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줄보다 더 질긴 것들이다.
사약을 먹여도 딸을 들여보내고,
관비로 내쳐져도 다시 돌아오고,
대체 이 악연을 어찌...”
드라마 <대장금>에서
제주도에 관비로 갔다가
의녀로 되돌아온 장금을 보고
경악한 최상궁의 독백입니다.
징계로도 못 자르고,
검사적격 심사로도 내치지 못하고,
지방으로 인사를 돌려도 나가지를 않으니
검찰 수뇌부에서 저에게 학을 뗐다고 하더라구요.
최상궁의 독백이 떠올라 웃었습니다.
검찰을 어떻게 되살려볼까...
궁리 끝에 뜻을 세우고
검사게시판에 글을 띄워
봉화를 피워올리기 시작한 게
2012년 4월이라
이제 만 10년이 되어 갑니다.
2016년 2월 검사적격 심사를 겨우 통과한 후
하고픈 말, 하고픈 일 거침없이 하다가
다음 심사받을 무렵
홀가분하게 그만두려고 했었습니다.
앞으로 7년이면 까마득하기도 했고
그 정도 고생했으면
할 만큼 하지 않았나… 싶었으니까요.
문득 돌아보니
검사적격 심사가 그리 오래 남지 않았네요.
아직 할 일이 남았고, 버틸 만 하니
감사하며 계속 가볼 각오입니다.
작년 겨울부터
틈틈이 조용한 카페를 찾고 있습니다.
보람도 있었지만 너무도 고생스러웠던 10년이라
복기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검사게시판에 쓴 글과 정동칼럼 중에서
의미 있다 싶은 것을 고르고,
후일담을 덧붙여 쓰고 있습니다.
.
작년에 즐겨 가던 파주 카페가 1월 문을 닫아 아쉽던 차
논두렁 일몰 풍경이 좋은 카페를 최근 발견하고
요즘 자주 오고 있지요.
자주 왔더니
카페를 지키는 토비도
이제 제 손길을 그리 거부하지 않네요.
논두렁 뷰 맛집에서
2011년 도가니 일기부터
2021년 대검에서 제가 겪은 일까지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데요.
검찰이 왜 이런지,
저는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내부자의 시선에 담긴
검찰의 풍경을 잘 정리해보겠습니다.
첫댓글
임은정검사님의 검찰의풍경을 언제쯔음 볼 수 있을까요?
지치지마시옵고
가시밭길이라도 꾸준히 가시다보면 장미꽃길도 나타나리다..
응원해드릴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