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73억원 매매 한강변 단지는 그래도 오른다.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2022. 10. 3.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금리 인상, 대출 규제와 무관하게 ‘현금 부자’만 살 수 있는 한강변 고가주택은 계속해서 신고가를 찍고 있다. 지난달에만 두 건이 팔린 반포주공1단지는 모두 70억원 이상에 팔렸다.
10월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40.13㎡)가 73억원에 매매됐다. 같은 달 3일에도 71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찍었는데 여기서 또 1억5000만원 오른 값이다. 직전 신고가는 5월 거래된 69억원이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과 무관한 ‘현금 부자’들은 하락세임에도 한강변 단지의 상승 가능성을 보고 신고가 매수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70억원이 넘는 이 단지를 매수하기 위해선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단지라는 특징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73년 지어진 이 단지는 현재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17년 사업시행인가 이후 3년 이상 착공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3년 이상 소유자 매물은 착공 전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이번 정부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합리화 방안으로 조합이 져야 할 부담까지 덜면서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굳건히 상승세를 지키던 서초구 역시 8월 들어 매매가격지수가 떨어졌지만 이처럼 한강변 주변 아파트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이다. 이달 매매된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205.07㎡)’ 역시 38억원에 매매돼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 35억원 대비 3억원 오른 값에 실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8월 셋째 주(106.2) 처음으로 전주 대비 하락(-0.01%)하더니 7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매매가격지수는 105.9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다른 자치구에서도 한강변 고가 단지의 위세는 여전하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89.115㎡)는 직전 거래(지난해 10월)보다 3억4000만원 오른 36억5000만원에 지난달 팔리며 신고가 찍었다. 직전 신고가는 지난해 2월 35억원보다도 1억5000만원 올랐다. 2년 만에 처음 거래된 성동구 성수동1가 '강변동양(84.56㎡)' 역시 지난달 25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직전 거래(2020년 5월·18억원)보다 7억원 높은 가격이다. 청담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주변은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데다 급하게 매도에 나서는 분들이 없어 이전보다는 조금씩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한강변 고가단지 신고가 찍는 건 결국 희소성에서 나오는 차별성이라고 봐야 한다"며 "'반포주공'이나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재건축 중에서도 좋은 단지고 '청담자이'의 경우 신축 중에서 대체 불가능한 지역이다 보니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