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정찰풍선, 5개 대륙서 24개 임무 수행”
한국서도 정찰했나 묻자 “비공개”
日 “작년 규슈서 소속불명 풍선 확인”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이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세계 5개 대륙에서 최소 24개 임무를 수행한 사실을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CNN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일본도 지난해 1월 소속 불명의 정찰풍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찰풍선이 행한 24개 임무 중 6건은 미국을 대상으로 했다. 나머지 18건은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이뤄진 정찰 활동이라는 의미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찰풍선이 중남미,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유럽 등에서 활동했다”며 “중국의 정찰 자산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풍선 크기, 기능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찰풍선) 프로그램의 영향에 대해 알 필요가 있는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와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에서도 풍선이 발견됐느냐’는 질문에는 “동맹 및 파트너와 비공개로 소통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난해 1월 규슈(九州) 서쪽 공해 상공에서 소속 불명의 풍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일본 정부가 2020년과 2021년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확인됐다고 언급한 비행물체와는 별개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마쓰노 장관은 이어 “일본 상공에서 목격된 비행물체에 대해 이번 미국 사안과의 관련성도 포함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풍선이 중국 정찰풍선인지 확인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찰풍선의 활동 범위가 전 세계로 드러난 만큼 미국 정부는 세계 40여 개국의 해외 공관과 해외 주재 미 외교관들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동맹 규합에 나섰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영 PBS방송 인터뷰에서 ‘정찰풍선이 미중 관계에 타격을 입혔나’라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완전히 경쟁할 것이지만 충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도쿄=이상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