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 왔습니다.
특히 시흥역이 '금천'역이 아닌 '금천구청'역으로 바뀔 때 이런 논의가 더더욱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구청역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면 이는 쓸 이름이 없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쓸 수 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구청역이 맨 처음으로 생긴 순서대로 살펴보면
1. 영등포구청
영등포구 당산동에 소재하므로 당산역과 이름이 겹치고 양남 사거리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붙일 이름이 정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름을 붙이게 되었지요.
2. 양천구청
시간이 꽤 흐른 뒤 양천 구청 역이 생겼으나, 중요성이 덜한 지선 역이므로 패쓰~!
3. 90년대 중반에 부역명으로 구청이 많이 들어감. 대림, 서울대입구, 양재, 구의, (내 기억에 잠실은 90년대 후반에 부역명이 된 듯함)
4. 2기 지하철 개통과 함께 마포구청, 강남구청, 강동구청
4-1. 마포구청. 주위에 망원동과 성산동으로 둘러싸임. 공사중까지 월드컵 경기장이 상암동으로 결정되지 않았고 월드컵 경기장 역은 성산역으로 예정되어있었으므로 마포구청 역은 마땅히 쓸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포구청을 갔다 붙인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성산역으로 다시 바꾸는 게 낫지 않느냐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4-2. 강남구청. 신사동과 논현동(구 학동) 청담동으로 둘러싸여 있고, 이는 모두 기존 명칭과 겹치므로 바로 앞에 있는 강남구청을 역명으로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4-3 강동구청. 풍납동과 성내동의 경계이므로 당연히 풍납역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천호역의 기존 명칭이 풍납토성역이었으므로 역명 중복과 강동구와 송파구의 경쟁으로 강동구청역이 되지 않았나라고 추측해봅니다. 아닐 수도 있구요.
지금까지 역명의 사례들 보면 강동구청 역을 제외하고 모두 기존에 붙일 이름이 없기 때문에 차선으로 구청역을 선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5. 금천구청
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서울대입구역을 관악구청역으로 바꾸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대학역명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한성대, 성신여대, 총신대, 오산대 역명 교체주의자입니다.) 그렇다고 구청역으로 바뀌는 것이 맞냐라는 것에 대해는 의문부호가 있습니다.
구청이 역 이름으로 할만한 유동인구와 랜드마크적인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관악구민이지만, 서울대학교와 관악구청의 유동인구는 비교할 수 도 없이 서울대학교의 우위이지요.
랜드마크로서도 서울대, 봉천동, 신림동, 낙성대에 비해 관악구청은 미미하지요.
굳이 서울대를 밀어낼 만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요.
구청을 이용하는 사람을 위한 편의를 주장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 구청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는 사업상, 혹은 여권을 떼는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 내의 수요입니다.
그런데 구 내의 이용은 대부분! 지하철이 아닌 버스로 이동하게 됩니다.
