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최고의 낭만가도! 중부내륙과 남서지중해안 핵심 일주
[유재원교수 문명답사 제18차] 튀르키예 4천년의 시간여행 12일
오랜만에 유재원 교수가 이끄는 명품 여행 <튀르키예(터키) 최고의 낭만가도! 중부내륙과 남서지중해안 핵심 일주>를 준비합니다. 2025년 4월 16(수)-27(일)일, 12일 일정입니다. 일찍이 꼭 한번 가야지 하고 맘 먹었던 분들, 일찍이 그 길을 걸어 인생의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한번 더 그 감동을 충전하고 싶으신 분들, 이번 기회에 꼭 참가하세요.
여행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스탄불→카파도키아→하투샤→앙카라→안탈랴→페르게→아스펜도스→시데→미라→크산토스→보드룸→디디마→밀레토스→프리에네→쿠사다시→에페소스→사르디스→페르가몬→트로이아→이스탄불
튀르키예 문명은 넓고도 깊고 다양합니다. 혹자는 튀르키예 문명을 “3중의 시루떡과 같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문명·기독교문명·이슬람문명이 켜켜이 쌓인 구조로, 가는 곳마다 이야기와 유적들로 넘쳐나지요. 그만큼 튀르키예 문명은 복잡하고 역사는 깊어서 그만큼 더 흥미롭습니다.
탁월한 문명사학자 유재원 교수(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얘기합니다.
“튀르키예는 그리스와 불가리아, 흑해 건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이라크, 이란, 시리아, 그리고 지중해 건너 키프로스와 국경을 접하는 복잡한 나라, 아시아와 유럽, 동서양이 교차하는 나라로 문명과 역사 역시 깊고 복잡합니다. 이렇게 복잡한 나라를 글로만 이해하겠다는 것은 어리석다 못해 무모한 일이겠죠. 튀르키예는 그 깊은 문명의 한가운데로 가 보아야만 합니다.”
▲이스탄불 최고의 뷰스팟 갈라타타워에서, 탁트인 보스포러스 해협과 구시가지의 모스크들,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을 한눈에 담다.Ⓒ튀르키예문화관광부
2010년 유재원 교수는 <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 1, 2권을 펴냈습니다. 30여 년 튀르키예 현장을 발로 뛰며 거둔 성과를 담은 노작이며, 또한 대작입니다. 지금 이 책은 튀르키예를 여행할 사람, 여행한 사람, 여행을 꿈꾸는 사람, 나아가 튀르키예 현지의 여행가이드들에게도 거의 필독서가 돼 있습니다. 유 교수는 최고의 그리스 전문가이자 최고의 튀르키예 전문가입니다. 더하여 이 시대가 낳은 뛰어난 여행 안내자이자 길 위의 에듀테이너입니다.
유 교수와의 여행에는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길 위에서 펼쳐지는 명강의는 동서고금을 통달한 깊이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재미로도 정평이 나 있으며, 여행이 단지 관광으로 끝나지 않고 새롭고도 깊은 인문학을 만나는 설렘을 선사합니다.
2025년 4월 여행을 앞두고 유교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문자가 발명된 유사시대에 들어서도 튀르키예 땅은 많은 민족이 지나는 교차로로서 수많은 문명이 피었다가 스러지면서 시간의 축을 따라 문명의 흔적을 시루떡처럼 차곡차곡 쌓아왔다. 히타이트제국 문명, 그리스-로마 문명, 초기 그리스도 문명, 그리고 이어서 이슬람 문명이 모두 튀르키예에 흔적을 남겼다. 그런 까닭에 튀르키예 어디를 가나 이야기와 유적들이 넘쳐난다. 튀르키예를 여행한다는 것은 켜켜이 쌓인 문명의 유적을 찾는 일이다. 그 여행은 실로 흥미롭지만, 오랜 역사와 너무도 복잡한 문명의 축적 앞에 서면 뜻밖의 문화 충격에 놀랄 수밖에 없는 여행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의 길동무들에게 현장에서 아는 만큼, 공부한 만큼 알려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기에 다시 한번 여행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떠안기로 마음먹은 길이기도 하다.
