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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탁구 남북 대결)
스포츠 경기들 중에는, 경기 결과가 승패 여부를 넘어, 그 자체가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과 팬들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이 될 때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스포츠 경기에, 정치적, 민족적 감정이 대입되는 경우,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오래전 올림픽에서 소련과 미국의 맞대결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두 열강의 맞대결이라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매번 많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모았고, 축구에서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에 패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반드시 이겨야하는 승부입니다.
"올 해, 영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결코 우리가 질 수 없는 게임이죠."
(출처 : 치아의 크리에이티브 창고 블로그)
위 내용은 2년 전 런던(London) 올림픽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공익 광고에 등장하는 마지막 멘트인데, 영국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게 반드시 이겨야할 상대로 영국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이 있습니다. 역대, 스포츠 경기에서 한일전은 경기 결과가 승패 여부를 넘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우리나라의 자존심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가 경술국치(庚戌國恥)의 치욕스런 역사를 기억하는한, 한일전은 우리나라가 반드시 이겨야할 승부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바로 남북대결입니다. 한일전이 민족적 자존심이 걸린 대리전 양상을 띄는 경우가 많았다면, 남북대결은 남과북의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가 걸린 대리전 양상을 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최근에 와서는 스포츠에서의 남북대결이 70,80년대와 같은 긴장감은 줄어들고, 누가 이기더라도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민족적 동질감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대결 당시 남과북의 정치적상황에 따라서는 아직도 묘한 긴장감이 남아있는 승부라 할 수가 있습니다. 그 남북 대결이 이달 28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도쿄(Tokyo)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체전 그룹별예선에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남북대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더 컸습니다. 현재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에 대한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2006년 10월부터 북한 국적 보유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입국 비자를 받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스포츠와 정치 문제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비자를 발급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히면서,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남북대결은 다시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북한의 스포츠 단체 관계자에 대해 비자를 발급하는 것은 2012년 12월 제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처음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