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 조합원 3848명·세입자 1만명… 10월 이주 시작
”용산·성동·중구 빌라 밀집 지역 수요 몰릴 가능성”
조은임 기자
입력 2023.07.14 06:00
서울 강북 지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최대어 ‘한남3구역’이 오는 10월 이주를 시작한다. 이주비 대출 기관 선정까지 마무리 된 상태로, 최소 1만 가구가 움직일 예정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한남3구역의 이주 작업이 강북 임대차 시장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거래가 저조했던 다세대·연립을 중심으로, 용산·성동구 등의 전월세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은 오는 10월 중 이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남3구역은 지난달 23일 용산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아 이주 일정을 잡게 됐다. 한남3구역은 사업비가 7조원을 넘어서는 사업장으로, 조합원 수는 3848명에 이른다.
사진 삭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전경/용산구청 제공
조합 측은 지난달 말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을 이주비 대출 금융기관으로 선정했다. 이들 은행에 총 2조7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용산구청이 2019년 한남3구역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고시할 당시 책정한 조합원들의 종전자산평가금액 약 5조4000억원을 기반으로 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가 적용한 것이다.
조창원 한남3구역 조합장은 “당분간은 이주를 무사히 진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정확한 입주 시기는 착공 이후에나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 착공, 2029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남3구역의 이주가 시작된다면 강북권 임대차 시장에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남3구역의 세입자는 1만 가구다. 조합원(3848명) 중 실거주 하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한남3구역이 속해 있는 용산구와 더불어 인근의 중구, 성동구 등의 연립·다세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세사기 사건으로 쪼그라든 일대의 빌라 전월세 시장에도 수요가 생길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다세대, 연립의 전월세 거래량은 1만88건으로 4월(1만280건)에 이어 1만건대에 머물렀다. 지난 2, 3월에는 1만2000건대를 기록했었다. 단독·다가구의 거래량 또한 1만 가구 수준으로 줄었다.
사진 삭제
한남3구역 조감도/현대건설 제공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용산구의 효창동, 중구 신당동 등 한남3구역에서 멀지 않은 빌라밀집 지역으로 주로 이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강북권 임대차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세입자가 1만 가구 규모로, 단독·다가구 기준 한남동 평균 전세 보증금이 2억원 수준”이라면서 “아파트로 이동하기엔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빌라로 유입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남3구역은 이제 이주와 철거, 일반분양의 사업수순 만이 남아 있다. 한남 2~5구역 중 가장 진행 속도가 빠르다. 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일대에 5816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으로,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해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임대주택은 876가구,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로 831가구이다. 일반분양 물량도 적지 않아 이주 후 일반 분양에 나서게 된다면 분양시장에서의 관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