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서 저녁을 먹기전에 달력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어머니 제사가 6월달에 있는 것이다 올해는 윤달이 들어있는 해라서 다소 늦은 편이다 어머니 제사도 그렇지만 생신도 아버지와 같이 무더운 여름철에 있는것이다. 아버지의 생신은 온 가족들이 모여 치뤄지만 어머니는 마음속에나마 기억하며 하루를 보내야 할것같다. 지천명이 갓넘은 나이에 병환으로 가시게 된것이 내 나이와 같다보니 마음에 걸린다.
여름철의 이른 아침에 어머니는 동네 우물가에서 물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서 들어 오시던 모습이 선하다. 오늘 만이라도 엄마의 사랑이 뭔지 실감하며 추억에 잠겨보게 하는것은 여름밤, 마당에 펼쳐놓은 멍석 위에서 할머니에게 귀신 이야기를 듣다가 무서움에 솟구치면 마루에서 칼국수를 밀고있던 엄마에게 달려가면 암탉이 병아리 품듯 품어주시던 그 시절이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를 큰상에 차려 마당으로 내오면 우리는 서로 많이 먹으려고 욕심을 내고 했는데 마치 이야기책에 나오는 흥부네처럼 말이다.
겨울에도 추운줄 모르고 눈사람도 만들기도 하고 고드름도 따먹으며 뛰어 다녔으며 썰매를 타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툭툭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던 그 시절에 엄마의 말 한마디가 정말 옳았다. "아이와 장독은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는것" 이라고 ... 그 어렵던 초가지붕의 시절에 어머니는 우리 다섯 남매를 낳아 기르셨는데 흥부네처럼 어머니는 한 겨울에도 담요 한자락 깔고 누울수 없었고 밤새 우리 자식들이 서로 끌어당겨 덮는 이불을 단속하시느라 제대로 주무실 수도 없었다. 자식을 많이 놓다보니 젓가슴은 이내 축 늘어지고 주름이 곁쳐지는 뱃살과 너무나 딱딱해 보이는 엉덩이는 그것을 말해 주었다 한때는 장난감처럼 갖고 놀던 어머니 엉덩이의 굳은살이 지금은 내 마음을 저미게 만든다
내가 평소 잘 알던 정호승 詩人도 어머니의 고귀한 사랑을 느끼며 詩를 하나 읊었는데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를 소개해 본다. 아, 어머니! /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비가 온다 / 어머니의 늙은 젖꼭지를 만지며 바람이 분다 / 비는 하루 종일 그쳤다가 절벽 위에 희디흰 뿌리를 내리고 / 바람은 평생 동안 불다가 드디어 풀잎 위에 고요히 절벽을 올려놓는다 / 나는 배고픈 달팽이처럼 느리게 어머니 젖가슴 위로 기어올라가 운다 / 사랑은 언제나 어머니를 천만 번 죽이는 것과 같이 고통스러웠으나 때로는 실패한 사랑도 아름다움을 남긴다 / 사랑에 실패한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늙은 젖가슴 / 장마비에 떠내려간 무덤 같은 젖꽃판에 얼굴을 묻고 나는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포기하고 싶다 / 뿌리에 흐르는 빗소리가 되어 / 절벽 위에 부는 바람이 되어 / 나 자신의 적인 나 자신을 / 나 자신의 증오인 나 자신을 용서하고 싶다 .... (정호승 詩人)
정호승 詩人처럼 어머니 라면 모두 생각 하는것이 같지만 고귀한 사랑을 느낄수 있던것이 한번 있다. 어머니가 병환으로 임종(臨終)하던 그날 입고있던 옷을 모두 벗기고 다른 옷으로 갈아 입힐때 짧은 시간 이지만 육체를 볼수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엄마의 벗은 몸을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 소원은 이루지 못하고 그날 보게 된것이다. 이미 시신(屍身)은 싸늘 해지고 모든것이 굳어버린 모습을 보며 자식들을 낳고 젖으로 키우며 땅에앉아 엉덩이가 모두 닳도록 농사를 지으시며 뒷바라지 한것이 모성애가 아니던가 싶다.
아버지도 몇해전에 병환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환자복을 모두 갈아 입히며 몸을 모두 본것이다. 이것이 처음이며 나중에 또 있을련지 모르지만 부모님이 서로다른 혈액형에서 핏줄을 이어받은 자식들도 제각기 달라 인간 이란게 무엇인지 실감이 가게 만든다. 육체에서 어느곳 하나 소중하지 않은것이 없지만 제일먼저 감추고 싶은곳은 男.女 모두 성기(性器)이다. 남자의것은 우리 인체의 코(鼻)를 닮았으며 여자의것은 귀(耳)의 두개를 합친 모습이다. 엉덩이는 여성의 가슴과 닮아 인체의 신비는 놀라운 것 이다 그러길래 부부(夫婦)의 사랑에서 자식간의 사랑까지 서로 마르고 닳도록 헌신을 하다보면 기구한 삶이 마감 되는것이다 부모님에게 은혜를 삼분의일만 갚아라고 하지만 바쁘게 살아가며 십분의 일이라도 갚을지 모르겠다.
엄마는 여름철이면 욱류(肉類)보다 유난히 칼국수와 감자를 좋아 하시곤 했는데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게 만든다. 지난번 고향에 내려가서 보니 푸른 잡초가 무성한 엄마의 묘소를 보며 세상을 떠난지 30여년이 되어간다 살아 계시면 이제 8순의 나이에 접어 들었겠지만 자식을 키우며 고생하신 부모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실감나게 만든다 어머니 천국에서 편안하게 계세요 사랑합니다 ... 南 周 熙
아기설기 아름드리 그려주신 엄마의 엉덩이가 가슴 크기만큼이었다니 과학적인 인체 구조도 연구하셨나 봅니다 희생의 전위이셨던 어머님이란 말 그 숭고한 이름에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머리체를 모두 삼아 드려도 모자람에 그저 눈물 방울방울 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으리 합니다 오늘보다 내일은 더욱 많고 깊은 효를 실천하리라 속으로 다짐하며 비룡님께 안부를 전해 드립니다
첫댓글 가슴 뭉클케 하는 어머니 사랑을 다시한 번 생각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머님의 무한한 사랑 생각해보며 귀하고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왜 아침부터 싸나이 가슴을 울리고 그래요 ?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 잘 보고갑니다.
어머님고생과 삶의 애기를 잘표현 해 주셔서 감동있게 잘읽고 갑니다 감사해요,
엄마 생각하면 누구나 눈물이 나지요,,,어려웠던 시절 우릴길러낸 엄마의 희생,,,,
그런데 귀두개가 그걸담았다니,,,이해가 안갑니다,,,전 칼귀인데요~입모양하고 많이 닮았단 소린 들엇어도,,,
어머니, 아버지 부를 수록 가슴이 메여오는 이름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오래 전 타계하신 부모님을 생각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기설기 아름드리 그려주신 엄마의 엉덩이가 가슴 크기만큼이었다니
과학적인 인체 구조도 연구하셨나 봅니다
희생의 전위이셨던 어머님이란 말
그 숭고한 이름에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머리체를 모두 삼아 드려도
모자람에 그저 눈물 방울방울 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으리 합니다
오늘보다 내일은 더욱 많고 깊은 효를 실천하리라
속으로 다짐하며 비룡님께 안부를 전해 드립니다
베베 시인님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주말인데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