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7주간 금요일 강론>(2024. 5. 24. 금)(마르 10,1-12)
복음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12
그때에 예수님께서 1 유다 지방과 요르단 건너편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늘 하시던 대로 다시 그들을 가르치셨다.
2 그런데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모세는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하고 되물으시니,
4 그들이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5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6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7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8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9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10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그 일에 관하여 다시 묻자,
1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12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이 아닌 관계도 있다.』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모세는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하고 되물으시니,
그들이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그 일에 관하여 다시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마르 10,2-12)”
1) 여기서 ‘시험하려고’ 라는 말은
‘함정에 빠뜨리려고’ 라는 뜻입니다.
바리사이들이 이혼 문제를 질문한 것은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였는데, 만일에 예수님께서 “아내를 버려도
된다.” 라고 대답하시면 산상설교의 가르침과(마태 5,31-32)
다른 말을 한다고 공격했을 것이고, “버리면 안 된다.”고
대답하시면, 헤로데에게 가서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처럼
헤로데를 비판했다고 고자질을 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의 결혼 문제를 비판하다가 살해당한
일은(마르 6,17-29),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심각한 일,
그러나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헤로데를 편들 수도 없고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은 헤로데가 왕비를 버린 일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동생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마르 6,18).
<사실 왕비를 버린 것도 죄이지만, 동생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이 더 큰 죄였기 때문에 그것부터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바리사이들은 아내를 버리는 문제에 대해서만
질문을 하는데, 자기들의 질문이 함정이라는 것을 감추려고
세례자 요한과는 다른 방식으로 질문한 것 같습니다.
2) 바리사이들이 언급한 이혼 규정은
신명기 24장 1절-3절에 있는 율법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라는 예수님 말씀은 바로 그 율법을 폐지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 말씀에서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라는 말씀은,
“그 율법은 하느님의 계명이 아니라 모세가 정한
인간의 규정이다.” 라는 뜻입니다.
<“모세 당시에는 그런 규정이 필요했겠지만,
그것은 임시 조치였을 뿐이다.” 라는 것입니다.>
이 일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이 충돌한 일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당신의 권한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본래의 정신대로 회복시키신 일입니다.
3) 헤로데의 왕비는 이스라엘 바로 옆에 있는
‘나바태아’ 라는 나라의 공주였습니다.
그런데 헤로디아와 눈이 맞은 헤로데가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하고 친정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사실상 버린 것이고, 쫓아낸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일 때문에 헤로데와 나바태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뻔 했는데 로마 황제의 중재로 전쟁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는 예수님 말씀은 혼인성사에만 해당되지 않나?
헤로데와 그 공주의 혼인은 혼인성사가 아니지 않은가?” 라고
물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교회의 혼인성사는 아니지만, 헤로데와 그 공주의 결혼은
유대교의 율법과 예식대로 이루어진 혼인이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 혼인도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결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4) 매일미사 책에서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이라는
말씀이 ‘모든 관계’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는데,
‘모든 관계’가 아닙니다.
인간 세상에는 ‘죄가 되는 관계’가 분명히 있고,
‘죄가 되는 계약’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관계라면 끊어야 하고, 그런 계약이라면 파기해야 합니다.
<모든 불륜 관계는 관계 자체가 죄가 되는 관계입니다.
하느님 뜻을 거스르는 관계, 범죄를 공모하는 관계,
그 외에도 여러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어떻든 ‘모든 관계’가 다 ‘선’인 것은 아니고,
분명히 ‘악하고 나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악’의 관계 안에서, 신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큰 죄를 짓는 경우를 인간 세상에서 흔히 봅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동방박사들과 헤로데 임금 사이에
있었던 일이 좋은 예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아기를 찾으면 헤로데에게 알려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천사의 지시를 받고
그냥 되돌아갔습니다(마태 2,7-12).
헤로데는 박사들이 약속을 안 지켰다고 크게
화를 냈는데(마태 2,16), 사실 그 약속은
지키면 안 되는 약속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크게 방해하는 약속이었기 때문입니다.
배반자 유다와 사제들 사이에 맺은 계약도(마태 26,14-15)
계약 자체가 죄였기 때문에, 지키면 안 되는 계약이었습니다.
<우리 교회 법원의 ‘혼인 무효 소송’은,
겉으로는 혼인성사로 보이지만 성사로 성립될 수 없는 혼인을,
즉 무효인 혼인을 가려내는 소송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이 아닌,
인간들이 마음대로 맺은 혼인이 실제로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경우에 무효가 선고되면, 혼인 관계가 풀리게 됩니다.>
[출처] 연중 제7주간 금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