카파도키아 : 거친 자연과 가장 숭고한 인간 정신이 만나는 곳
‘지구 안의 화성’이라는 별명이 붙은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는 <스타워즈>의 촬영지였다. 비경 속의 구석구석에 그리스정교회의 고행 수도사들이 5세기 때부터 세운 수많은 동굴교회와 박해를 피해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만든 동굴도시가 있다. 거친 자연과 가장 숭고한 인간 정신이 만나는 곳이다.
▲아우즐라르에서 내려다 본 카파도키아 전경Ⓒ유재원
앙카라 : 세계 최고의 박물관의 하나인 아나돌루박물관
1923년 튀르키예공화국의 건설자이자 초대 대통령이었던 아타튀르크에 의해 정해진 튀르키예 수도로, 이스탄불 다음, 두 번째로 큰 도시로서 세계 최고의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아나돌루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은 신석기 시대의 세계 최초 도시 챠탈휘육의 유물과,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했다는 미다스 왕의 무덤, 세계에서 최초로 제련 기술을 개발한 히타이트제국의 수도 하투샤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하투샤 : 청동기시대 최대 제국이었던 히타이트 왕궁의 유적지
인류 최초로 제철 기술을 알았던 기원전 2000년부터 기원전 1100년까지의 청동기시대 때 최대 제국이었던 히타이트 왕궁의 수도 유적지다. 거대한 성과 궁전, 대사원, 그리고 히타이트제국의 최고 성지 야즐르칼라 계곡을 둘러보며 잊혀진 문명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투샤 왕궁 문 안쪽에 새겨진 전쟁의 신 조각Ⓒ유재원
안탈랴와 시데, 페르게, 아스펜도스 : 로마시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지중해의 진주
기원전 200년쯤에 페르가몬왕국의 아탈로스 2세가 세운 도시 안탈랴는 지중해의 진주다. 하드리아누스 개선문과 그 주변 구도심지를 거닐면 로마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시데는 석류라는 뜻을 가진 도시다. 해변에 새하얀 대리석으로 지은 아름다운 아폴론 신전, 웅장한 로마시대 극장, 로마 아고라 등 유적과 휴양지로 유명하다. 페르게는 고대도시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보면 폐허가 된 도시의 얼개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스펜도스는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로마시대 원형극장이 유명하다.
▲안탈랴의 이블리 미나렛Ⓒ유재원
미라 : 산타클로스로 더 널리 알려진 성 니콜라오스 성인
절벽을 꽉 채운 무덤들이 아름다움과 스산함을 동시에 풍기는 기이하고도 인상적인 미라는 산타클로스로 더 널리 알려진 성 니콜라오스 성인이 대주교로 온갖 기적을 일으킨 설화의 고향이다. 미라에서 공동묘지 외에 볼 만한 유명한 유적은 원형극장이다. 그레코-로만 형식의 이 극장은 8,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고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미라에서 2킬로미터쯤 남쪽에 위치한 뎀레 마을에는 성 니콜라오스의 무덤이 안장되어 있는 대성당이 있다. 이곳은 성 니콜라오스를 자신들의 수호 성인으로 모시는 러시아정교회의 교인들이 많이 찾는 성지다.
▲미라의 공동묘지Ⓒ유재원
파타라 : 고대에 델포이와 함께 신탁으로 유명
성 니콜라오스 성인의 탄생지인 파타라는 고대에 델포이와 함께 신탁으로 유명했다. 이곳은 한때 리키아 지방의 중요 항구로서 번성했지만 지금은 폐허가 되어 갈대밭으로 덮여 있다. 무너져 가는 로마시대의 개선문과 고대 원형극장을 포근히 안고 있는 아크로폴리스가 인상적인 곳이다.
크산토스 : 리키아의 아름다운 유적지
리키아 지방의 아름다운 유적지인 크산토스의 보존 상태가 좋았던 건물과 유적들의 대부분은 영국 박물관의 ‘크산토스의 방’에 있고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은 그 복제품들이다. 이곳에는 헬레니즘 시대의 성문과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아치, 영국인들이 가져간 ‘네레이드의 기념 건물’의 기초만 남은 건물 터, 로마시대의 원형극장과 그 주변으로 높은 기둥 위에 올려진 석관묘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무덤들 가운데 ‘하르피 무덤’이라 불리는 기둥식 무덤이 가장 유명하다.
