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하늘길 열린다… 2000억 원 투입해 백령공항 건설
육지까지 이동시간 1시간으로 단축
주민 숙원 해소… 2027년 개항 목표
“공항경제권 형성해 지역에 활력”
인천시, 공항 운영 참여 의사 밝혀
백령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인천 옹진군 백령면 사곶해변 일대 전경. 이르면 2027년 개항할 백령공항은 육지까지 이동 시간을 약 1시간으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 제공
서해5도 최북단 섬인 인천 백령도에 이르면 2027년 공항이 들어선다. 그동안 백령도에서 육지로 가려면 5시간이나 배를 타야 해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백령공항이 들어서면 육지까지 이동 시간이 약 1시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정해야 할 공항 운영 주체와 취항 노선 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육지까지 1시간이면 도착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공항을 짓는 사업이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약 2000억 원을 투입해 백령도 솔개지구 일대 25만4000여 ㎡ 부지에 50인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소형 공항을 짓는 사업이다. 1200m짜리 활주로 1개와 계류장, 터미널 등이 조성된다.
2014년 옹진군에서 백령도 주민들의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 공항 건설을 제안한 이후 8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현재 약 1만 명이 살고 있는 백령도와 내륙을 오갈 수 있는 수단은 배가 유일하다. 인천항에서 백령도까지 배로 이동하는 데만 4∼5시간이 걸린다. 이마저도 기상 상황에 따라 결항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 공항이 문을 열면 백령도와 육지 간 이동시간이 1시간 내외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 상황 등으로 인한 결항, 지연 비율도 선박의 경우 약 23%인 반면 비행기는 7%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행정절차 등을 신속히 처리해 2027년에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중 백령공항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해 내년 상반기 중 기본계획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공항경제권’ 형성돼야”
백령공항을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도 관심이다. 인천시는 최근 국토부에 “일부 사업비를 분담하고 백령공항 운영에 참여할 수 있을지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상태다. 지역 소형공항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여서다. 시 관계자는 “지속적 운영을 위해 운임 등을 보조할 수 있도록 시가 터미널 운영 등에 참여할 수 있을지 검토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현행 공항시설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공항 운영에 참여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례가 없다. 지역공항의 경우 대부분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고 있고, 지자체가 참여하려면 시행령 등을 손봐야 한다. 그럼에도 시는 공항 운영에 참여할 경우 공항 인근 개발까지 연계해 지역의 ‘공항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백령공항이 국내 어느 공항까지 연결될지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백령도 주민 김모 씨(58)는 “주민들은 공항이 생기면 인천과도 사실상 1일 생활권이 가능해져 반기는 분위기”라며 “지방공항까지도 오갈 수 있다면 관광객 유치 측면에서도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자치단체가 공항을 운영하는 경우가 없지만,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적지 않다”며 “섬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