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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일) '여의도 문법 파괴자'… 이준석, 지하철서 숙면
'여의도 문법 파괴자'로 불리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또 한 번의 '파격(破格)'이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정치 행보마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니는 이준석 의원은 이번엔 전용차가 아닌 지하철로 퇴근하면서 시민 어깨에 기대 잠든 '의원님'을 보여줬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자신의 머리를 옆 승객에게 기댄 줄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진 모습이었다.
많은 주목을 받은 만큼, "민폐"라거나 "쇼"라는 일부 비판도 포착됐지만, "나쁘게 보이진 않는다", "신선하다", "찐 직장인"이라는 여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이준석 의원의 지지자들은 그가 지금껏 보여준 행보를 봤을 때, 연출일 수가 없다는 데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준석 의원의 이런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은 기성 정치인들이 그간 대중에게 보여준 모습과 다른 신선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의원들은 '국회의원 차'로 불리는 카니발을 타고 이동한다. 밤늦게까지 만찬을 할 때도 수행 직원들이 식당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리가 끝나면 '모셔가는' 경우가 많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 의원의 지하철 이슈는 아주 신선했다고 본다. 다만 북유럽에서는 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는 건 일상인데, 우리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의원은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별것이 정치에 능하다"고 했다. 이준석 의원은 본격적인 대중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국민의힘 대표 시절부터 기존의 여의도 문법을 깨트리는 파격 행보로 종종 화제의 중심에 서 왔다. 먼저 이준석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됐던 2021년 6·11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에는 캠프사무실·문자 홍보·지원 차량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선거운동 방식을 선보여 이목을 모았다.
선거도 단 3000만원으로 치렀다. 84만 책임당원에게 지지 문자를 1회 보내는 데 드는 금액만으로 선거를 치렀는데도 승리한 것이다. 지난해 김기현 대표를 뽑았던 3·8 전당대회에서 4명의 당 대표 후보가 쓴 비용은 총 12억80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3억2000만원에 달했다. 그렇게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가 된 이준석 의원은 첫 출근도 남달랐다.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출근한 것이다. '차 대신 자전거', '노타이에 백팩' 당 대표는 국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언론에서는 "보수정당 대표가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으로도 쇄신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대표 취임 후 첫 회의에서 "우리의 파격은 여의도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이준석 의원은 첫 외부 일정으로 통상 정치권 인사들이 찾는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천안함 피격 사건 희생 장병 묘역이 있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또 관례를 깼다.
대전현충원에서는 곧바로 광주로 직행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취임 첫날 호남을 찾은 것 역시 최초이자 파격이었다. 대표 취임 후 첫 여름휴가 때는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했다. 직접 택시를 운전하면서 민심을 청취하고, 택시업계의 고충을 직접 체감해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는 2019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에도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택시업계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빚어지자, 해법을 찾겠다며 택시 운전 자격증을 따고 두 달 동안 직접 택시 영업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는 몸집이 큰 트럭이 아닌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대표적인 소형 승합차 '라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5톤짜리 유세차를 타봤자 교통흐름에 방해만 되니, 라보로 골목 구석구석까지 다니겠다"는 것이었다. 이준석 의원은 올해 총선 기간에도 라보를 타고 개혁신당 유세를 펼쳤다. 이준석 의원은 최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제가 하는 정치의 방식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제 정치의 방식이 대한민국에 보편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젠 못 잡아먹어 안달"… 고민정·배현진, 왜?