원형극장 너머의 폐허가 크산토스 시민들이 두 번씩이나 옥쇄한 리키아의 아크로폴리스다. 극장의 북쪽은 로마시대의 아고라 자리다. 또한 이 아고라의 북동쪽 구석에는 네 면에 비문이 가득히 새겨진 기둥식 무덤 ‘크산토스의 오벨리스크’가 있다.
▲지금은 런던의 영국 박물관에 있는 크산토스의 ‘네레이드의 기념 건물’Ⓒ여행사
보드룸(할리카르나소스) :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의 고향
보드룸은 고대 그리스시대 때에는 할리카르나소스라고 불렸다.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헤로도토스(기원전 484-420년)가 이 도시 출신이다.
이 도시는 전체적으로 고대 원형극장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도시의 가장 아래쪽인 항구와 아고라는 오케스트라, 도심지인 언덕 중앙 부분은 객석에 해당한다. 객석 한가운데쯤에 마우솔로스왕의 영묘인 마우솔레이온이 있었고, 도시의 맨 윗부분에는 성벽이 둘러싸고 있다. 이 성벽의 중앙에는 아레스 신의 신전이, 언덕을 바라보면서 왼쪽에는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신전이, 그 반대편인 오른쪽, 지금 성 요한 병원 기사단의 성이 있는 자리에는 궁전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보드룸에는 고대 유적이 거의 아무것도 안 남아 있다. 할리카르나소스는 한번도 버려진 적이 없이 계속 주민들의 생활 터전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오직 도시 외곽을 둘러싼 성벽만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고대 7대 불가사의의 하나였던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이온은 여러 번 일어난 지진으로 파괴되고, 그나마 남은 흔적들마저 성 요한 병원 기사단이 성을 지을 때 건축자재들로 쓰이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기사단은 이 성에 자신들의 수호 성인인 성 베드로의 이름을 붙였고, 이 이름에서부터 도시도 ‘페트리움(Petrium)’으로 불리게 됐고, 후에 이 이름을 음운론적으로 잘못 해석한 터키인들은 ‘보드룸(Bodrum)’이라 발음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보드룸 항구와 원형극장(오른쪽)Ⓒ유재원
▲보드룸의 성 요한기사단의 성 베드로 성채Ⓒ유재원
디디마 : 아폴론 신전과 운명을 함께 하다
디디마는 도시국가가 아니라 밀레토스의 일부였다. 이곳에는 기원전 300년부터 서기 200년까지 500년 동안이나 지었지만 끝내 미완성으로 끝난 거대한 아폴론 신전이 있다. 만약 완성됐더라면 틀림없이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들어갔을 것이다. 디디마의 신탁은 이미 기원전 8세기부터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매우 유명했고 델포이 다음으로 권위가 있었다. 디디마의 신탁 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6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디디마의 아폴론 신전의 메두사 조각Ⓒ유재원
밀레토스 : 철학이 시작된 곳
밀레토스는 소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스인의 주거지가 발견된 도시다. 그리스 시대 초기에 밀레토스는 그리스에서 가장 큰 도시였고 번영을 누렸다. 그런 까닭에 밀레토스는 탁월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 특히 철학에 있어서 밀레토스는 독보적 존재였다. 최초의 철학자로 알려진 탈레스와 그의 제자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또 헤로도토스에 앞서 최초의 역사가로 알려진 헤카타이오스, 기원전 5세기에 계획도시 건설에 천재성을 보인 히포다모스가 모두 이곳 출신이다.
오늘날 우리가 밀레토스에서 보는 유적들은 로마시대의 것들이다. 처음 이곳에 세워졌던 도시는 기원전 494년 페르시아인들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어 옛날에 탈레스가 거닐었던 도시의 모습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그 뒤에 히포다모스의 도시계획에 따라 다시 세워진 도시 역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공격에 상당 부분 훼손되었다.
밀레토스의 유적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원형극장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극장 양 옆에 있는 아치형 입구가 특히 인상적이다. 예전에는 그 아치를 통해 관객들이 극장으로 들어갔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밀레토스의 극장은 로마시대인 100년경에 세워진 것이고, 고대 그리스시대의 극장이나 헬레니즘시대의 극장은 위치조차 확실하지 않다. 폭 140미터에 높이 30미터의 이 극장은 1만 5,000명쯤 들어갈 수 있으며 보존상태는 양호하다.