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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올리브유
올리브의 추억
올리브유를 참 오랫동안 먹어온 것 같다.
올리브유에 관심이 많이 없을 70년대 부터 어머니께서는 부침게 등에 올리브유를 사용하여 만들어 주셨다.
다른 부침게와는 달리 올리브의 독특한 향이 들어있어 좋아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절대 좋은 품질일 리 없었으며, 또한 올리브유로 부침게를 한다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부침게에 사용되는 나물 혹은 재료들의 순수한 맛을 느끼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올리브향이 들어가서 재료의 향과 섞이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올리브유에 대한 갈망은 항상있어 왔기 때문에 유럽 곳곳을 다니면서, 특히 올리브가 많이 나는 곳이면 어김없이 올리브를 맛보았다. 더우기 수입을 시작하면서 더 많은 사실을 알게되고 더욱 좋은 올리브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많은 사람들이 올리브유가 몸에 좋다는 사실로 좋은 올리브유를 찾는다.
그러나 좋은 품질의 올리브유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주머니가 두둑해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올리브유가 몸에 좋다는 사실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올리브유를 찾고 있으며 더 좋은 품질의 올리브유를 구입하기 위해 품질이 상위라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찾게 된다.
물론 가격이 더 저렴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 저렴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찾으며 저렴한 엑스트라버진이 할인점에 무수히 진열되고 판매된다.
그러나 이 세상에 제품 구입에 횡재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부침게를 굽던 것도 전혀 좋은 품질과는 무관했지만 분명히 엑스트라버진이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사람들이 빗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 올리브 나무에 올라가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였다. 그리고 수확한 올리브유는 세척을 한 후 바로 거대한 멧돌을 이용하여 올리브유를 추출하였다. 결과물은 뻑뻑한 순수 올리브유였다.
이런 경우 산도는 대부분 0.1 이하이거나 그 범위를 크게 넘지 않는 진정한 엑스타라버진 올리브유가 된다.
이 올리브유는 유럽의 식탁을 기름지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때에 따라서는 밤에 호롱불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사용되었다. 갓 짜내고 있는 올리브유: 논필터이며 순수한 올리브원액이다.
2년 전 이태리 밀라노의 유명한 식재판매점인 팩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논필터올리브유를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논필터의 올리브유로는 유일하게 한 가지만 있었으며 750ml 와인병에 담긴 올리브유의 가격은 59 유로(현재시각- 08년 6월 27일 오후 2시- 기준 환율로 9만 8천원 정도)였다. 몇 유로 하는 다른 제품들과는 확연하게 상상을 뛰어넘는 가격이었다.
그것도 올리브유의 천국이라는 이태리의 중심에서 ...
모든 소비자들이 엑스트라버진이라는 이름을 찾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생산자들이나 판매자들은 엉뚱한 유혹에 빠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엑스타라버진은 산도가 0.8%이하일 경우 붙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나중에 한 번 더 확인하겠습니다.)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는 완전히 올리브열매가 익기 이전 녹색일 때 수확하여 추출하는 말그대로
'엑스트라 버진'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상태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확, 추출하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탄생한다.
또 다른 엑스트라버진, 그러나...
대량생산의 경우, 기계로 수확하면서 올리브열매들끼리 부딛치며 상처가 생기고 수확, 이동 등의 시간 동안 상처들은 산도 상승을 가속시킨다.
또한 대량생산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심분리 추출법도 산도를 올린다. 결과적으로 엑스트라 버진이 아닌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많아진다. 이럴 경우 산도를 낮추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며 아주 쉽다. 항산화제를 넣거나 산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올리브유를 끓여 산도를 '제로'에 근사하도록 만든 후, 다른 올리브유를 섞는 방법도 사용되는 것으로 들었다.
최악은 얼마전에 들은 이야기의 경우다. 이태리에서 취재한 것으로 들었다. 외국에서 올리브가 아닌 기름이 올리브유 회사로 유입되며 그 회사에서는 단 한 번도 올리브 외의 제품은 판매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 정도면 소비자가 아주 현명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이러한 것이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 사실인 현실이라면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하여야 할까.