최근 두 여성 정치인의 거친 설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민정(서울 광진을, 재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서울 송파을, 재선) 국민의힘 의원 얘기다. 2018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놓고 배현진 의원이 ‘6000만원 기내식’ ‘셀프 초청’ 논란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배현진 의원은 지난 6월 10일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친문계 의원님들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마타도어(흑색선전) 말라고 하던데 약간 좀 코믹했다”며 “김정숙 여사가 공중부양해서 혼자 하늘에서 도시락 들고 드신 거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은 김정숙 여사가 인도 방문 당시 대통령 없이 타고간 전용기의 기내식 비용 6292만원 내용이 담긴 문건을 최근 공개했다. 그러자 고민정 의원은 이튿날인 6월 11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부 자료에는 6292만원에 기내식 운송비 등 다른 비용이 같이 들어있다는 게 밝혀졌다”며 “더 이상의 경거망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재선 의원이 됐으니 반박할 때는 근거를 갖고 하라. 말꼬리 잡는 그런 정치는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이에 배현진 의원은 6월 12일 페이스북에 “동료 의원으로서 예우해줄 때 입을 곱게, 경거망동을 자제하길 바란다”며 “고민정 전 대변인, 타지마할 좋았습니까”라고 썼다. 고민정 의원이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에 청와대 부대변인 자격으로 동행한 점을 비꼰 것이다. 고민정 의원이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서 더는 확전되지 않았다. 정치권 인사는 “아나운서 선배인 고민정 의원 입장에선 배현진 의원 도발에 굳이 더 싸울 필요를 못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배현진 의원도 더는 고민정 의원을 거론하지 않았다.
한때 둘은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였다. 고민정·배현진 의원은 각각 KBS·MBC 지상파 여성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정치권 입문도 각각 2017년(고민정), 2018년(배현진)으로 비슷했기 때문이다. 4년 전인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고민정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배현진 후보가 희망의 자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먼저 격려하자 이를 전해 들은 배현진 의원은 “덕담해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서로의 응원 덕일까. 두 사람은 나란히 첫 금배지를 달았고, 지난 4·10 총선 때도 승리해 함께 재선이 됐다. 하지만 막상 국회에선 두 사람이 별다른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고 한다. 각각 보건복지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고민정), 문화체육관광위(배현진)에 배치돼 상임위 활동이 겹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야가 강경 대치하는 국회 상황으로 인해 사적 모임을 갖기도 어려웠고, 국회를 오가다 종종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하는 게 전부였다.
이렇듯 특별한 구원(舊怨)이 없던 두 사람이 갑자기 치받은 것은 여러 정치적 원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야권 관계자는 “고민정 의원은 친명계가 득세한 상황에서도 비명계 최고위원으로서 소신을 내세워 정치적 무게감을 키웠다”며 “자신의 정치적 뿌리인 문재인 정부를 때리는 배현진 의원을 좌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 인사는 “배현진 의원이 최근 민주당 진영을 본격적으로 때리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김정숙 지키기’에 나선 고민정 의원을 좋은 타깃으로 봤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둘은 앞으로도 긴장 관계 놓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처럼 여야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서울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도 이들의 라이벌 의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정치권에선 “고민정·배현진 의원 모두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실제 이웃 나라 일본에선 이들과 비슷한 경쟁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 달 7월 7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TV 뉴스 앵커 출신 스타 여성 정치인이 맞붙은 것이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71) 현 도쿄도지사와 무소속 렌호(蓮舫·56) 참의원 의원이 그들이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서울 한강벨트에 지역구를 둔 고민정 의원과 배현진 의원은 대립각을 세울수록 각자의 입지가 강화되는 적대적 공생관계여서 긴장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계천의 잊혀진 물길…‘백운동천’
청계천은 어디에서 왔을까? 태평로 청계광장 앞에서 동쪽으로 10㎞쯤 흘러 한양대학교 부근에서 중랑천에 합류하는 이 물길의 시작이 그냥 광장일 리는 없다. 중랑천은 청계천을 흡수한 다음 서쪽으로 계속 흘러 서울숲 근처에서 한강과 한줄기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청계천은 이렇게 중랑천을 거쳐 흘러든 한강에서 온다. 한강 물을 정수해 하루 4만t씩 끌어다 만든 물길이 지금의 청계천이다. 이걸로도 부족해서 주변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도 하루 2만t씩 청계천에 흘려보낸다.
청계천은 2005년 ‘복원’되었다. 복원, 즉 원래 모습으로 되돌린 것이라면 청계천엔 원래 이렇게 물이 콸콸 흘렀단 말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청계천은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이었다. 평소엔 말라 있거나 물줄기가 끊긴 물웅덩이만 듬성듬성 자리했다. 20세기 초만 해도 고인 물에 오물이 섞여 썩은 내가 진동했다. 콜레라·장티푸스가 유행하자 일제 조선총독부는 청계천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1907년부터 청계천은 조금씩 복개, 즉 땅 밑에 파묻히기 시작했다.
