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거룩한 아침입니다. 부활의 기쁨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흘러넘치기를 빕니다. 2천 년 전 제자들이 느꼈을 그 놀람과 기쁨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동고동락하였으며 그분의 죽음으로 비탄에 잠겼을 그들이 겪었던 슬픔과 절망에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은 물론 예수님을 따르던 당시의 모든 이들에게는 희망, 그 자체요 삶의 의미였던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때 우리는 그와 함께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라고 읊조리는 유행가의 가사가 결코 빈 말은 아님을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에서, 그리고 그분의 부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눈물로 빵을 먹지 않는 사람은 그 빵의 의미를 모른다는 말처럼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당하고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진한 체험을 하지 않았다면 부활의 참된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비트 미들러(Bette Midler)가 애절하게 노래하는 장미(The Rose)의 가사처럼 밤이 너무 외로울 때 인생길이 너무 험하고 길게 느껴질 때 사랑만이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주고 힘을 북돋아 줄 것이고 봄이 오면 햇빛을 받으며 장미로 피어날 씨앗을 품고 있다는 지독한 눈에 덮인 겨울을 생각하라는 의미를 헤아리게 됩니다.
부활의 아침이 이처럼 감격과 설렘으로 출렁거리는 것은 그분이 겪은 고통이 너무나 엄청났고 놀라왔기 때문입니다. 인간으로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온몸으로 이를 받아들인 그분이셨기에 예수님 자신도 그러했겠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며 살아갔던 당시의 모든 이들에게는 이 사건이야말로 세기를 뒤흔든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한마디로 그분이 누구이신지를 가장 명확하게 밝혀준 하느님의 계시, 그 자체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복음을 읽으며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직접적인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사실과 이미 부활하여 여자들과 제자들에게 나타난 발현사화를 통해서 그분의 부활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붙잡고 절했던 여인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명했던 예수님의 말씀에서 부활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부활의 주님을 복음 선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부활을 목격한 증인들로서는 부활 그 자체가 정말 획기적 사건이요 놀라움, 그 자체이지만 예수께서는 이에 머무르지 않고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면 영원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시고자 한 깊은 뜻이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한마디로 죽음을 떨치고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신 사건이자 그분의 부활로 인간의 모든 고통과 죽음이 그분 앞에서 극복된다는 희망을 안겨주며 아울러 누구든지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분과 더불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도 부활 신앙을 간직하고 살아가야 한다고 계시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주님의 부활을 기쁘게 알렐루야로 소리 높여 외치면서 주님의 자녀답게 빛 속에서 걸어가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