물론 맛에 예민하고 맛을 아는 소비자들이라면 맛으로 쉽게 신선하고 좋은 제품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올리브유가 우리의 생활이 아니고 특별한 식재인 상황에서는 올리브유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비싼 비용을 지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몇년간 올리브유를 찾아다녔지만 만족할 만한 제품을 찾기는 너무나 어려웠다.
'좋은 품질, 낮은 가격'
이것이 내가 원하는,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목표였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은 알지만 와인의 경우 좋은 품질을 지니고도 싼 제품들이 얼마든 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또한 희소성의 가치가 아니면 와인이 30유로가 넘는 것이 다른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 보르도의 와인학교 교수의 말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을 하기 때문에 터무니 없이 비싼가격이 아니라 적절히 비싼 가격에 최고의 제품이 있으리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제품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상상이 되리라 생각한다. 몇년간 끝없이 찾아다닌 이유엿다.
2 년 전 우연히 이태리에서 좋은 제품을 만난 적이 있다.
제품의 품질이 상당히 좋다고 판단하고, 논필터로 생산이 가능한지를 타진하였다.
꽤 좋은 제품이었지만 논필터를 전통적으로 생산하지 않은 회사여서 지나치게 탁했으며, 가격이 일반중산층도 쉽게 다가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또 다시 올리브유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와인을 수입하는 친구가 들여온 올리브유를 맛보았다.
맛이 아주 훌륭했으며(솔직히 너무나 제품을 넘겨받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또한 가격도 아주 만족할 만했다. 스페인산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 스페인을 방문했고 스페인에서 반드시 싸고 좋은 제품을 찾기를 바랐다. 물론 당연히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했다.전세계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한 지방스페인의 중남부 농업의 중심인 엑스트라마두라 지역을 방문했으며 하루에도 쉼없이 많은 여러 올리브제품들을 며칠 간 테스팅하였다.
그 중 제품도 훌륭하고 특히 디지인이 예술적인 아주 매력적인 제품을 만났다. 그러나 가격이 가로막았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것처럼, 오랜 갈망을 멈출 제품을 결국은 만나게 되었다.
부부가 농장을 운영하고 생산하였으며 마치 시골사람들과 대화하듯 하였다.
제품을 테스팅하는 순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평생 맛본 무수히 많은 올리브유를 모두 잊을 수 있는 '최고'의 맛이었다.
당연히 제품은 최고답게 논필터이며 논필터만 생산하는 집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 감동적인 느낌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 제품을 반드시 수입해야만 했으며 또한 좋은 가격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가격을 물었다. 역시 내가 원하는 가격은 아니었지만 제품에 비해서는 분명히 아주 저렴하였다. 그러나 나는 가격을 협상을 시작했다.
"제가 스페인에 온 이유는 단지 좋은 올리브유만 찾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당연히 좋은 제품이어야만 하고 또한 제가 판매할 수 있을 만한 가격을 지닌 올리브유를 찾기 위해서 스페인에 왔습니다."
그리고 대화는 이어졌다. 대화를 할 수록 반드시 수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우선 최근 품평회에 나가서 대부분 입상 혹은 최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나를 더욱 강하게 관심을 끈 것은 가장 한 번 방문해보고 싶었더 미셀린가이드 스리스타 레스토랑 중의 하나인 '마틴 베라사텍(Martin Berasategui) 주방의 전용 올리브유라는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 분자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스페인의 또 다른 세계 최고의 '엘불리'는 전혀 관심이 없다.
지나치게 장난한 음식을 좋아하기 않기 때문이다.
최고의 음식은 최고의 레스토랑에 있기 보다는 최고의 재료와 정성에 있다는 것은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우리음식 중 최고는 최고의 한식당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라타투이 영화에서 비록 만화이지만 그 까다로운 비평가가 좋아한 음식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시사하는 바 또한 클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된장찌게나 김치를 어느 누구도 특정 식당, 혹은 방송, 신문등을 통해 잘 알려진 유명한 맛집에 있으리라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매년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유명 인터넷 맛집소개사이트에는 진정한 맛집이 있기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매년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맛집에 포함된다면, 결국 진정한 맛집이라기 보다는 맛없는 고만고만한 집들만 모을 수 밖에 없이 않을까? 그러지 않기를 기대는 하지만 ...)