주로 논의가 나오는 관악구청만 봐도, 관악구 내에서 관악구청을 갈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은 신대방역이나 구로공단역 주위에 사는 주민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즉 편의성으로 역이름에 구청을 붙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구 외의 일부의 수요는 부역명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구에서 멋진 구청 하나 지으면 그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구청을 역명에 집어넣으려는 시도를 계속 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대학 역명 붙일 때 대학 이기주의라 욕하는 것처럼. 이 또한 구청장의 공명심에 의한 것이 아닌지, 지방자치단체의 이기주의는 아닌지.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역명 붙이는 기준은
법정, 행정 동명 >= 중요한 기관, 명승지 > 그 지역의 전통적 지명(이수) > 구 이름 > 옛 지명 > 대학교 > 구청 > 사거리(이건 너무 혼란을 야기하게 되는 이름이라), 신oo
구청 역은 기존에 붙였던 방법대로 정 붙일 이름이 없을 때 그 때 붙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마지막에 역명 붙이는 기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서울은 지하철역이 워낙 많으니 법정, 행정 동명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죠...그럴 땐 주위 명소나 전통적 지명 등을 활용하면 좋을듯 합니다. 다만 법정, 행정 동명 중에서도 타 지역 사람들에게 생소한 지명(주로 법정동명이겠죠)은 더 유명한 명소가 있으면 그것으로 대체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아무튼 다른 것보단 부역명, 괄호역명 좀 많이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주민께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마들역도 사실 외지인에게는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듣보잡역 취급을 받고 있다는 현실(노원구 주민도 뭔뜻인가 모르는 사람들 부지기수)을 감안하면 옛지명 순우리말이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님을 뼈저리게 깨닫게 하지요. 참고적으로 청구역과 송정역은 인근 초등학교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 혹자는 송정역을 "김포입구"로 하자는 말까지 있는데, 엄밀히 이야기하면 전혀 어이가 없고 얼토당토않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청구역도 정말 황당한 게 광희문(그나마도 동대문운동장역이 더 가까움)이었다가 광화문과 헷갈린다고 바뀐 건데 대체지명이 정말 없었습니다.
마들이 듣보잡이라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ㄴ 이름이 듣보잡같이 보인다는 말입니다. (궁여지책으로 붙인 역명이긴 하지만, 청구역 송정역이 듣보잡의 극강이죠.. 송정역에다가 김포입구 부역명 붙이는 게 동대문역사문화공원보다 훨씬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독산(하안동입구) 지금 있습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 절대 아닙니다.)
한티역의 경우는 대치역의 순우리말인데, 이는 엄연히 기존역명과 중복이 되어서 붙인 궁여지책성 명칭입니다. 도철이 저런 원칙을 만든 것은 대학역명으로 인해 제대로 논란을 당해봐서(남성역/이수역) 또 피해를 보지 않고자 하는 심사였지요... 결론은 그런거 몇십년 쓰는 건데 제대로 짓자는 생각입니다. 여담으로 학동역-학동사거리도 전혀 다른데 이미 학동사거리 학동역사거리로 구분되어 불리고 있지요.
법정/행정동명보다도 관습지명이 조금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일 수 있는 게, 구반포/신반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구반포/신반포는 정식지명이 아니라 주공아파트 건립순서에 따라 붙인 관습적 지명인데, 이게 30년 넘게 내려오면서 굳어진 케이스입니다. 실제로 동호인들 여론도 서릿개보다 구반포 쪽에 훨씬 많은 지지를 하고 있던 사례가 있지요.
또 전철역이 행정동명을 바꿔버리는 이른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서 더더욱 문제가 되지요. 중랑구 지역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면목7동을 사가정동으로 바꾸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와중입니다. (관악구에 삼성동 신사동 만든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훨씬 낫습니다) 다만 대학교 자체의 부지내를 통과하거나 출입구 1개 이상이 대학교와 바로 연결된다면(직선거리 500미터이내에 한함) 법정/행정동보다도 대학교 자체가 우선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천구청역이 향후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지요. 신월~당산 경전철(서울시 내 경전철 중 공사가 확정된 신설~우이 선 다음으로 유력한 노선 중 하나입니다)이 양천구청 바로 앞에다가 역을 건설하려 하지요. 그렇게 되면 양천구청역 이름이 문제가 될 소지도 존재합니다... 다만 아직 신월~당산 경전철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아서 논의가 확대되진 않지요...
구청도 관공서로서 중요 기관으로 분류되는데 논리적 모순은 아닌지요...
^^ 그렇게 되면 경찰서 등도 다 역명을 붙여주게요~
사실 중요기관이 어떻게 분류되는지는 잘 모릅니다. 제가 중요기관이라고 쓴 것은 구청과같은 국지적 중심이 아닌 정부 종합청사(정부과천청사역)와 같은 전체적인 중심적 역할을 하는 기관을 의미합니다.
사실은 대학교도 관공서로서 중요기관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 어불성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