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에서 새벽까지 이어지던 흥분을 가라앉히고 여친들과 나머지 수다를 떨며 잠을 청하였어도
워낙 시설 자체에 첫 손님으로 숙박을 하였던 까닭에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첫 손님으로서 누리는 결과물은 대만족,,,,일단은 모든 것이 새것이어서 아주 좋았고
넘치는 배려 덕분에 나머지 친구들은 급하게 꿈나라로 쏘욱 빠져들었다는데 날밤새운 쥔장은 으아악.
절절 끓어대는 방바닥이 오히려 독이 되어 잠 못 이루는 밤 계속되고 새벽이 밝아오니 더 이상 뭉그적 거릴 필요 없어 벌떡 일어나고야 만다.
어쨋거나 남친들 중에서도 부지런한 친구들은 이미 운동장을 점령하고 일어났다는 신호를 보내오니 다들 부랴부랴 길게 뉘인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 이어지는 스케줄을 위해 여정을 준비하고 아랫층에 준비된 식당으로 내려가 그야말로 정성껏 준비해주신 시골 밥상을 식판에 가득 채우고
서울에서 부터 창학친구가 챙겨온 일품 레드 와인을 반주 삼아 "위하여" 한판 일갈이라...
불편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염려해주신 사무장님께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며 다시 양구여행 두번째 길을 떠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여 보여주신 양구군 해설사 황혜숙님...서울을 버리고 연고지 없는 양구로 귀촌하여
자신과 타인을 위한 삶을 그야말로 열심과 최선을 다해 살아내시는 중.
두타연 입구에 이름하여 소지섭길...근처에서 영화 촬영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관광용으로 조성되었고
소지섭 스스로가 자신이 직접 그린 벽화는 물론 다양한 면모의 소지섭 사진을 만날수 있는 곳이어서
그의 사진을 보러 오는 관광단이 장난이 아니요 국내외를 망라하여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찾아드는 발길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역시 이름값을 아낌 없이 한다는 느낌.
두타연 계곡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내소에서 미리 출입신청서를 작성하여야 하며
건네받는 펜던트는 일종의 위치추적기 역할을 하며 혹시나 벌어질지 모르는 돌발상황을 미리 감지해낸다.
말하자면 괜한 호기심에 지뢰밭에 발을 넣어 보거나 무단으로 들어간다던가 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위하여.
두타연 계곡으로 가는 길은 10길로 정해져 있어서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다양한 풍광을 만날 수 있고
그저 느긋하게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가기만 하면 두어시간 걸려 두타연 계곡길을 만나
음미하고 느끼고 보여지고 만나지는 곳곳의 절경에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단 외국처럼 거창하고 거대하다는 느낌보다는 역시 우리답게 아기자기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피의 능선이라 불리우는 저 능선에서 뺏기고 빼앗는 하룻밤의 전쟁의 역사가 긴긴날 반복 되풀이 되어 이뤄졌으며
숱하게 많은 군인들의 목숨이 저당잡혔었다는 말에는 왠지 숙연해지고 뭉쿨하더라는...
아직 절정의 단풍을 구경할 수 없었으나 때로는 2% 부족한 단풍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므로 굿굿굿.
지금은 가뭄시대...그래도 가을 바람과 함께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두고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힐링 숲길에서 역시나 한 컷...걷다보니 절로 땀이 줄줄.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지.
통일을 위한 희망 편지길을 만들었으나 사람들이 너도나도 편지를 남기겠다고 아우성인 까닭에 주변이 너무 황폐해져버려 6개월 시한부 길이 되었다.
차후에는 모아진 편지들이 태실함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저 두타연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두어시간을 걸었던 것...두타연은 금강산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강원도 양구의 깊은 골짜기를 만나
아담한 폭포를 이루고 그 아래 만들어진 너른 소를 말한다고 하는데 역시 가뭄끝이라 폭포물길도, 소의 물도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두타연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때묻지 않은 천혜의 주변 경관이 우선이니 원시의 자연을 만나는 즐거움과 더불어
언제 초등친구들과 일탈을 누려보겠는가 싶어 더더욱 환상적인 산책길 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뒤이어 예정된 짚라인 체험 순서가 있었으나 그 정상에 벌떼들이 난리라 119 소방대가 출동하여 퇴치중이라고 하여
예정된 시간을 서로 바꿔 점심 식사 후에 박수근 미술관을 먼저 찾았다.