그리고 전시회에 맞추어 스페인의 한 TV에서 마틴베라사텍의 인터뷰가 있었으며, 놀라운 것은 그 넓은 주방테이블에 올리브유 하나만 올려져 있었고, 요리에서 올리브유의 중요성을 필두로 이야기를 이어갔으며, 지나칠 정도로 오랫 동안 올리브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유명한 요리사들이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다는 것은 아니며, 특별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리브유에 대해 저 정도의 강조를 한 것은 처음 보았기에 더욱 흥분되었다.
더우기 내가 맛본 최고의 올리브유였기 때문에 더욱 흥분되었다.스페인의 한 TV와 미셸린가이드 스리스타 레스토랑 주방장 마틴베라사텍과의 인터뷰 ...
* 마틴베라사텍 레스토랑은 2007년 100대 최고 레스토랑중 27번째 순위에 분류되었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또 한번의 놀랄 기회가 있었다. 기대 이상의 좋은 가격으로 제품을 주겠다고 제안을 한 것이다. 물론 이 가격이라면 생산자,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만하다고 판단한다.
예정되지 않은 테스팅과 작은 해프닝
몇 개월 후 최초 검역을 위한 샘플이 도착했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지인들 몇분이 오셔서 함께 올리브유를 테스팅할 기회를 가졌다.
모두 아주 예민하고 까다로운 입맛을 지닌 분들이었다.
국내에서 유명한 모잡지 기자들을 데리고 외국의 식당소개 투어를 해 주신 분도 계셨고, 이태리에 오래 머물었으며, 국내에서 오페라 연출을 하고 계시는 분도 있었다.
몇몇분에게는 유럽의 음식이 마치 고향의 음식과 같기도 하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올리브유의 맛이 너무나 다를 수도 있다는 것에 다들 놀랐으며, 그 자체로도 뛰어난 맛에도 놀랐다.
그리고 그 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예고를 하고 시작한 올리브 테스팅도 아니었지만 지인들 중 한 분이 그날 마침 신세계백화점에서 가장 좋고 가장 비싸다는 올리브유 250ml에 3만원 약간 못미치는 가격에 구입한 후 바로 오셔서 가지고 있었다.
다들 같이 비교시음을 하기를 제안했고 진행되었다. 결과는 우습게도 '환불'이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올리브유 중 가장 좋고 가장 비싸다는 제품이었지만 근접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비록 따서 맛본 올리브유였지만 얼마 후, '환불'받은 것으로 들었다.
내가 경험한 최고의 올리브유를 이제는 늘상 옆에 두고 먹을 수 있다는 현실은 너무나 행복하다. 그것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더욱 기쁘다.
현명한 선택
좋은 것은 알지만 지나친 가격에 안타까워하는 것들이 이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좋다는 것은 들었지만 가격에 군침만 흘리고 상상만하는 와인들이 무수히 많지 않은가?
그러나 최고의 와인이 허울뿐인 경우를 여러번 경험하고 - 가격과 이름이라는 플라시보 효과 때문만 아니라면 자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와인에 대한 변별력이 부족하거나 가격과 이름에 사로잡히면 절대 냉철한 판단이 불가능한 것이 와인이라 판단한다. - 우리가 지불가능한 정도의 가격에도 훌륭한 와인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면 와인을 즐기는 것이 더욱 행복해 질 것이다.
더우기 어떤 음식, 치즈와 함께 먹으면 와인의 맛이 몇배 비싼와인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면 더욱 즐겁다.
음식은 100원 짜리를 200원짜리의 가치를 지니도록 먹을 수도 있으며, 역으로 50원의 가치도 되지 않게 먹을 수 있다.
내가 본 최악의 경우는 페트뤼스 와인을 스넥을 포함한 가공훈제향치즈들과 함께 먹는 것이었다.
페트뤼스가 가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최상의 대우를 받아야 하는 와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땅콩과 함께 먹을 만큼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좋은 먹거리들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재에는 우리가 더 현명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펌-
첫댓글 좋은 밤 되세요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시간되세요
고맙습니다.거운 시간보내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거운시간 되세요
비싼것들두 모조품이 많다고 뉴스에 자줄 나오던데요 ㅎㅎㅎ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시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