그럼 지금의 청계천은 ‘복원’이 아니라 사실상 ‘창조’된 물길에 가깝다. 물과 풀숲, 물고기와 왜가리,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진 도심 하천은 적어도 21세기 이전에는 존재한 적 없는 청계천이다. 서울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청계천의 잊힌 물길까지 찾겠다고 한다. 각각 인왕산과 북악산에서 시작해 경복궁 근처를 지나 청계천으로 흘러든 백운동천과 옥류동천, 삼청동천이 그것이다. 이 물길도 일제강점기부터 점차 발아래로 사라졌다. 이는 또 어떻게 복원, 아니, 창조할 수 있을까?
몇해 전부터 그 방법을 탐색 중인 허서구란 건축가가 있다. 그의 설계작으로는 마포구 성산동의 옛 석유저장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한 ‘문화비축기지’가 널리 알려졌다. 신인도 아니고 나이 일흔을 바라보는 건축가는 요즘 누가 의뢰하지도 않았는데 ‘백운동천 물길공원 계획안’을 그려 백방으로 뛰는 중이다. 구청, 국회의원 선거사무소, 언론사 등 닥치는 대로 찾아갔다. 오세훈 서울시장 앞에서도 직접 발표했다.
허서구의 구상은 백운동천의 발원지인 자하문터널 위쪽 인왕산 자락을 물길과 생태숲, 역사적 의미가 어우러진 공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곳은 원래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김가진(1846~1922)의 땅으로, 창덕궁 중건 후 남은 자재를 하사받아 지었다는 저택 백운장이 있었다. 김가진은 청운동 주변 땅 1만평을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빼앗겼는데, 백운장도 그때 함께 넘어갔다. 해방 후 후손의 반환 소송을 이승만과 김구가 지원했다.
한국전쟁 중 그 후손이 납북되며 소송은 중단됐고, 1963년 정부는 한 종교단체에 이 땅을 불하했다. 지하조직 ‘대동단’ 창설 등 김가진이 독립운동을 한 궤적은 뚜렷하다. 하지만 그 이전 친일 이력과 대동단의 좌익 성향 탓인지 그는 아직 서훈을 받지 못했다. 백운장 터에서는 지금 푸른 이끼로 뒤덮인 돌계단과 석축, 김가진이 바위에 직접 새겼다는 ‘白雲洞川(백운동천)’ 각자만이 묵묵히 비운의 근현대사를 전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백운동천은 강희맹(1424~1483)의 시조, 정선(1676~1759)의 화첩에도 등장한다. 허서구는 “땅은 역사”라고 말한다. 백운동천 물길의 재생은 그에게 이런 기록과 서사를 현시대로 다시 잇는 작업이다.
서울시는 백운동천 복원에 관심이 있다. ‘복원’된 청계천은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다 흘려보내는 방식 때문에 종종 ‘거대 콘크리트 어항’이란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는 그 한계를 극복하고 싶어했다. 2~3년에 한 번꼴로 청계천의 원류, 즉 백운동천·옥류동천·삼청동천을 되살려 청계천을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서울시가 펴낸 백운동천 관련 보고서는 꽤 구체적이다. 자하문터널에서 토속촌삼계탕 어귀 약 1.5㎞ 구간은 2020년까지, 그 아래로 서울경찰청에서 세종문화회관 뒷마당을 지나 동화면세점 앞 약 1㎞ 구간은 2035년까지 복원한다는 시간표를 짰다. 물론, 이 계획은 실행되지 않고 보고서로만 남았다.
