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야산과 붙어있다보니 알밤을 줏는 혜택도 누리게 된다. 하지만 밤이라는 음식은 혈당을 급히 올리는 GI지수가 높은 식품에 속해 일부러 밤은 섭취를 멀리하게 된다. 집 근처에 있는 대학교 교내에도 엄청나게 밤나무가 많지만 알이 너무 작아서 아예 줍기를 포기하게 된다.
3일째 알밤을 주으며 배우는 교훈이 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먼동이 트기 전부터 랜턴을 들고 다니며 가족이 동원돼 알밤줏기를 한다.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수십명이 지나간 자리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많지는 않지만 여기 저기에 알밤이 떨어져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밤의 특성 때문이다. 밤은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는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밤은 열매가 완전히 익었다고 생각될 때 가시로 뒤덮인 송이의 아랫부분 부터 벌어지게 해 씨앗들이 땅아래로 떨어지게 조절을 해준다.
성격이 급한 사람들은 도구를 이용해 밤나무 줄기를 흔들어 더 많은 알밤을 수확하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땅에 떨어진 알밤을 줏게 된다. 밤은 한꺼번에 씨앗을 떨어트리지 않는다. 시차를 두고 하나씩 하나씩 떨어트리다보니 이미 내 앞에 수십명의 사람이 지나갔다 할지라도 내 눈에 뜨이는 알밤이 있는 이유이다.
더군다나 낙엽이 뒤덮인 바닥에서 색갈이 유사한 알밤을 줏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이미 지나간 사람들에 의해서 수북한 낙엽은 발에 밟혀 눕게 되고 그 위에 떨어진 알밤은 사람의 눈에 잘 띄게되는 잇점이 주어진다. 그야말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인 셈이다.
다른 사람이 이미 훑고 갔으니 나는 무엇을 줍겠느냐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들이 낙엽을 밟아준 덕분에 내 눈에 도 잘띄게 된다는 인생의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
동행일기 같은조에 속해있는 천안감리교회 엄재용목사님의 일기중에 전도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도전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돌렸는데, 이번에는 방법을 바꿔 교회띠를 두르고 환경보호 쓰레기줍기를 했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격려를 해주더라는 경험담을 보면서 그야말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표현하는 고정관념의 과감한 변화가 우리의 인생을 새롭게 인도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인생의 소소한 부분부터 발상의 전환을 할수만 있다면 우리는 더욱 함께 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발견할 것이고 그만큼 주님과의 동행에 감사를 드리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