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TV로 마라톤 중계를 보게 되었다. 그것도 춘천마라톤.
동아나 중마는 주요 지상파방송에서 중계를 했지만, 어쩐 일인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춘천마라톤은 중계하는 걸 보지 못했기에 혹시나 하고
중계여부를 검색해 보니, 올해는 지상파 방송 그것도 KBS에서 중계를
한다고 되어 있었다. 일단 KBS에서 중계를 한다니 기대를 가지고,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중계시간을 기다렸다.
기대한 것 만큼이나 중계는 기대에 못 미쳤다. 그날 안개가 많이 끼어 예정했던
헬기가 뜨지 못해 입체감을 초.중반 살리지 못한데다(중.후반에 안개가 옅어
지면서 헬기 중계), 선수와 같이 장비를 싣고 달리면서 앵글을 잡아내는 것 역시
달리는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잡아 보여 주는데는 미흡한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카메라가 꽤 많이 배치된 것 같았는데, 왜 그리 밋밋하고 평면적인 화면만
보여주었을까. 화면을 보다가 잠깐 졸기도 했다.
주로 화면배치를 선두권에만 할애했는데, 엘리트도 2진,3진, 후미그룹도 가끔
잡아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 마스터즈도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은
사치일까. 요즘 마라톤이 엘리트 선수만 참가하는 마라톤이 아니라 일반인이
같이 참여하는 보편화된 운동인데, 특정 집단에만 앵글을 맞추고 거기다 해설도
불성실해(이번에 우승한 선수는 이번이 3번째 우승인데, 끝날때까지 하프만
완주했고, 이번이 첫풀을 뛰는 선수라고... 참가한 선수의 기본자료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불성실한 태도... 거기다 캐스터는 할 술 더떠서 35m지점 넘어 선수의
일그러진 얼굴이 잡히자,“멈추면 편할텐데, 왜 뛰는거죠?“ 상식이하의 발언을 하지
않나...) 보는 긴장감을 반감시켰다.
언젠가 로테르담 국제마라톤 중계를 하는 걸 보았는데, 달리는 선수의 역동적인
움직임(근육의 움직임까지 보였다),하늘과 땅에서의 입체감, 응원하는 시민의
열렬한 응원표정까지 화면에 담아 축구나 야구보다 더 재미있게 본 것 같았다.
이봉주, 황영조 이후 한국마라톤이 침체라고 하는데 마라톤 중계도 야구나, 축구
중계처럼 재미있게 하면, 마라톤 붐이 활활 타올라서 제2,제3의 이봉주가 나오지
않을까!!
첫댓글 만석지기,네가 전문가 같다~~네 말대로 마라톤 중계보면 일반선수 보는 재미도 좋던데...
서울 등 메이저대회로 시합 나가면 내 가족들 및 나를 아는 여러 지인들은 자랑스레 많은
군중들 틈에서 뛰고 있을 나의 모습을 TV에서 본다고 기대하곤 하던데....우리들처럼
일반인 마스터즈 들은 화면에 뛰는모습이 단 몇초도 안나오는 들러리 신세 아닌가?
참좋은 생각이다!~ 만석이 글을 읽고 모든면에서 전문가의 식견이 왜 필요한지 순간 느낀다
일반 시청자와 달리 메니아가 시청하니 다른 면이 보이는구나
11월초에 케냐 초청선수메니저와 마라톤관계자들과 미팅이 있는데
그때 일반 메니아들의 달리는 모습도 재미있게 촬영하여 다양하게 구성해서
보여 달라고 말해야겠다
아주 좋은 지적을 하였네 카메라 편성이 외주적인[수습카메라기자] 모양이고 또 어나운서는 각 지상파 마다 마라톤전문 케스터가 필요한데 그러지 못한게 차이점이라고 보네--
동감.
난 아무런 생각없이 봤다만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니 그렇기도 하네? 그런데 넌 춘마 뛰었잖아?
춘마 참가 안했네.
혹시 내 얼굴 못봤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