개인적으로 가끔 찾아드는 박수근 미술관이기에 쥔장에게는 익숙한 곳이요 걸음을 놓을 때마다 눈의 호사를 부르는 행복감이 만연할 일이나
더러는재능은 넘치나 너무 이른 시대에 태어난 박화백의 기구한 일상이 마음에 걸려 가슴이 먹먹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어렵게 고생하며 화가의 길을 갔으나 죽은 자는 배곯고 힘들었어도 후대가 누리는 경제적 부와 명성은 그의 것이 아니다.
얼마 전에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작품 "빨래터의 아낙"이 45억원에 판매되었다는 소식이 더욱 씀쓸하다.
박수근 화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때때로 현대화가들의 기획전이 열리고 현대화랑의 박명자 관장님을 비롯하여
뜻있는 분들이 기증하신 우리 화단의 거장들 작품도 만날 수 있어 이런저런 이유로도 찾아가볼 만한 박수근미술관.
뒤이어 세시에 약속된 맆라인을 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며 서둘러 찾아들었으나 소지품을 일절 들고갈 수 없다는 바람에
카메라를 소지하지 못하였으므로 두고두고 생각하여도 아찔하고 근사했던 짚라인의 장관을 기록하지 못했음이 아쉽고
마치 특전사다운 면모를 보이고 멋진 폼으로 등장하여 짚라인을 장악하던 친구 모두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양구군 동수리에 설치된 65m높이의 타워에서 출발하여 와이어를 타고 750m 거리의 허공을 날아 한반도 섬에 도달하는 레포츠 짚라인.
빠른 속도감과 한반도섬을 아우르는 양구의 수려한 경관과 맞물려 많은 이들이 찾아든다고 하니 적극 강추.
반드시 도전해 보시기를....내려오고 나면 짜릿하고 흥분되는 것도 잠깐이요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터이니 말이다.
암튼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별 탈 없이 일정을 마치고 예정대로 오후 4시 30분에 정확하게 양구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 먹었던 "팔당초계국수"는 기함을 할 정도로 양이 많았고 만두나 전병 역시 입맛에 딱
.
이탈이 되지 못한 일탈을 마무리 하면서 다시 돌아오는 길, 각자의 집 앞으로 에 걸맞는 차량에 나눠 편승을 하고
쥔장은 사당편에 탑승을 하여 내리닫이로 달려 아들이 예약해놓은 시간에 맞추느라 고고고...
운전의 고수인 친구 창학의 힘을 빌려 무사히 강남고속터미널에 입성을 하여 숨가쁘게 9시 20분 차를 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치 1박 2일의 여정이 한 12년은 된 듯하다는 느낌을 안고 집으로 집으로.
집에 돌아와 떡실신 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그것도 또 아니 되니 참, 잠귀신은 죄다 어디로 갔는지 몰라.
그렇게 우초오공 친구들과의 추억쌓기는 여기까지...그저 이해심과 배려가 많은 무설재 신선에게 고마울 뿐이다.
첫댓글 참으로 귀한 인연으로 오랜세월을 함께한 친구분들과의 여정이 어떠햇을지가 눈에 선하내요.
고운 우정이 영원히 지속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시는 일상이 되시길 힘차게 응원드려봅니다.
ㅎㅎㅎㅎ 늘 고맙습니다...으원과 격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여고 동창들과 휘리릭 남도 쪽으로.
체력은 국력이라는데 제 체력은 바닥 치는 중인데 자꾸 나갈 일만 생기네요.
생각지 못한 곳에 멋진 체험들이 숨어 있구먼~!
짚라인이 궁금해지는 이 호기심은 또 워져랴~! ㅋㅋㅋ
짚라인은 정말 즐길만 한 듯...뭐 치앙마이까지 갈 필요도 없다는.
정선에도 근사한 코스가 잇다고 하니 한 번 가봅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