왜일까? 모두가 ‘복원’을 말하지만, 현실에선 그 상이 될 ‘원래 모습’에도 도통 합의하질 못했다. 물길을 덮어 길을 냈으니 그 길의 포장을 걷어내면 몇십㎝ 아래 물길이 나온다는 건 틀림없다. 문제는 유량이다. 청계천과 똑같이 백운동천도 건천이었다. 기왕 ‘복원’하는 입장에서는 청계천처럼 어디선가 물을 펌프로 끌어와 콸콸 흐르는 천을 만들고 싶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역사학자나 환경주의자가 꼭 시비를 건다. 생태하천을 만들려는 거 아니었냐고, 왜 청계천의 과오를 되풀이하느냐고.
그럼 그냥 물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천을 만들자는 건가? 그게 백운동천의 원래 모습이니, 어쩌면 ‘진짜’ 복원의 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서울시는 백운동천 복원 과정 중 하나로 2021년 세종문화회관 뒷길인 새문안로9길과 새문안로5가길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전환하려고 했다. 멀쩡한 도로에 차량 통행을 막고, 그 도로를 파헤쳐서 기껏 물이 흘러도 그만, 안 흘러도 그만인 물길을 낸다? 시민의 지지를 얻기 쉽지 않다. 그래서 무엇보다 시장 같은 선출직 공무원의 구미를 당기지 못한다.
청계천과 그 지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36개 하천 약 240㎞ 구간 중 약 30%가 여전히 아스팔트 등으로 덮인 상태다. 지역구 정치인들은 선거철마다 이 복개 하천을 복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건다. 그러면서 물이 콸콸 흐르는 조감도로 유권자를 설득한다. 거짓말이다. 대부분 하천의 풍경은 원래 그리 낭만적이지 않았다. 서울에 성공적으로 복원됐다는 하천 중 청계천만 유독 다른 물을 인위적으로 끌어다 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질문이 필요하다. 시가지 근대화 과정에서 잊힌 천을 이제 와서 대체 왜 복원해야 할까?
허서구는 ‘시대적 복원’을 주장한다. 굳이 도로를 파서 물길을 바깥으로 드러내거나, 거창하게 물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자는 거다. 다시 말해 ‘청계천 모델’을 벗어나야 한다. 원래 물길을 따라가되 현존 도로 표면에 가느다란 실개천으로 조성하자는 게 그의 구상이다. 아장아장 걷는 꼬마도 건널 수 있는 30㎝ 안팎의 얕은 물길. 약간의 집수 작업만 뒷받침되면 그 정도 유량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어반 브루클릿(urban brooklet)’이라 해서 교토나 코펜하겐 같은 아기자기한 도시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물길이다.
그는 이런 시대적 복원이 현실적이면서 그 물길이 지닌 이야기를 전해 도시를 한결 더 풍성하게 만든다고 본다. 사람들은 작은 물줄기를 살며시 건너 카페로 들어간다. 그 자체로 도시에 흥미로운 행위가 새로 생겨난 셈인데, 그러면서 사람들은 또 이렇게 물을 것이다. 이 물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거지? 인왕산, 백운장, 김가진, 청계천 따위의 단어들이 그 물을 따라 흐른다. 우리가 복원하고자, 기억하고자 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던가? 이것이 시민의 동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청계천 모델만 떠올리는 사람에게는 시시해 보일 수 있다.
역사적·환경적 관점에서 사고하는 사람은 이 또한 청계천 모델과 다르지 않게 여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것을 ‘왜’ 하는지에 무게를 두면 방법이야 얼마든지 유연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떠들썩했던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공모전에 당선된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은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우리 모두가 지루함이라는 전염병 속에 살고 있다.” 그는 오늘날 도시와 건축에 ‘감정의 기능’이 빠졌다고 비판한다. 물길을 없애 거리의 켜를 심심하게 만든 이 도시에 이 말을 그대로 돌려줄 수 있겠다. 오늘날 우리 도시의 전염병은 이 지루한 길이다. 방법이 뭐든 물길을 되살려보려는 이유다.
6월 아침의 원주 용화산.....!!!!!!!!
가시오가피나무
접시꽃
정상주유소...... 휘발유 1609원 / 경유 1428원
05:20 용화산 260m 정상에......
용화산 마루길 쉼터.......
연무에 가려진 치악산.......
치악초등학교......
칠엽수..... 마로니에
참나리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