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TX가 개통된 뒤로는 당일치기로 수도권과 지방을 오갈 수 있기 때문에 야간열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시간표도 맞지 않고 차량도 불편한데다가 철도공사 입장에서는 나름의 고충, 계산이 있으니 애물단지가 된듯 합니다.
그 때문에 새마을, 무궁화 야간열차는 출발역 기준으로 예전같았으면 12시 넘어도 있었는데 이제는 11시 정도면 막차입니다.
야간열차, 아예 없애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계속 운행하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그럼 이건 어떨까요?
2.
그런데 지방에서 오전시간대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을 타려면 '공항리무진'을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시 출발 비행기라면 8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그 시간대에 지방에서 가능한건 공항리무진뿐이기 때문입니다.
부산, 광주 등지에서는 버스로 4~5시간은 잡아야 하기 때문에 심야시간대에 출발하는 리무진을 선택하게 됩니다.
지방에서 출발한 이 리무진들의 인천공항 도착시각은 06시~09시 전후로 맞춰져 있습니다. 출발시각은 대략 이렇고요.
여수 23:10, 광주 00:30, 전주 02:30, 목포 02:30
부산 23:30, 창원 23:40, 포항 00:30, 경산 00:40 등등...
여수발은 순천, 포항발은 경주, 경산발은 대구, 대구발은 구미 등등에서 더 태워가고 운행시간도 저것보다 많습니다.
2013년 인천공항철도에 KTX-산천이 들어가더라도 이른 오전시간대 지방발 인천공항 국제선은 리무진이 여전히 유리할겁니다.
3.
그래서 지방발 서울/용산행 야간열차를 연장해서 인천공항까지 끌고 들어간다면 어떨까요?
( 당장 저 열차들을 연장하자는 것은 아니고 현재 운행하는 열차 중에서 시간대가 대강 맞겠다 싶은 것들만 골라봤습니다)
경부선 : #1228 (23:00 부산발 04:22 서울착) → 05:10~05:40 인천공항 도착
호남선 : #1103 (23:10 목포발 03:55 용산착) → 04:50~05:20 인천공항 도착
전라선 : #1128 (23:10 여수발 04:29 용산착) → 05:20~05:50 인천공항 도착
KTX-산천이 인천공항 직통으로 다녀도 서울/용산역에서 비품 채워넣다보면 10분정도 정차한다는데 시간이 이렇게 나올듯합니다.
공항리무진이 워낙 좌석도 좋고 서비스도 괜찮아서 승객을 끌어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궁화 정도의 좌석 가지고는 힘들테고 호남선, 전라선에서 했던 것처럼 최소 새마을급으로 굴려야 할겁니다.
4.
야간열차의 인천공항 연장은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1) 운행 노선
- 호남/전라선 : 목포/여수-서울-인천공항
- 경부선 : 부산-서울-인천공항(동해남부선 경유) : 부산, 울산, 경주, 대구, 구미 등 가능한 지역을 거칩니다.
ㄴ 호남권보다 영남권에 다니는 심야버스가 훨씬 많기 때문에 호남보다는 영남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경부선 같은 경우에는 출발하는 버스가 수십대 정도 되는지라 단편성 차량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요?
2) 지역별 출발시간대
- 경부선 : 동해남부선, 대구선의 개량까지 끝난다면 경유하더라도 부산-인천공항 6시간대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부산역에서 11시 정도에 출발한다고 치면 중간 경유해도 5~6시 정도는 가능할것 같습니다.
- 호남선, 전라선 : 지금 시간보다 좀 더 늦추던지 아니면 그대로라도 괜찮습니다.
단, 인천국제공항철도가 첫 차가 다닐 시간대에 해당 구간을 통과하는게 괜찮겠죠.
3) 차량과 좌석배치
- 인천국제공항철도 구간내로 들어가는데 디젤이라면 곤란할겁니다. 심야에는 전차선 정비로 디젤로 다닌다는데...
서울역에서 오래 정차하는동안 전기기관차로 갈아줘도 될테고 아니면 잘 모르겠습니다. ^^;
- 2010년대 중반 이후의 차량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새마을 수준의 좌석에 조명조절을 해주고 좀 더 신경쓴다면 괜찮을듯 합니다.
- 심야열차는 이용 승객이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승객들의 숙면을 최대한 덜 방해하기 위해서 탑승지역별로 좌석지정을 합니다.
예를 든다면, 부산~울산발 인천공항행 승객은 1호차, 경주~구미지역 발 탑승승객은 2호차식으로 지정합니다.
나머지 인천공항까지 가지 않는 승객들은 다른 차량으로 몰아서 발권을 해주면 최대한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요금문제
- 부산처럼 우회구간이라도 있다면 요금이 뛰어오를텐데요. 약간의 할인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예 '야간특급'이라고 별도 등급으로 지정한다면 보다 유연한 요금책정이 가능할 것 같아보입니다.
5) 주간의 남아도는 차량의 처리?
- 일반열차는 경부선 장거리 기준으로 하루 1왕복이면 하루 다 가지 않을까? 싶은데요.
주간에는 수도권 근교 특급(지금의 누리로?) 정도로 굴릴수도 있고, 오후시간대에 장거리 일반열차로 내보낼 수도 있을겁니다.
KTX가 다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장거리를 일반열차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꽤 되기에 아예 사라지지는 않겠죠.
5.
기대효과로는,
시간대가 맞지 않아 지방발 서울행 심야이동수요를 놓치겠지만 인천공항행 심야이동수요는 일정 부분 잡을 수 있을겁니다.
이른 오전시간대의 비수도권발 인천공항행 수요는 고속선 정비 문제로 KTX-산천이 서비스할 수 없지만 야간열차라면 가능합니다.
과거에 비해 필요성이 많이 떨어진 심야열차를 인천공항 연계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살려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북측에 추후 확장공사로 또 다른 터미널이 생기면 공항철도 역시 연장된다는데 거기까지 갈 수도 있지요.
첫댓글 공항리무진이면 우등 차량으로 주로 운행하고 있고 만차라도 승객 수는 얼마되지 않습니다. 이들 승객을 수송하기 위하여 새마을호가 운행하는 건 맞지 않다고 여겨집니다만...... 다만 야간열차가 객차로 운행한다면 일부 객차를 인천공항행으로 설정하고 서울역에서 이들 객차를 연결하여 인천공항으로 간다면 괜찮을 듯 합니다.
좋은 의견이신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경의선과 공항철도 연결선이 수색역 구내에 인입선 정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KTX를 공항철도에 바로 넣지 못하고, 수색역 인근에서 연결선 공사를 완료하고 투입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전기기관차야 서울역을 지나서 수색역에서 교체하고 공항철도로 들어가면 되는데, 이럴 경우에 서울역 종착이후 공항철도로 갈아타는 것에 비하여 큰 이익이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가장 큰 문제는 공항철도 연결선과 기관차 교체 부분입니다. 일반열차가 공항철도 고상홈 대응이야 그 다음문제라고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