. 그래야 신도들이 보시한 염주 불사금의 의미가 더욱 의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성스님은 한림 금악리 보성암 수행처에서 다라니 100일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법당에는 고려시대에 조성된 석가모니 철불을 주불로 모셨고, 우협시불로 문화재 전문보수위원인 노정용 소조상 장인의 관음상을 모셨으며, 우협시불로 내년 상반기에 지장보살상이 안치될 예정이다.
-수행처로 삼으신 보성암자에서 백일기도를 이어가고 계시지요?
-네 이미 한 번의 100일기도가 끝났고, 이번 10월 24일에 두 번째 다라니 100일기도 입재를 합니다. 하루 네 번의 시간별로 다라니기도를 100일씩 10번을 이어갈 예정인데, 이미 한 번의 100일 기도는 끝이 났고, 오는 10월 24일부터 두 번째 다라니 100일기도 입재를 합니다. 이번 기도의 목표는 제주만의 돌법당 설립을 발원하는 것입니다.
-스님의 염주 공덕이 제주불교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다라니 100일기도에 도 많은 불자들이 동참하여 스님께서 세우신 원력과 함께 공덕을 쌓는데 큰 성취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건강과 큰 성취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보성스님은 국악을 전공하고, 고수 전문가로 활동했다. 2003년 광주에서 출가하여 제주에는 지난 2014년 제주 극락사에 와서 법요집과 기도집 불사 소임을 맡기도 했다. 6년 전부터 염주 공예를 통해 보시를 해왔으며, 현재는 한림읍 금악리 수행처(보성암)에서 기도와 염주 깎기 공덕을 이어가고 있다.
※100일 다라니기도 동참을 희망하시는 분은 010-5524-8574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동참금 1인 10만원/ 농협 621-12-211172 이현우)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_()_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